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8.28 09:47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는 스타 연출가 장유정의 장점이 도드라진다.
그녀의 대표 연출작인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 '김종욱 찾기' '그날들' 등에서도 볼 수 있는 성장담과 미스터리적 요소가 곳곳에 녹아있다.
초반 인물들의 좌충우돌은 웃음을 유발하고 그 인물들이 점점 성장하는 후반부는 뭉근한 감동을 안긴다. 그 여정에 동반하는 미스터리는 극을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이번 무대는 3년 만에 선보이는 것으로 총 7번째 시즌(2008년 초연)이기도 하다. 시즌을 거듭하면서 매력이 탄탄해졌다.
아버지의 부고를 듣고 3년 만에 만난 두 형제 '석봉'과 '주봉'. 이번 시즌에서 우유부단한 성격의 소유자로 번번이 사업에 실패하는 철없는 종갓집 종손 석봉과 서울대 출신으로 똑똑하지만 욱하는 성격을 가진 동생 주봉은 안동 종갓집의 유산을 물려받은 미모의 여인 '오로라'를 차지하기 위해 다툰다. 그 싸움의 밑바닥엔 장손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책임을 안아야 했던 석봉, 둘째라는 이유로 항상 뒷전으로 밀렸던 석봉의 트라우마가 깔려 있다.
특히 3년 전 어머니가 세상과 작별할 때 병원 한번 데리고 가지 않은 아버지가 미운 두 아들은 장례에는 아예 관심도 없다. 아직도 아버지가 사무치게 밉다. 하지만 두 아들이 모르는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기본 줄거리는 큰 변화가 없다. 이완과 긴장의 호흡 분배도 적절하고 반전도 수긍할 만하다. 7번째 공연인만큼 이미 본 관객들도 많지만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살짝 힌트를 준다면 '할머니의 치질'을 유심히 살펴보시라. 극의 후반부에 더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단순한 웃음 코드가 아니라는 점에서 극의 탄탄함이 드러나는 지점이다.
형제의 다툼이 주요 소재인 만큼 극 중간에 석봉이 형제의 난을 겪었던 '롯데 가(家)' 이야기를 살짝 언급하는 것만으로 상당한 효과를 내며 시대의 흐름에 맞게 극도 생기를 얻는다.
초연 당시 소극장 무대에서 출발한 '형제는 용감했다'는 점차 규모를 키워 중극장 뮤지컬로 거듭났다. 이번 시즌의 무대는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인데 지금까지 공연한 어느 공연장보다 무대 뒷공간이 넓다.
장유정 연출은 2막 마지막 부분의 상여 신에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도록 동선을 더 키웠다.
장유정 연출과 콤비를 자주 이루는 스타 음악감독 겸 작곡가 장소영의 음악은 다시 들어도 다채롭고 신선하다. 두 사람은 '오! 당신이 잠든 사이' '그날들' '리걸리 블론드' 등에서 함께 작업했는데 '형제는 용감했다'가 그 중 장르의 스펙트럼이 넓은 편이다. 힙합, 보사노바 등을 비롯해 장유정 연출, 장소정 감독 모두 관심이 큰 국악적인 요소도 녹여낸다.
총합하면 한국적인 소재를 활용하면서도 고루하지 않게 신세대 감각을 버무려 완성한 '형제는 용감했다'의 신선함은 여전히 유효하다. 죽은 자와 산자를 아우르는 무대 연출과 구성은 신비로운 느낌과 함께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기도 하다.
기존 배우들과 함께 새로 합류한 배우들의 색다른 매력을 발견하는 건 덤이다. 26일 캐스트는 이번에 모두 처음 '형제는 용감했다'에 합류했다.
역대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 중 가장 찌질한 인물인 석봉을 맡은 최재웅은 코믹한 연기의 옷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자신의 장기인 무게감을 잃지 않는 묘를 발휘했다. 주봉 역의 정욱진은 평소 해맑은 이미지 대신 날카로움을 얹었다.
발군은 오로라 역의 최유하다. 뮤지컬 '블러드 브라더스'의 '린다' 역으로 최근 '제9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으며 실력을 인정 받은 그녀는 요즘 말로 '4차원'으로 통하는 독특한 매력의 오로라를 능수능란하게 소화한다. 올해 초 동화를 비튼 창작 뮤지컬 '난쟁이들' 초연에서 다소 색을 밝히는(?) 백설공주의 노련하고 유들유들한 매력을 발산했던 것과 못지 않은 색깔로 극의 방점을 찍는다. 이 연기는 2막의 반전에 힘을 싣는데 보탬이 된다.
11월8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석봉 정준하·윤희석·최재웅, 주봉 김동욱·정욱진·그룹 '보이프렌드' 멤버 동현, 오로라 최유하·최우리. 러닝타임 140분 (인터미션 20분 포함). 4만~9만원. 프로듀서 송승환 이광호. 안PMC프러덕션·랑. 1666-8662
연출·무대 ★★★★ 넘버 ★★★☆ 배우 매력 ★★★☆
총평 : 여전히 유효한 신선함 ★★★★
그녀의 대표 연출작인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 '김종욱 찾기' '그날들' 등에서도 볼 수 있는 성장담과 미스터리적 요소가 곳곳에 녹아있다.
초반 인물들의 좌충우돌은 웃음을 유발하고 그 인물들이 점점 성장하는 후반부는 뭉근한 감동을 안긴다. 그 여정에 동반하는 미스터리는 극을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이번 무대는 3년 만에 선보이는 것으로 총 7번째 시즌(2008년 초연)이기도 하다. 시즌을 거듭하면서 매력이 탄탄해졌다.
아버지의 부고를 듣고 3년 만에 만난 두 형제 '석봉'과 '주봉'. 이번 시즌에서 우유부단한 성격의 소유자로 번번이 사업에 실패하는 철없는 종갓집 종손 석봉과 서울대 출신으로 똑똑하지만 욱하는 성격을 가진 동생 주봉은 안동 종갓집의 유산을 물려받은 미모의 여인 '오로라'를 차지하기 위해 다툰다. 그 싸움의 밑바닥엔 장손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책임을 안아야 했던 석봉, 둘째라는 이유로 항상 뒷전으로 밀렸던 석봉의 트라우마가 깔려 있다.
특히 3년 전 어머니가 세상과 작별할 때 병원 한번 데리고 가지 않은 아버지가 미운 두 아들은 장례에는 아예 관심도 없다. 아직도 아버지가 사무치게 밉다. 하지만 두 아들이 모르는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기본 줄거리는 큰 변화가 없다. 이완과 긴장의 호흡 분배도 적절하고 반전도 수긍할 만하다. 7번째 공연인만큼 이미 본 관객들도 많지만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살짝 힌트를 준다면 '할머니의 치질'을 유심히 살펴보시라. 극의 후반부에 더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단순한 웃음 코드가 아니라는 점에서 극의 탄탄함이 드러나는 지점이다.
형제의 다툼이 주요 소재인 만큼 극 중간에 석봉이 형제의 난을 겪었던 '롯데 가(家)' 이야기를 살짝 언급하는 것만으로 상당한 효과를 내며 시대의 흐름에 맞게 극도 생기를 얻는다.
초연 당시 소극장 무대에서 출발한 '형제는 용감했다'는 점차 규모를 키워 중극장 뮤지컬로 거듭났다. 이번 시즌의 무대는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인데 지금까지 공연한 어느 공연장보다 무대 뒷공간이 넓다.
장유정 연출은 2막 마지막 부분의 상여 신에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도록 동선을 더 키웠다.
장유정 연출과 콤비를 자주 이루는 스타 음악감독 겸 작곡가 장소영의 음악은 다시 들어도 다채롭고 신선하다. 두 사람은 '오! 당신이 잠든 사이' '그날들' '리걸리 블론드' 등에서 함께 작업했는데 '형제는 용감했다'가 그 중 장르의 스펙트럼이 넓은 편이다. 힙합, 보사노바 등을 비롯해 장유정 연출, 장소정 감독 모두 관심이 큰 국악적인 요소도 녹여낸다.
총합하면 한국적인 소재를 활용하면서도 고루하지 않게 신세대 감각을 버무려 완성한 '형제는 용감했다'의 신선함은 여전히 유효하다. 죽은 자와 산자를 아우르는 무대 연출과 구성은 신비로운 느낌과 함께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기도 하다.
기존 배우들과 함께 새로 합류한 배우들의 색다른 매력을 발견하는 건 덤이다. 26일 캐스트는 이번에 모두 처음 '형제는 용감했다'에 합류했다.
역대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 중 가장 찌질한 인물인 석봉을 맡은 최재웅은 코믹한 연기의 옷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자신의 장기인 무게감을 잃지 않는 묘를 발휘했다. 주봉 역의 정욱진은 평소 해맑은 이미지 대신 날카로움을 얹었다.
발군은 오로라 역의 최유하다. 뮤지컬 '블러드 브라더스'의 '린다' 역으로 최근 '제9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으며 실력을 인정 받은 그녀는 요즘 말로 '4차원'으로 통하는 독특한 매력의 오로라를 능수능란하게 소화한다. 올해 초 동화를 비튼 창작 뮤지컬 '난쟁이들' 초연에서 다소 색을 밝히는(?) 백설공주의 노련하고 유들유들한 매력을 발산했던 것과 못지 않은 색깔로 극의 방점을 찍는다. 이 연기는 2막의 반전에 힘을 싣는데 보탬이 된다.
11월8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석봉 정준하·윤희석·최재웅, 주봉 김동욱·정욱진·그룹 '보이프렌드' 멤버 동현, 오로라 최유하·최우리. 러닝타임 140분 (인터미션 20분 포함). 4만~9만원. 프로듀서 송승환 이광호. 안PMC프러덕션·랑. 1666-8662
연출·무대 ★★★★ 넘버 ★★★☆ 배우 매력 ★★★☆
총평 : 여전히 유효한 신선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