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은숙 '아르스 노바' 어느덧 10년, 이 시대 음악 현주소 시리즈

입력 : 2015.10.27 13:56
동시대 경향을 소개하는 현대음악 시리즈 '아르스 노바'가 올해로 10년째를 맞이했다. 작곡계의 노벨상으로 통하는 그라베마이어상 수상자이며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상임작곡가인 진은숙(54)이 기획, 탄탄한 프로그램으로 주목 받고 있다.

올해 '아르스 노바 시리즈 III&IV'는 30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 11월5일 오후 7시30분 세종체임버홀에서 펼쳐진다.

BBC 스코티시 심포니의 수석 객원지휘자인 현대음악 스페셜리스트 일란 볼코프(39)가 지휘한다. 중국의 세계적인 생황연주자 우웨이(46), 전통음악 연주자 가민(39·강효선)이 협연한다.

30일 '아르스 노바 III: 세기의 소리'에서는 핀란드, 독일, 스웨덴 주요 작곡가들의 현대 관현악 작품들을 폭넓게 선보인다.

국내 오케스트라 최초로 공동위촉(Co-Commission) 제도를 도입한 서울시향은 2011년부터 베를린 필하모닉, 로열 콘세르트헤보우, 뉴욕 필하모닉 등 세계 유명 단체들과 콘소시엄을 통해 명망 있는 작곡가들에게 매년 신작을 위촉하고 있다. 이번에는 서울시향이 네 개의 관현악단(노르웨이방송교향악단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암스테르담 NTR자터다흐마티네·대만국립교향악단)과 함께 핀란드 작곡가 유카 티엔수(67)에게 신작을 위촉했다. 독특한 개성을 자랑하는 티엔수는 '아르스 노바 III'에서 생황 협주곡 '터톤(Teoton)'을 초연한다. 세계 정상급 생황 비르투오소인 우웨이의 연주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작품이다. 협연 역시 우웨이가 맡는다. 이날 공연의 포문은 라벨의 '발레 잔의 부채를 위한 팡파르'로 연다. 1927년 당대를 대표하는 열 명의 프랑스 작곡가들이 어린이용 발레 음악을 한 악장씩 맡아 작곡했는데 이 중 라벨이 작곡한 곡이다. 2분 남짓의 간결하고 단순한 작품이지만 관현악의 음색을 다루는 라벨의 기법이 배어 있다.

이어 베베른의 '여섯 개의 오케스트라 소품'이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된다. 또 각광받는 작곡가 힐보리의 '열한 개의 문'을 아시아 초연한다. 11개 작은 악장들로 구성된 곡이다. 독일의 작곡가이자 지휘자로 추앙받은 골트만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또한 아시아 초연으로 들을 수 있다. 지난해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에서 초연된 후 서울시향이 두 번째로 연주한다.

11월5일 '아르스 노바 IV: 세기의 소리'에서는 스트라빈스키부터 리게티 등 최근 100년 안에 활동한 서로 다른 다섯 나라 작곡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메시앙과 함께 20세기 후반 최고 작곡가로 꼽히는 헝가리의 리게티는 유럽 모더니즘의 선두주자였다. 이번에 연주할 리게티의 '여섯 개의 바가텔'은 목관 5중주 작품이다. 헝가리의 민속음악과 클래식 음악을 융합시켰다.

이와 함께 티엔수의 2010년 작 '누'를 아시아 초연하고 미국을 대표하는 작곡가 중 하나인 도허티의 '시나트라 섀그'도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한다. 프랭크 시내트라와 딸 낸시 시내트라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주로 대중음악의 아이콘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대담하고 화려하게 풀어내는 도허티의 작품을 들을 수 있는 기회다.

20세기 신고전주의를 주도한 스트라빈스키의 '병사 이야기' 모음곡으로 음악회를 마무리한다. 러시아의 옛 설화를 소재로 스트라빈스키가 직접 쓴 무대극에서 발췌해온 작품이다. 협주곡 형태의 악곡을 비롯해 탱고와 파소 도블레, 래그타임 등 대중적인 춤곡들이 한 데 어우러져 있다. 이번 음악회의 주제인 '높은 수준의 예술과 대중문화'를 융합한 예다.

서울시향은 이와 함께 '아르스 노바'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의 젊은 작곡가에게 작품을 위촉하고 있다. 이번 위촉 작곡가는 서울시향 작곡 마스터클래스를 통해 꾸준히 실력을 쌓아온 박정규(34)다. 그의 신작 '인투(Into…)'는 서울시향이 파리가을축제와 공동 위촉한 두 개의 앙상블과 생황을 위한 작품이다. 지난 1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파리 가을축제'에서 암스테르담 뉴 앙상블이 초연해 호평 받았다. 가민이 생황 협연을 맡는다. 생황은 4000년 역사의 중국 전통악기로 영어로는 '마우스 오르간'이라고 표현한다. 입으로 숨을 불어넣어 소리를 낸다. 유일하게 화음을 내는 전통악기다.

양일 공연 모두 시작 40분 전부터 해설 프로그램인 '프리 콘서트 렉처'가 진행된다. 현대 음악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일반 청중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진은숙 상임작곡가가 해설자로 나선다. 도이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프로그램 해설을 맡고 있는 하바쿡 트라버의 프로그램 노트도 만나볼 수 있다. 1만~5만원. 서울시향. 1588-1210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이나 젊은 음악가를 위한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2006년 첫 번째 아르스 노바 공연부터 꾸준히 진행해온 '작곡 마스터클래스'에서 진은숙 상임작곡가가 작곡을 공부하는 학생들을 개인지도 한다. 28일 오후 3시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전년도 마스터클래스에 참가한 작곡가 중 우수작품을 선정해 '우수학생 작품 리허설'(리딩세션)을 한다. 신진 작곡가 나석주과 박명훈의 작품을 연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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