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10.16 14:28
무대가 뭉근한 주황빛으로 물들었다. 오페라 '진주조개잡이' 1막은 석양과 함께 흐르는 감성적인 선율로 객석을 촉촉하게 적셨다.
국립오페라단이 15일 밤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내 전막 초연한 '진주조개잡이'는 서정성의 향연이었다. 실론섬을 배경으로 한 만큼 이국적인 정취도 물씬 풍겼다.
오페라 '카르멘'으로 유명한 비제의 초기작으로 해외에서도 드물게 공연되는 작품이다. 고음을 요하면서도 그 안에 힘이 똬리를 튼 소리를 내야 하는 등 난도가 높기 때문이다.
여사제 '레일라'와 두 남자인 '나디르'와 '주르가' 사이의 금지된 사랑과 우정을 다뤄 격정적이면서도 감성적인 선율을 뿜어내야 한다. 특히 화려한 가창의 벨칸토 테너로 급부상 중인 나디르 역의 헤수스 레온 목소리는 아름답다는 말로 표현할 수밖에 없다.
'진주조개잡이'의 대표 아리아로 서정적이면서 정제된 선율의 '귀에 익은 그대 음성'이 그의 입술을 타고 선율 끝에서 살랑거리며 울려퍼지자 오페라극장은 실론 섬으로 탈바꿈했다. 그의 노래가 끝난 뒤 청중의 박수가 1분 가량이나 이어졌다. 멕시코 출신의 이국적인 외모도 극의 분위기에 부합했다.
이 노래에 앞서 레온과 주르가 역의 바리톤 공병우가 함께 부른 2중창 '성스러운 사원에서' 역시 미적인 선율이 넘실거렸다. 레일라와 나디르의 격정적인 사랑에 이어 두 사람 사이를 질투하는 주르가의 분노가 정점을 찍는 2막은 먹색으로 점철됐다.
3막의 빛과 색은 푸르름이다. 시뻘건 불길과 대조를 이루기에 알맞다. 주르가는 도망자 시절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레일라와 그녀가 사랑하는 자신의 친구 나디르를 구하기 위해 결국 마을에 불을 지른다.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는 틈을 타 두 사람이 도망가게끔 만든다. 이 모든 것을 목격한 고승 누라바드는 주르가를 죽인다. 나디르와 레일라는 바위 위에 올라 저 바다를 바라본다.
마지막인 이 막의 주인공은 주르가다. 굵직한 음성의 공병우는 안정된 연기력으로 극심한 감정 변화를 겪는 주르가에 설득력을 불어넣는다. 소프라노로서는 다소 허스키한 음성인 레일라 역 나탈리 만프리노는 예쁘장한 외모로 팜 파탈의 생명력을 펄떡거리게 만든다.
이국적인 정취와 극에 역동성을 불어넣는 무희들의 안무와 달리 무대는 정적이다. 큰 바위 두개를 싣고 천천히 도는 턴테이블 무대가 전부다. 배우들의 감성과 노래의 서정성으로 여백을 채워 허전하지는 않다. 비제가 아시아를 향해 품은 신비로운 정서가 오롯이 묻어난다.
18일까지. 나디르 헤수스 레온·김건우, 레일라 나탈리 만프리노·홍주영, 주르가 공병우·제상철, 누리바드 박준혁·김철준. 예술감독 김학민, 연출 장 루리 그린다, 지휘 이주세페 핀치. 연주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 합창 국립합창단. 1만~15만원. 국립오페라단. 02-580-1330
국립오페라단이 15일 밤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내 전막 초연한 '진주조개잡이'는 서정성의 향연이었다. 실론섬을 배경으로 한 만큼 이국적인 정취도 물씬 풍겼다.
오페라 '카르멘'으로 유명한 비제의 초기작으로 해외에서도 드물게 공연되는 작품이다. 고음을 요하면서도 그 안에 힘이 똬리를 튼 소리를 내야 하는 등 난도가 높기 때문이다.
여사제 '레일라'와 두 남자인 '나디르'와 '주르가' 사이의 금지된 사랑과 우정을 다뤄 격정적이면서도 감성적인 선율을 뿜어내야 한다. 특히 화려한 가창의 벨칸토 테너로 급부상 중인 나디르 역의 헤수스 레온 목소리는 아름답다는 말로 표현할 수밖에 없다.
'진주조개잡이'의 대표 아리아로 서정적이면서 정제된 선율의 '귀에 익은 그대 음성'이 그의 입술을 타고 선율 끝에서 살랑거리며 울려퍼지자 오페라극장은 실론 섬으로 탈바꿈했다. 그의 노래가 끝난 뒤 청중의 박수가 1분 가량이나 이어졌다. 멕시코 출신의 이국적인 외모도 극의 분위기에 부합했다.
이 노래에 앞서 레온과 주르가 역의 바리톤 공병우가 함께 부른 2중창 '성스러운 사원에서' 역시 미적인 선율이 넘실거렸다. 레일라와 나디르의 격정적인 사랑에 이어 두 사람 사이를 질투하는 주르가의 분노가 정점을 찍는 2막은 먹색으로 점철됐다.
3막의 빛과 색은 푸르름이다. 시뻘건 불길과 대조를 이루기에 알맞다. 주르가는 도망자 시절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레일라와 그녀가 사랑하는 자신의 친구 나디르를 구하기 위해 결국 마을에 불을 지른다.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는 틈을 타 두 사람이 도망가게끔 만든다. 이 모든 것을 목격한 고승 누라바드는 주르가를 죽인다. 나디르와 레일라는 바위 위에 올라 저 바다를 바라본다.
마지막인 이 막의 주인공은 주르가다. 굵직한 음성의 공병우는 안정된 연기력으로 극심한 감정 변화를 겪는 주르가에 설득력을 불어넣는다. 소프라노로서는 다소 허스키한 음성인 레일라 역 나탈리 만프리노는 예쁘장한 외모로 팜 파탈의 생명력을 펄떡거리게 만든다.
이국적인 정취와 극에 역동성을 불어넣는 무희들의 안무와 달리 무대는 정적이다. 큰 바위 두개를 싣고 천천히 도는 턴테이블 무대가 전부다. 배우들의 감성과 노래의 서정성으로 여백을 채워 허전하지는 않다. 비제가 아시아를 향해 품은 신비로운 정서가 오롯이 묻어난다.
18일까지. 나디르 헤수스 레온·김건우, 레일라 나탈리 만프리노·홍주영, 주르가 공병우·제상철, 누리바드 박준혁·김철준. 예술감독 김학민, 연출 장 루리 그린다, 지휘 이주세페 핀치. 연주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 합창 국립합창단. 1만~15만원. 국립오페라단. 02-580-1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