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교·박건형·김도현, 너무 다른 '덕배'…연극 '택시 드리벌'

입력 : 2015.08.25 09:41
영화감독 장진의 대표적인 연극연출작인 '택시드리벌'이 배우 겸 프로듀서 김수로의 대학로 브랜드 공연 '김수로 프로젝트'의 열두 번째 작품으로 11년 만에 부활한다.

장진 감독이 실제 택시기사였던 자신의 아버지에게서 보고 느낀 경험을 코믹하고 사실적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장 감독의 맛깔난 대사가 돋보이는 코믹극이다.

연극 제목인 '택시 드리벌'은 주인공 '덕배'가 자신의 직업인 '택시 드라이버'를 잘못 발음한 데서 붙은 이름으로 팍팍한 도시에서 살아가는 현대 소시민 군상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하는 상징이다.

1997년 최민식, 2000년 권해효, 2004년 정재영·강성진이 강원 화천에서 서울로 올라와 가진 것이라고는 택시뿐인 39세 노총각 택시 기사인 덕배를 맡아 주목 받았다.

이번 무대에서 덕배역에는 tvN 'SNL' 등으로 주목 받은 김민교, 뮤지컬 '헤드윅' 등으로 무대에서도 실력을 인정 받고 있는 박건형, 뮤지컬 '셜록홈즈'의 김도현이 트리플 캐스팅됐다.

각자 개성이 뚜렷한 만큼 자연스레 서로 다른 덕배가 나올 거라는 기대가 크다. 김민교는 24일 오후 서울 신사동 광림아트센터에서 열린 '택시 드리벌' 연습실 공개 및 간담회에서 "덕배는 외로운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저는 무대에 섰을 때 리액션을 중시하는 연기를 하는 사람이에요. 거기서 희극도 발생한다고 생각하며 연기를 하죠. 근데 덕배는 운전을 해서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고 연기하는 것이 아니에요. 정면을 바라보며 연기를 해 무대 위에서 외롭죠"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진부하게 덕배를 고독스럽게 연기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작품은 어떤 방법이든 관객에게 즐거움을 줘야 하거든요. 외롭고 지치고 힘들고 나약한 친구들이라고 해서 그렇게 표현하면 루즈해지고 재미가 없어지죠. 제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녹여내고 싶어요. 밝게 살 수 있는 친구인데, 고독하고 외로워질 수밖에 없는 순간을 그리고 싶죠."

주로 화려한 뮤지컬 신에서 활약한 박건형에게 덕배는 언뜻보면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다. 그는 "이 작품을 하기 전에 ('택시 드리벌'의 원작자인) 장진 형하고 단편 영화 작업을 했어요. 한국 연극을 하고 싶었던 참이었는데 이번에 기회가 맞았죠. 수로 형과 장진 형, 제가 좋아하는 두 명의 형님이 연결고리가 돼 출연하게 됐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현재 '말하는 세상'에서 '듣는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덕배는 택시 안에서 주로 손님들의 이야기를 듣는 캐릭터다. "폭발하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덕배 마음 속에서 느끼는 답답함이 고스란히 느껴지게 하고 싶죠. 이 공연을 보면서 관객들이 거울을 보고 간 것처럼 느꼈으면 해요."

'김수로 프로젝트'의 단골 배우인 김도현 역시 덕배가 자신이 기존에 맡았던 캐릭터와 성향이 다르다고 했다. "배우들이 액션과 리액션을 주고 받을 때 주로 액션을 가하는 역할을 맡았죠. 지금 공연 중인 (김수로 프로젝트의 하나인) 연극 '데스트랩'의 시드니 역시 그렇죠. 덕배는 근데 액션을 다 받아주는 캐릭터에요. 철저하게 '질 좋은 도화지'라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어요."

덕배의 비운의 첫사랑 '화이' 역에는 드라마 '내 마음 반짝반짝' 영화 '용의자' 배우 남보라와 함께 신인배우인 김예슬과 김주연이 캐스팅됐다.

특히 데뷔 9년 만에 연극 무대에 도전하는 남보라는 "대학(동덕여대 대학로 캠퍼스)을 대학로로 다녀서 항상 연극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김수로 선배님을 비롯해 너무 훌륭한 선배님들과 같이 연기를 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연극을 시작할 때쯤(약 한달반전) 연기에 대한 진로를 고민하던 시기였는데 현재 연기에 대해서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에요. 연극 시작을 소극장에서 하려 했는데 '택시 드리벌'을 통해 중극장에서 하게 된 만큼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연출을 맡은 손효원은 "장진 감독님이 타이틀 위에 써놓은 부제가 '도시 소극'"이라며 "제가 도시는 행복하게만 비쳐지지 않더라고요. 소시민의 모습에서 어떻게 희극성을 드러내는지가 연출 포인트"라고 말했다.

9월1일부터 11월22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덕배 김민교·박건형·김도현, 화이 남보라·김예슬·김주연, 어깨1 김수로·박준후, 어깨2 강성진·박준서, 어깨3 임철형·김동현. 프로듀서 김수로 최진. 아시아브릿지컨텐츠. 1588-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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