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5.24 23:31
[칙 코리아·허비 행콕 콘서트]
23일 서울재즈페스티벌서 37년 만에 한 무대 오른 두 재즈 피아니스트 巨匠
37년 만에 무대에 함께 선 두 재즈 피아노 거장의 야외무대 뒤에 서울 올림픽공원 허리 굽은 소나무 숲이 12폭 병풍처럼 섰다. 23일 밤 서울재즈페스티벌 첫날 마지막을 장식한 칙 코리아(74)와 허비 행콕(75)의 듀오 콘서트는 그런 한국적 풍경에서 벌어진 최고의 재즈 유산이었다.
"나의 국민들을 환영합니다." 코리아가 자신의 성(Corea)과 한국(Korea)을 빗대 인사했다. 행콕이 이어 "안녕하세요"라고 우리말로 인사했다. 각자의 그랜드피아노 앞에 앉은 두 사람이 건반을 누르기 시작했다. 행콕이 화려한 코드를 짚어나가면 코리아가 나풀거리는 멜로디를 만들어내는 식이었다. 3.5m가량 떨어져 앉은 두 사람은 오로지 서로의 표정으로 큐(cue)를 읽으며 즉석의 느낌을 음악으로 만들어냈다.
"나의 국민들을 환영합니다." 코리아가 자신의 성(Corea)과 한국(Korea)을 빗대 인사했다. 행콕이 이어 "안녕하세요"라고 우리말로 인사했다. 각자의 그랜드피아노 앞에 앉은 두 사람이 건반을 누르기 시작했다. 행콕이 화려한 코드를 짚어나가면 코리아가 나풀거리는 멜로디를 만들어내는 식이었다. 3.5m가량 떨어져 앉은 두 사람은 오로지 서로의 표정으로 큐(cue)를 읽으며 즉석의 느낌을 음악으로 만들어냈다.

최근까지 피아노 솔로와 트리오 작업을 계속해온 코리아와 달리 신시사이저 위주 음악에 집중해 온 행콕은 펑키하거나 장엄한 소리, 또는 우스꽝스러운 사운드로 힙합 리듬까지 만들어내며 밑그림을 그렸다. 라틴 리듬에 클래식 터치를 입히는 코리아의 발라드는 1978년 두 사람이 처음 협연했을 때와 똑같이 감탄스러웠다. 그때 이 듀오의 무대에는 피아노 두 대만 있었으나 이후 전자음악에 집중한 두 사람은 이날 키보드와 믹서, 컴퓨터 같은 전자장비를 함께 갖췄다.
두 번째 곡은 마일스 데이비스의 'Solar'였으나, 테마가 중간에 잠깐 나오는 바람에 곡명을 알아차리기조차 어려웠다. 코리아는 피아노 현을 손으로 잡아뜯거나 악보를 흔들어 소리를 냈고, 심지어 피아노 상판 버팀봉을 들었다 놓기도 했다. 37년 전 협연 때는 둘 다 일어서서 현을 뜯고 두들기며 온갖 희한한 소리를 냈으나, 신시사이저를 갖춘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이어 행콕의 곡 'Cantaloupe Island'의 익숙한 멜로디가 나오자 젊은 관객들이 비로소 환호했다. 블루스에 뿌리를 둔 행콕의 건반은 재즈가 낯선 관객의 어깨도 들썩이게 했다. 자지러지는 트럼펫이 없어 밋밋했으나 코리아의 피아노와 얽혀 발톱을 세웠다가 서로 쓰다듬거나 무심한 듯 가르랑거렸다. 행콕은 1997년부터 연주해 온 이탈리아 명기(名器) 파치올리를, 코리아는 야마하 피아노를 연주했다.
마지막은 코리아 곡 'Spain'이었다. 코리아는 관객을 남성 2부, 여성 3부 합창단으로 즉석에서 나눠 '라-미-도-미-라' 화음을 넣게 했고, 이 19분짜리 대곡을 관객 코러스로 마무리했다. 앙코르는 행콕의 곡 'Watermelon Man'이었다. 그가 어렸을 때 동네 골목길을 마차 타고 오가던 수박장수와 그를 부르는 소리를 연상해 만든 곡이다.
집중력 높은 실내 공연장이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었으나, 현대 재즈사에 반드시 기록될 현장에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한 밤이었다.
두 번째 곡은 마일스 데이비스의 'Solar'였으나, 테마가 중간에 잠깐 나오는 바람에 곡명을 알아차리기조차 어려웠다. 코리아는 피아노 현을 손으로 잡아뜯거나 악보를 흔들어 소리를 냈고, 심지어 피아노 상판 버팀봉을 들었다 놓기도 했다. 37년 전 협연 때는 둘 다 일어서서 현을 뜯고 두들기며 온갖 희한한 소리를 냈으나, 신시사이저를 갖춘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이어 행콕의 곡 'Cantaloupe Island'의 익숙한 멜로디가 나오자 젊은 관객들이 비로소 환호했다. 블루스에 뿌리를 둔 행콕의 건반은 재즈가 낯선 관객의 어깨도 들썩이게 했다. 자지러지는 트럼펫이 없어 밋밋했으나 코리아의 피아노와 얽혀 발톱을 세웠다가 서로 쓰다듬거나 무심한 듯 가르랑거렸다. 행콕은 1997년부터 연주해 온 이탈리아 명기(名器) 파치올리를, 코리아는 야마하 피아노를 연주했다.
마지막은 코리아 곡 'Spain'이었다. 코리아는 관객을 남성 2부, 여성 3부 합창단으로 즉석에서 나눠 '라-미-도-미-라' 화음을 넣게 했고, 이 19분짜리 대곡을 관객 코러스로 마무리했다. 앙코르는 행콕의 곡 'Watermelon Man'이었다. 그가 어렸을 때 동네 골목길을 마차 타고 오가던 수박장수와 그를 부르는 소리를 연상해 만든 곡이다.
집중력 높은 실내 공연장이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었으나, 현대 재즈사에 반드시 기록될 현장에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한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