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7.10 15:02
[그림과 도시] 드가와 뉴올리언스
사무실 안은 몹시 분주하다. 한편에서는 탁자 위에 쌓인 면화솜을 검사하는 중이고 다른 구석의 남자는 장부를 쓰느라 바쁘다. 신문을 펼쳐 들고 앉은 남자는 아마도 중요한 고객인 듯싶다. 검은 정장에 모자를 쓴 남자들의 모습이 조금 특이하기는 하지만, 산만한 속에서도 질서와 활기가 느껴지는 분위기가 오늘날의 회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작품을 그린 이는 극장과 발레리나의 화가 에드가 드가(1834~1917)다. 발레리나 그림들과는 전혀 다른 작품이지만 자세히 보면 그림 속에는 드가만의 특징이 여럿 나타나 있다. 드가는 일부러 발레리나들의 뒷모습이나 옆모습, 도약하기 전의 엉거주춤한 모습 등을 그려서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움을 도드라져 보이게 하곤 했다.

'뉴올리언스의 면화거래소'에서도 드가는 이런 우연성을 강조한다. 화면 속 남자들은 각자의 일에 열중하고 있을 뿐, 그 누구도 정면을 쳐다보지 않는다. 화면 중심에 자리 잡은 인물도 없다. 평일 11시쯤의 바쁜 사무실을 스냅사진으로 찍은 듯한 인상, 그것이 드가가 의도한 바였다.
드가는 1872년 삼촌 집을 방문하기 위해 미국 뉴올리언스로 건너갔다. 당시만 해도 미국과 프랑스 사이를 왕복하는 길은 순탄치 않아서 드가는 예정보다 더 긴 시간을 미국에 체류하게 된다. 화가는 무료함을 달래고자 삼촌이 운영하는 면화거래소의 풍경을 캔버스에 담았다.
이 작품은 1876년의 인상파 전시회에 출9품되었고, 그림 속에 포착된 신대륙의 색다른 분위기 덕분에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1878년 프랑스 남부 소도시 포(Pau)의 보자르 미술관이 '뉴올리언스의 면화거래소'를 사들였다. 드가가 무료한 시간을 죽이고자 그렸던 이 작품은 결과적으로 화가 생전에 국립미술관에 팔린 유일한 작품이 되었다.
드가는 1872년 삼촌 집을 방문하기 위해 미국 뉴올리언스로 건너갔다. 당시만 해도 미국과 프랑스 사이를 왕복하는 길은 순탄치 않아서 드가는 예정보다 더 긴 시간을 미국에 체류하게 된다. 화가는 무료함을 달래고자 삼촌이 운영하는 면화거래소의 풍경을 캔버스에 담았다.
이 작품은 1876년의 인상파 전시회에 출9품되었고, 그림 속에 포착된 신대륙의 색다른 분위기 덕분에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1878년 프랑스 남부 소도시 포(Pau)의 보자르 미술관이 '뉴올리언스의 면화거래소'를 사들였다. 드가가 무료한 시간을 죽이고자 그렸던 이 작품은 결과적으로 화가 생전에 국립미술관에 팔린 유일한 작품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