입력 : 2015.11.02 09:46

'쇼팽 스페셜리스트'인 중국의 피아니스트 윤디 리(33)가 오점을 남겼다. 10월3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시드니 심포니 내한공연에서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 협연자로 나섰다가 실수를 연발했다. 수두룩한 미스터치는 물론, 1악장에서 악보를 놓치는 바람에 오케스트라 연주를 멈추게 만들었다. 이후 2, 3악장은 쫓기듯 끝냈다. 이날 지휘를 맡은 거장 데이비드 로버트슨(57)은 그의 엉망인 손끝을 계속 따라가느라 진땀을 뺐다. 결국, 연주 뒤 예정됐던 사인회가 취소됐다. 애꿎은 한국의 공연기획사만 청중의 성토를 받아야 했다.
쇼팽 피아노협주곡 1번은 윤디의 인생을 바꾼 곡이다. 2000년 쇼팽 국제피아노콩쿠르 결선에서 이 곡으로 당시 역대 최연소 우승자(만 18세)가 됐다. 12, 13회 우승자를 내지 못한 이 대회에서 15년 만에 우승한 스타였다. 이후 이 곡을 수없이 연주했다.
윤디의 쇼팽에 대한 청중의 기대는 높을 수밖에 없었다. 9년 만의 내한이라는 점에다 '조성진 특수'까지 겹친 상황이었다. 조성진(21)이 올해 제17회 쇼팽콩쿠르에서 우승한 직후 그의 '쇼팽 선배'가 실연하는 것을 볼 수 있는 드문 기회였다. 더구나 윤디는 이번 쇼팽콩쿠르의 최연소 심사위원으로, 조성진의 쇼팽 피아노협주곡 1번 연주에 10점 만점에 9점을 줘 국내 팬들의 호감도는 더욱 높아진 상태였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는 있다. 내로라하는 정상급 연주자들도 마찬가지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실수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컨디션 조절 역시 프로의 몫이지만, 어디 몸이 마음처럼 되겠는가.
그러나 실수투성이 윤디는 태도에서도 문제를 드러냈다. 실수를 했으면 사과까지는 아니더라도, 상응하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 예의다. 하지만 그는 실수를 오케스트라에게 떠넘기는 제스처까지 취했다. 연주 내내 예민했다. 연주회를 마치고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장난스런 포즈를 취하고 핼러윈 의상을 입은 모습을 담은 사진을 SNS에 올렸다. 앞서 쇼팽콩쿠르 심사 도중 중국 톱스타 안젤라베이비(25)의 결혼식에 참석한다며 잠시 자리를 비워 구설수를 자초했던 그다. 정식 연주회는 아니었지만 콩쿠르 도중 자신의 실수를 솔직히 인정한, 지휘자 아드리엘 김(39)의 사과가 참 대단하다고 느껴진 밤이었다. 아드리엘 김은 2009년 핀란드 파눌라 국제지휘콩쿠르 2차 예선 중 멈춤 신호에서 오케스트라에게 '한 박자 더' 신호를 줬다. 오케스트라가 멈춰 있던 상태라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실수를 했다고 정직하게 고백했다. 심사위원단은 이를 높이 평가, 그를 본선에 진출시켰다. 연주의 감동은 테크닉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윤디는 한국에서 자신의 서울 연주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자 웨이보에 사과한다고 뒤늦게 썼다.
문화부
쇼팽 피아노협주곡 1번은 윤디의 인생을 바꾼 곡이다. 2000년 쇼팽 국제피아노콩쿠르 결선에서 이 곡으로 당시 역대 최연소 우승자(만 18세)가 됐다. 12, 13회 우승자를 내지 못한 이 대회에서 15년 만에 우승한 스타였다. 이후 이 곡을 수없이 연주했다.
윤디의 쇼팽에 대한 청중의 기대는 높을 수밖에 없었다. 9년 만의 내한이라는 점에다 '조성진 특수'까지 겹친 상황이었다. 조성진(21)이 올해 제17회 쇼팽콩쿠르에서 우승한 직후 그의 '쇼팽 선배'가 실연하는 것을 볼 수 있는 드문 기회였다. 더구나 윤디는 이번 쇼팽콩쿠르의 최연소 심사위원으로, 조성진의 쇼팽 피아노협주곡 1번 연주에 10점 만점에 9점을 줘 국내 팬들의 호감도는 더욱 높아진 상태였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는 있다. 내로라하는 정상급 연주자들도 마찬가지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실수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컨디션 조절 역시 프로의 몫이지만, 어디 몸이 마음처럼 되겠는가.
그러나 실수투성이 윤디는 태도에서도 문제를 드러냈다. 실수를 했으면 사과까지는 아니더라도, 상응하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 예의다. 하지만 그는 실수를 오케스트라에게 떠넘기는 제스처까지 취했다. 연주 내내 예민했다. 연주회를 마치고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장난스런 포즈를 취하고 핼러윈 의상을 입은 모습을 담은 사진을 SNS에 올렸다. 앞서 쇼팽콩쿠르 심사 도중 중국 톱스타 안젤라베이비(25)의 결혼식에 참석한다며 잠시 자리를 비워 구설수를 자초했던 그다. 정식 연주회는 아니었지만 콩쿠르 도중 자신의 실수를 솔직히 인정한, 지휘자 아드리엘 김(39)의 사과가 참 대단하다고 느껴진 밤이었다. 아드리엘 김은 2009년 핀란드 파눌라 국제지휘콩쿠르 2차 예선 중 멈춤 신호에서 오케스트라에게 '한 박자 더' 신호를 줬다. 오케스트라가 멈춰 있던 상태라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실수를 했다고 정직하게 고백했다. 심사위원단은 이를 높이 평가, 그를 본선에 진출시켰다. 연주의 감동은 테크닉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윤디는 한국에서 자신의 서울 연주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자 웨이보에 사과한다고 뒤늦게 썼다.
문화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