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다는 그 뮤지컬… '가창력 3大 천왕' 오빠들이 온다

입력 : 2015.06.04 02:03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박은태·마이클 리·한지상]

"부서지듯 소리 질러야해 어려워… 나이 더 먹은 만큼 감정선 살려 인간적·철학적인 연기 보일 것"

뮤지컬 남자 스타 중에서도 박은태(34), 마이클 리(42), 한지상(33)은 단연 노래 실력으로 손꼽을 만한 배우들이다. 이들 '가창력 3대 천왕'은 오는 12일 개막하는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이하 '지저스') 무대에 선다. 한창 연습에 몰두하고 있는 이들 세 명을 한자리에서 만났다.

"우리 팬들이 그런 역할을 좋아해서인가 봐요." 예수 역을 맡는 박은태는 최근 들어 '모차르트!' '지킬 앤 하이드'처럼 유독 고뇌하는 주인공 역할을 많이 했다. 예수 역에 더블 캐스팅된 마이클 리는 '프리실라'의 게이 쇼걸이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애슐리 역처럼 '착한 남자'의 연장선인 셈이다. "제 퍼스낼리티(성격) 때문이겠죠." 반면 유다 역으로 나오는 한지상은 '프랑켄슈타인' '머더 발라드' '더 데빌' 등에서도 줄곧 악인(惡人)으로 나왔다. 그는 "무대에선 합법적으로 나쁜 놈이 되는 거라서 묘한 쾌감을 느끼기도 한다"며 씩 웃었다.

뮤지컬‘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주연 배우들. 왼쪽부터 박은태(예수 역), 한지상(유다 역), 마이클 리(예수 역). 삽입곡의 난도가 높기로 유명한 뮤지컬답게 모두 국내 뮤지컬계에서 가창력으로 손꼽히는 배우들이다. /장련성 객원기자
뮤지컬‘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주연 배우들. 왼쪽부터 박은태(예수 역), 한지상(유다 역), 마이클 리(예수 역). 삽입곡의 난도가 높기로 유명한 뮤지컬답게 모두 국내 뮤지컬계에서 가창력으로 손꼽히는 배우들이다. /장련성 객원기자
2013년 같은 역할로 출연했던 세 사람은 '지저스'에 대해 "정말 어려운 작품"이라고 털어놨다. "올림픽 결선 같아요. 몸이 부서지듯 소리를 질러야 하죠."(박은태) "어휴, '프랑켄슈타인' 하고 이 작품은 생각만 해도 힘들어서 토할 것 같아요."(한지상)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대표작인 '지저스'는 '겟세마네'처럼 폭발적인 고음(高音)의 삽입곡이 많아 배우들을 고생시키기로 유명한 뮤지컬이다.

2년 전의 예수와 유다는 올해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박은태는 "나이를 좀 더 먹은 만큼 감정선과 디테일을 살려, 이 작품이 예수를 신(神)보다 인간으로 표현하는 이유를 좀 더 분명히 드러내겠다"고 했다. 마이클 리의 대답은 좀 더 철학적이었다. "신이 과연 인간이라는 존재와 고통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그걸 연기를 통해 보여줄 겁니다." 한지상은 "지난번 유다가 한 마리 강아지 같았다면, 이번엔 조금 더 줏대를 품은 '자기주도적 유다'가 될 것"이라고 했다.

세 사람 모두 범상치 않은 이력을 지녔다. 가수의 꿈을 품은 박은태는 시장에서 야채 장사를 하는 부모로부터 시간당 10만원씩 하는 노래 레슨비를 타올 때마다 피눈물을 흘렸다. 스탠퍼드 의대를 졸업한 재미교포 마이클 리는 '배우나 하라고 의대 보낸 줄 아느냐'는 부친의 호통에 '세상엔 예술도 필요해요'라고 응수한 뒤 브로드웨이 무대에 섰고, 오는 10월에는 뮤지컬 '엘리전스' 무대를 위해 브로드웨이로 돌아간다. 한지상은 연기를 통해 어려서 겪던 강박장애를 극복했고, 서울 곳곳의 노래방을 돌아다니며 가창력을 키웠다.

이들은 모두 "함께 무대에 서게 된 건 정말 행운"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종합해 보면 박은태는 '재능과 카리스마를 지닌 철두철미한 배우', 마이클 리는 '남자가 보기에도 아름다운 배우', 한지상은 '진실함과 무게감이 공존하는 배우'였다. 박은태와 한지상이 '그 힘든 무대에 또 어떻게 설까' 고민하자, 미국에서 400회 이상 '지저스'에 출연한 마이클 리가 한마디했다. "음악을 따라 하다 보면 연기는 자연스럽게 나오게 돼요." 두 사람이 잠깐 째려보는 듯했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6월 12일(프리뷰 개막 7일)~9월 13일 잠실 샤롯데씨어터, 1577-3363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