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피아노 로랑 권지니·기타 함춘호 국악산조, 이게 되네…

입력 : 2015.10.19 09:33
재즈 피아노와 어쿠스틱 기타로 새 옷을 입은 전통 음악 산조 국악관현악 협연 무대가 성료됐다. 산조는 민속음악에 속하는 기악 독주곡 형태 중 하나다.

15~17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국립국악원 창작악단과 프랑스 피아니스트 로랑 권지니, 기타리스트 함춘호,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이 협연하는 '산조하조(散調何造)'가 김경희 숙명여대 교수의 지휘로 펼쳐졌다.

류형선 예술감독이 이끄는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이 창작 국악의 외연을 넓히고 국악관현악의 정체성과 세계화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한 자리다.

2007년 '아리랑'과 '사노라면' 등 한국 노래를 담은 솔로 음반을 발표하면서 한국음악과 첫 대면한 권지니가 산조에 매료된 건 2013년 여름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한 워크숍에서다. 한 달 동안 한국을 방문한 그는 오랜 기간 교류를 이어온 김선국 저스트 뮤직 대표의 주선으로 가야금 김해숙, 거문고 이재화, 아쟁 김영길, 대금 안성우, 타악 유경화 등 국악 명인들과 함께 산조와 시나위를 섭렵했다.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은 이 사실을 알고 올해 2월 권지니에게 공동 작업을 제안했다. 권지니는 작곡을 맡고 연주법도 고안해 8개월 만에 자신만의 피아노 산조를 이번 무대에 올렸다. 권지니는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한국 관객들이 나의 음악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일지 걱정이 앞서고 겁도 났지만, 연주가 끝난 뒤 객석의 환호와 갈채를 듣고 안심했다"며 "산조를 통해 내 피아노가 새로운 옷을 입은 것 같다"고 말했다.

기타리스트 함춘호 역시 한국의 기악 독주곡으로 정점에 있는 산조의 장단과 선율 구조를 연구해 자신의 연주 내공을 무대에서 뿜어냈다.

기타는 지판에 위치한 음정을 정하는 가는 막대인 프렛으로 인해 전통 현악기의 농현을 표현하기 어려운 구조로 돼 있다. 함춘호는 하지만 손가락에 슬라이드 바(가는 금속봉)를 끼워 음정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국악관현악 협연을 위해 각기 달리 조율한 세 대의 기타를 번갈아가며 연주했고 블루스와 컨트리 스타일의 선율도 선보여 전통 국악 장단에 어울림을 더했다.

함춘호는 "기악 독주곡의 정점에 있는 산조의 멋을 기타를 통해 최대한 살리기 위해 애썼다"며 "국악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해 서양악기의 국악연주와 국악기의 서양음악 연주 등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번 무대 역시 그 영역의 확장을 위한 의미 있는 계기가 됐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은 협연 무대 외에도 '산조합주'를 통한 국악관현악의 정체성과 차별성을 찾는 최초의 무대를 초연했다.

류형선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예술감독은 "국악이 우리 음악의 영역에만 머물지 않고 다양한 악기와 음악적 경계를 넘나드는 것이 세계화와 대중화에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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