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5.27 11:18
연극 '히키코모리 밖으로 나왔어'에서 '히키코모리'는 사전적인 히키코모리로만 해석되지 않는다. 분명 극의 주인공은 히키코모리들인데, 보통 사람들도 공감된다.
작가 이와이 히데토(41)가 직업도 없이 집에 틀어박혀 있던,16세부터 20세까지의 자신을 모티브로 삼아 썼다. 그 만큼 사실적이고 현실적이다.
히키코모리 출신으로 히키코모리 지원단체 출장 상담원이 된 '토미오'. 그는 동료와 함께 의뢰인 '카나코'를 만난다. 그녀의 집에서 방문 상담을 하던 중 그녀의 히키코모리 아들 '타로'에게 폭행을 당한다. 하지만 끈질기게 상담을 계속한다.
또 다른 의뢰인 40대 히키코모리 카즈오 상담도 역시 그의 몫이다. 카즈오는 자신을 집밖으로 끌어내준 토미오를 '사부'로 칭한다. 타로와 카즈오는 다른 히키코모리들과 함께 기숙사 생활을 해나가며 사회 적응 준비에 돌입한다. 그들의 삶에 조금씩 빛이 들 때쯤 예상치 못한 먹구름이 낀다.
역시 히키코모리를 비롯해 고령화 사회, 은퇴 이민 등을 다룬 또 다른 일본 연극 '잠 못드는 밤은 없다'로 호평 받은 박근형 극단 골목길 대표는 이번에도 사실적인 시선을 유지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긍정도 부정도 아닌 담담함이다. 히키코모리를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동정하지도 않는다. 10년 간 집에만 있다 밖으로 나간 토미오가 당한 집단 폭행의 트라우마를 계속 되짚지만 그를 연민만 하지 않는다.
대신 '멀쩡한 척'하는 히키코모리들을 묵묵히 지켜본다. 그 멀쩡한 척은 히키코모리들 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사회 적응에 장애가 된다. 항상 밝던 카즈오는 '개구리 왕눈이 스파게티'를 주문하지 못한 것에 대해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 주문하기에 이상한 메뉴가 자신을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까 두려웠던 것이다.
멀쩡한 척 했던 보통 사람들의 기억 역시 카즈오의 아픔에 대한 공감으로 승화된다. 아픔을 이해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숨은 아픔을 보지 못했다는 자책에 시달리는 공동체의 이면에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토미오가 '개구리 왕눈이 스파게티'를 주문하려고 마음 먹는 순간, '히키코모리가 밖으로 나왔어'라는 제목이 떠오른다.
연극은 자연스레 사회의 전반적인 문제도 건드린다. 타로의 아버지 '키요시'가 회사 합병에 따라 퇴직하는 모습은 '은퇴 문제'와 '노령화 사회'에 대해 고민케 한다.
최근 일본 사회는 '사토리 세대'가 화두였다. 한국어로는 '달관 세대'로 번역되는 이 말은 돈벌이나 출세에 관심 없는 20대를 뜻한다. 욕망을 억제하며 현실에 그저 만족하는 척 사는 이들이다. 하지만 이는 히키코모리의 다른 이름이다. 스스로 틀을 만들어놓고 그 안에 갇혀 있는 이들을 '프레임화'한 것에 불과하다. 일본은 한국의 미래다. 우리 곳곳에 히키코모리가 있다. 두산아트센터가 올해 진행하고 있는 '두산인문극장 2015: 예외(例外)' 작품들 중 하나인데 히키코모리는 예외가 아닌 현실이 된다.
6월20일까지 서울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 111. 두산아트센터. 1만~3만원. 02-708-5001
예외가 아닌 현실 ★★★★
작가 이와이 히데토(41)가 직업도 없이 집에 틀어박혀 있던,16세부터 20세까지의 자신을 모티브로 삼아 썼다. 그 만큼 사실적이고 현실적이다.
히키코모리 출신으로 히키코모리 지원단체 출장 상담원이 된 '토미오'. 그는 동료와 함께 의뢰인 '카나코'를 만난다. 그녀의 집에서 방문 상담을 하던 중 그녀의 히키코모리 아들 '타로'에게 폭행을 당한다. 하지만 끈질기게 상담을 계속한다.
또 다른 의뢰인 40대 히키코모리 카즈오 상담도 역시 그의 몫이다. 카즈오는 자신을 집밖으로 끌어내준 토미오를 '사부'로 칭한다. 타로와 카즈오는 다른 히키코모리들과 함께 기숙사 생활을 해나가며 사회 적응 준비에 돌입한다. 그들의 삶에 조금씩 빛이 들 때쯤 예상치 못한 먹구름이 낀다.
역시 히키코모리를 비롯해 고령화 사회, 은퇴 이민 등을 다룬 또 다른 일본 연극 '잠 못드는 밤은 없다'로 호평 받은 박근형 극단 골목길 대표는 이번에도 사실적인 시선을 유지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긍정도 부정도 아닌 담담함이다. 히키코모리를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동정하지도 않는다. 10년 간 집에만 있다 밖으로 나간 토미오가 당한 집단 폭행의 트라우마를 계속 되짚지만 그를 연민만 하지 않는다.
대신 '멀쩡한 척'하는 히키코모리들을 묵묵히 지켜본다. 그 멀쩡한 척은 히키코모리들 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사회 적응에 장애가 된다. 항상 밝던 카즈오는 '개구리 왕눈이 스파게티'를 주문하지 못한 것에 대해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 주문하기에 이상한 메뉴가 자신을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까 두려웠던 것이다.
멀쩡한 척 했던 보통 사람들의 기억 역시 카즈오의 아픔에 대한 공감으로 승화된다. 아픔을 이해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숨은 아픔을 보지 못했다는 자책에 시달리는 공동체의 이면에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토미오가 '개구리 왕눈이 스파게티'를 주문하려고 마음 먹는 순간, '히키코모리가 밖으로 나왔어'라는 제목이 떠오른다.
연극은 자연스레 사회의 전반적인 문제도 건드린다. 타로의 아버지 '키요시'가 회사 합병에 따라 퇴직하는 모습은 '은퇴 문제'와 '노령화 사회'에 대해 고민케 한다.
최근 일본 사회는 '사토리 세대'가 화두였다. 한국어로는 '달관 세대'로 번역되는 이 말은 돈벌이나 출세에 관심 없는 20대를 뜻한다. 욕망을 억제하며 현실에 그저 만족하는 척 사는 이들이다. 하지만 이는 히키코모리의 다른 이름이다. 스스로 틀을 만들어놓고 그 안에 갇혀 있는 이들을 '프레임화'한 것에 불과하다. 일본은 한국의 미래다. 우리 곳곳에 히키코모리가 있다. 두산아트센터가 올해 진행하고 있는 '두산인문극장 2015: 예외(例外)' 작품들 중 하나인데 히키코모리는 예외가 아닌 현실이 된다.
6월20일까지 서울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 111. 두산아트센터. 1만~3만원. 02-708-5001
예외가 아닌 현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