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5.17 23:23
[연극 '페리클레스'서 2인 1역 맡은 유인촌·남윤호 父子]
1부 젊은 페리클레스엔 남윤호, 2부 나이 든 역엔 유인촌 출연
"이제 나이 든 페리클레스가 필요한 시간인 것 같습니다." 지난주 개막한 셰익스피어 연극 '페리클레스'에서 해설자인 '가우어' 역할로 나온 배우 유인촌(64)은 연극 후반부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어 "젊은 페리클레스, 수고 많았어"라며 그때까지 페리클레스 역을 맡았던 배우 남윤호(31)와 하이파이브를 하더니 위치를 바꿨다. "이제부터는 제가 페리클레스를 연기하겠습니다."
양정웅이 연출한 '페리클레스'는 세상을 떠돌며 뿔뿔이 흩어진 가족을 찾는 주인공 페리클레스 역을 원작과 달리 '2인 1역'으로 설정했다. 1부의 젊은 페리클레스 역은 남윤호가, 2부의 나이 든 페리클레스 역은 지난해 음악극 '홀스또메르' 이후 1년여 만에 연극에 출연하는 유인촌이 맡았다.
양정웅이 연출한 '페리클레스'는 세상을 떠돌며 뿔뿔이 흩어진 가족을 찾는 주인공 페리클레스 역을 원작과 달리 '2인 1역'으로 설정했다. 1부의 젊은 페리클레스 역은 남윤호가, 2부의 나이 든 페리클레스 역은 지난해 음악극 '홀스또메르' 이후 1년여 만에 연극에 출연하는 유인촌이 맡았다.

주인공의 젊은 시절과 나이 든 이후를 각각 연기한 남윤호와 유인촌은 실제 부자(父子) 관계였다. 남윤호의 본명은 유대식. 유인촌과 성악가 강혜경 부부의 2남 중 장남이다. 관객에겐 이런 사실이 전혀 알려지지 않았기에 객석에서는 "같은 사람이 나이든 것처럼 두 사람이 닮았다"는 말이 나왔다. 남윤호는 영국 로열할로웨이대 등에서 유학한 뒤 3년 전부터 양정웅이 대표를 맡고 있는 극단 여행자 소속 배우로 활동하고 있으며, '로미오와 줄리엣' '히에론―완전한 세상' '정글북' 등의 작품에 출연했다.
극단 관계자는 "윤호씨가 배우로서 홀로 서겠다는 생각에 아예 예명을 다른 성(姓)으로 했고, 지금까지 '유인촌 아들'이란 사실을 전혀 드러내지 않고 활동했다"고 말했다. 연극 '페리클레스'의 제작사와 극단도 이들의 관계를 홍보하기는커녕 아예 모른 척하고 있었다. 연출가 양정웅이 공연을 준비하며 '이 역할은 노소(老少)를 두 배우가 나눠 맡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집요한 설득 끝에 남윤호의 부친 유인촌을 출연시키게 됐다는 후문이다.
유인촌 부자의 연기는 잘 알려지지 않은 셰익스피어극을 훌륭하게 형상화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유인촌은 중후하고 리드미컬한 발성으로 관객을 극 속으로 몰입시켰고, 남윤호는 나이에 비해 노련한 연기를 보여 극의 균형을 흔들리지 않게 했다. 50t 분량의 모래를 무대에 깔고 요란하면서도 유려한 작품을 만든 양정웅의 연출, 여주인공 마리나 역을 맡은 뮤지컬 배우 최우리의 연기도 좋았다. 셰익스피어의 후기 낭만주의 희극 '페리클레스'가 왜 작가의 인생관이 농축된 '숨겨진 보물'이라 불리는지 알 수 있게 하는 공연이었다.
▷31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공연 시간 165분, (02)580-1300
극단 관계자는 "윤호씨가 배우로서 홀로 서겠다는 생각에 아예 예명을 다른 성(姓)으로 했고, 지금까지 '유인촌 아들'이란 사실을 전혀 드러내지 않고 활동했다"고 말했다. 연극 '페리클레스'의 제작사와 극단도 이들의 관계를 홍보하기는커녕 아예 모른 척하고 있었다. 연출가 양정웅이 공연을 준비하며 '이 역할은 노소(老少)를 두 배우가 나눠 맡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집요한 설득 끝에 남윤호의 부친 유인촌을 출연시키게 됐다는 후문이다.
유인촌 부자의 연기는 잘 알려지지 않은 셰익스피어극을 훌륭하게 형상화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유인촌은 중후하고 리드미컬한 발성으로 관객을 극 속으로 몰입시켰고, 남윤호는 나이에 비해 노련한 연기를 보여 극의 균형을 흔들리지 않게 했다. 50t 분량의 모래를 무대에 깔고 요란하면서도 유려한 작품을 만든 양정웅의 연출, 여주인공 마리나 역을 맡은 뮤지컬 배우 최우리의 연기도 좋았다. 셰익스피어의 후기 낭만주의 희극 '페리클레스'가 왜 작가의 인생관이 농축된 '숨겨진 보물'이라 불리는지 알 수 있게 하는 공연이었다.
▷31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공연 시간 165분, (02)580-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