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7.06 09:42
최근 미국 연방 대법원은 동성결혼이 합법이라 결정했다. 하지만 동성애자는 여전히 대다수 국가에서 비주류다.
한국에서는 특히 그렇다. 지난달 말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16회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 인근은 성소수자를 반대하는 단체들의 시위로 들끓었다. 최근 첫 방송을 시작한 SBS TV '심야식당'은 한국적 상황을 고려했다며 일본 만화 원작에 있는 게이 마담과 스트립걸을 등장인물에서 뺐다.
미국에서 가장 보수적인 남부의 가톨릭계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청소년들의 성장기와 인간애를 다룬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은 그래서 주목할 만하다.
동성결혼이 합법화되기 15년 전인 2000년 미국에서 초연한 작품으로 한국에서는 지난달 막을 올렸다.
동성애가 주요 소재로 다뤄진다. 만 15세 이상 관람가로 남학생인 제이슨과 피터의 키스 장면, 다소 노출이 있는 제이슨과 아이비의 베드 신도 등장한다. 하지만 이 부분이 자극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성장기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 방황, 불안한 심리 등을 표현하기 위한 장치다.
이야기는 사실 허점이 있다. 세실리아 기숙학교의 잘생긴 킹카 '제이슨'과 그의 비밀스런 남자친구이자 내성적인 성격인 '피터'가 사랑에 빠지는 계기가 명확하지 않다 보니, 둘 사이가 멀어지는 과정이 개연성이 있더라도 탄력을 받지 못한다.
예쁘고 인기 있는 '아이비'와 '제이슨'이 사랑에 빠지는 것도 불분명하다. 제이슨과 이란성 쌍둥이인 나디아는 아이비와 같은 방을 쓰며 그녀의 문란한 생활을 비난하는데 둘 사이의 비밀스런 관계와 사연이 명확치 않아 겉돈다.
하지만 이를 만회하는 건 음악과 젊은 배우들의 에너지다.
이야기의 혼란스러움은 아이러니하게도 질주감이 인상적인 '에피파니' 등 강렬한 록 음악과 만나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인물들의 분위기를 살려내는데 기여한다.
록을 비롯한 일렉트로닉, 클래식, 팝 발라드 등 8인 라이브 밴드가 들려주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은 극에 펄떡거리는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유 & 아이(You & I)' '원(One)' 등이 추천 넘버다.
이를 능숙하게 소화하는 배우들의 에너지도 인상적이다. 이미 뮤지컬 신에서 자리를 잡은 제이슨 역의 성두섭은 물론 피터 정원영·윤소호·이상이, 제이슨 전성우·서경수 등 젊은 배우들의 몸짓과 목소리는 그것만으로도 매력이다. 아이비 역의 문진아는 관능적이다.
그런데 발군은 나이다 역의 이예은이다. 제이슨과 아이비에 대해 사랑, 열등감, 연민 등이 뒤범벅이 된 애증을 느끼는 역인데 복잡한 감정 표현은 물론 어려운 가창도 척척 해낸다. '위키드' '킹키부츠' 등 대작 뮤지컬에 출연하며 내공을 탄탄히 다진 게 증명됐다.
'베어 더 뮤지컬'은 이로 인해 일부분 흠에도 '아이들은 그렇게 자란다'는 명제를 완결한다. 넘버와 배우들의 매력이 뮤지컬의 충분조건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원작의 약점에도 "성소수자들이 무엇을 느끼고 어떤 것에 고통받고, 무엇을 원하는지 폭 넓게 아우르기 위해" 주변의 반응들을 녹여내려고 한 이재준 연출의 노력도 인정 받을 만하다.
넘버와 젊은 배우들의 매력만으로도 ★★★☆
한국에서는 특히 그렇다. 지난달 말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16회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 인근은 성소수자를 반대하는 단체들의 시위로 들끓었다. 최근 첫 방송을 시작한 SBS TV '심야식당'은 한국적 상황을 고려했다며 일본 만화 원작에 있는 게이 마담과 스트립걸을 등장인물에서 뺐다.
미국에서 가장 보수적인 남부의 가톨릭계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청소년들의 성장기와 인간애를 다룬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은 그래서 주목할 만하다.
동성결혼이 합법화되기 15년 전인 2000년 미국에서 초연한 작품으로 한국에서는 지난달 막을 올렸다.
동성애가 주요 소재로 다뤄진다. 만 15세 이상 관람가로 남학생인 제이슨과 피터의 키스 장면, 다소 노출이 있는 제이슨과 아이비의 베드 신도 등장한다. 하지만 이 부분이 자극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성장기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 방황, 불안한 심리 등을 표현하기 위한 장치다.
이야기는 사실 허점이 있다. 세실리아 기숙학교의 잘생긴 킹카 '제이슨'과 그의 비밀스런 남자친구이자 내성적인 성격인 '피터'가 사랑에 빠지는 계기가 명확하지 않다 보니, 둘 사이가 멀어지는 과정이 개연성이 있더라도 탄력을 받지 못한다.
예쁘고 인기 있는 '아이비'와 '제이슨'이 사랑에 빠지는 것도 불분명하다. 제이슨과 이란성 쌍둥이인 나디아는 아이비와 같은 방을 쓰며 그녀의 문란한 생활을 비난하는데 둘 사이의 비밀스런 관계와 사연이 명확치 않아 겉돈다.
하지만 이를 만회하는 건 음악과 젊은 배우들의 에너지다.
이야기의 혼란스러움은 아이러니하게도 질주감이 인상적인 '에피파니' 등 강렬한 록 음악과 만나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인물들의 분위기를 살려내는데 기여한다.
록을 비롯한 일렉트로닉, 클래식, 팝 발라드 등 8인 라이브 밴드가 들려주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은 극에 펄떡거리는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유 & 아이(You & I)' '원(One)' 등이 추천 넘버다.
이를 능숙하게 소화하는 배우들의 에너지도 인상적이다. 이미 뮤지컬 신에서 자리를 잡은 제이슨 역의 성두섭은 물론 피터 정원영·윤소호·이상이, 제이슨 전성우·서경수 등 젊은 배우들의 몸짓과 목소리는 그것만으로도 매력이다. 아이비 역의 문진아는 관능적이다.
그런데 발군은 나이다 역의 이예은이다. 제이슨과 아이비에 대해 사랑, 열등감, 연민 등이 뒤범벅이 된 애증을 느끼는 역인데 복잡한 감정 표현은 물론 어려운 가창도 척척 해낸다. '위키드' '킹키부츠' 등 대작 뮤지컬에 출연하며 내공을 탄탄히 다진 게 증명됐다.
'베어 더 뮤지컬'은 이로 인해 일부분 흠에도 '아이들은 그렇게 자란다'는 명제를 완결한다. 넘버와 배우들의 매력이 뮤지컬의 충분조건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원작의 약점에도 "성소수자들이 무엇을 느끼고 어떤 것에 고통받고, 무엇을 원하는지 폭 넓게 아우르기 위해" 주변의 반응들을 녹여내려고 한 이재준 연출의 노력도 인정 받을 만하다.
넘버와 젊은 배우들의 매력만으로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