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투란도트' 유희성 연출가 "순수한 감성, 진실한 사랑"

입력 : 2015.07.09 09:43
"사랑과 희생의 상징인 '류'의 역할에 초점"
"순수한 정성과 감정에서 우러나오는 진실한 사랑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뮤지컬 '투란도트'를 통해 보여주고 싶습니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특별공연작으로 3년 만에 국내 무대에 돌아온 뮤지컬 '투란도트'의 연출과 각색을 맡은 유희성 뮤지컬연출가는 8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투란도트의 연출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색깔도 없고 무미건조한 '오카케오마레'(보이지 않는 바다)라는 물속 왕국에서도 작은 물방울 같은 사랑과 희생정신이 모든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더욱 강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 연출은 2011년 '투란도트'가 대구시와 DIMF의 공동제작으로 처음 무대에 올랐을 때부터 연출을 맡아왔다.

그는 "DIMF 조직위원 및 운영위원을 연임하던 중 배성혁 DIMF 조직위원장으로부터 대구시를 대표하는 뮤지컬을 개발하자는 제의를 받았다"며 "그 후로 이해제 작가와 장소영 음악감독 등과 함께 1년에 걸쳐 투란도트를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란도트'가 지금은 대구를 대표하는 뮤지컬이 됐지만, 첫 무대 위에 오르기 전부터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고 밝혔다. 당시 대구시와 DIMF는 1년간의 제작 기간 중 절반인 6개월 동안은 '투란도트'가 아닌 대구시 설화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 제작을 의도했었기 때문이다.

유 연출은 "처음에는 대구시를 대표하는 지역 설화와 이야기를 연구·검토했었지만, 너무 무겁고 어두워 뮤지컬에 적합한 소재가 없었다"며 "보편적인 소재를 갖은 외국 대작을 한국 설정과 정서에 맞도록 각색한 뮤지컬을 제작하는 것도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프랑켄슈타인이나 셜록 홈스 등 외국 작품도 성공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투란도트를 지역 대표 작품으로 설정하겠다는 발생 자체가 독특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역 주민들이 투란도트를 지역 대표 작품으로 선정한 것에 대해 반발이 심했다고 한다.

그는 "투란도트를 대구에 맞게 배경을 중국 변방에서 수성못으로 가져오고, 한국만의 굿 문화를 접목해 '망자 왕'의 빙의라는 개념으로 투란도트의 또 다른 자아를 표현했다"며 "원작 오페라에서 대표 캐릭터와 전체적인 시놉시스만 따와 대구만의 뮤지컬을 재창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투란도트는 시로부터 지원받은 예산에 맞춰 무대와 의상 등을 최소화해야만 했다"면서도 "각본이나 음악적인 부분만큼은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에는 대구의 지역 특성을 살려 수성못에서 야외공연을 하려고 했지만, 예산에 맞추면서 퀄리티를 최대화하기 위해 대구 오페라하우스에 맞춰 제작하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유 연출은 DIMF 제작진과 함께 지난 4년간 투란도트가 대구를 대표하는 뮤지컬이 될 수 있도록 작품을 완성해 왔다.

그는 "이번 투란도트 공연이 외형적으로는 2011년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일지 몰라도 실제로 40% 이상 변화했다"며 "시로부터 예산을 지원받는 작품이니만큼 최소한의 예산으로 최대 효과를 내기 위해 각본을 보강하고, 음악·영상적인 부분을 보완했을 뿐만 아니라 안무를 완전히 바꿨다"고 설명했다.

특히 초연 당시 '투란도트 오페라 원작을 모르는 관객에겐 불친절하다'는 전문가의 평이 많이 나와 음악이나 앙상블의 대사로 줄거리와 배경, 진행 상황 등에 대한 설명을 가미해 보완했다.

유 연출이 이번 공연에 준 가장 큰 변화는 시녀 역할의 '류' 역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그는 "투란도트를 배제한 것은 아니지만, 사랑과 희생의 상징인 류의 역할에 초점을 맞췄다"며 "투란도트 공주를 보러 온 관객들이 비교적 하찮고 보잘것없는 줄 알았던 작은 시녀 류를 통해 사랑과 희생에 관해 생각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각박한 사회에서 살아가는 시대에서도 한 사람 한 사람이 류같이 귀한 마음을 갖고 모이면 아름다운 세상을 구축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투란도트'는 대구 오페라하우스에서 오는 11일까지 4회의 공연을 남기고 있다.

유 연출은 "이번에 투란도트가 대구에 다시 돌아온 것에 지역 주민들이 환영해주고 호응해줘 기쁘다"며 "이번 DIMF가 끝난 뒤에도 투란도트가 대구와 서울 무대에 다시 설 뿐만 아니라 중국과 세계의 무대로 진출해 나갈 수 있도록 더욱 완성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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