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처럼 찾아왔네, 흥겨운 실내악

입력 : 2015.04.29 00:49

출범 10주년 '서울 스프링 실내악 축제' 개막… 5월 9일까지 열려

"실내악의 매력이 뭐냐고요? 우선 연주자들이 재미있고 좋아서 하는 거지요. 청중 입장에서 보면, 독주회는 연주자 한두명밖에 나오지 않잖아요. 오늘 공연에만 스물일고여덟명이 나오니까, 다양한 연주를 보고 즐길 수 있습니다."

27일 밤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개막한 서울 스프링 실내악 축제. 사회자 유정아 아나운서에게 불려나온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61) 축제 예술감독이 멋쩍은 듯 말했다. 썰렁한 답변과는 대조적으로 연주는 열정적이었다. 강동석이 권혁주(바이올린), 피터 브룬스(첼로), 김영호(하모니움)와 함께 고른 곡은 드보르자크 소품 '바가텔'. 드보르자크가 아마추어를 위한 가정용 음악으로 쓴 곡이다. 피아노 대신, 풍금과 비슷한 건반악기 하모니움이 가세해 흥겨운 선율을 들려줬다. 유정아는 청중에게 오늘 연주한 악기 가운데 가장 가격이 싼 악기가 뭐냐는 즉석 퀴즈를 냈다. "탬버린요? 아닙니다. 캐스터네츠도 아니고요. 정답은 하모니움입니다. 중고로 20만원에 사서, 조율하느라 10만원이 들었답니다." 400석 남짓 체임버홀을 가득 채운 청중은 웃음을 터뜨렸다.

27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개막한 서울 스프링 실내악축제 개막공연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오귀스탱 뒤메이(왼쪽)를 비롯한 연주자들이 슈만 피아노 5중주를 연주하고 있다. /사진가 한대규 제공
27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개막한 서울 스프링 실내악축제 개막공연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오귀스탱 뒤메이(왼쪽)를 비롯한 연주자들이 슈만 피아노 5중주를 연주하고 있다. /사진가 한대규 제공

서울 스프링 실내악 축제의 올해 주제는 '10'. 2006년 시작해 10주년을 맞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예전 프로그램의 백미만 뽑아 매일 주제로 삼았다. 27일은 '2006'. 실내악 축제가 출범한 2006년 프로그램을 담았다. 조영창·송영훈(첼로), 김영호(피아노), 최은식·김상진(비올라) 등 메인 연주자들이 총출동했다. 마지막 프로그램인 슈만 피아노 5중주는 2006년 축제 폐막 연주 때 선보인 곡. 프랑스의 명(名)바이올리니스트 오귀스탱 뒤메이가 이끄는 슈만 피아노 5중주는 밀도 높은 호흡을 보여주면서 청중에게 실내악 듣는 재미를 한껏 맛보게 했다.

서울 스프링 실내악 축제는 27일부터 5월 9일까지 세종 체임버홀과 예술의전당, 윤보선 고택에서 열린다. 지난 24일부터 안양아트센터, 수원 경기도문화의전당 등에서도 같은 연주자들이 '경기실내악축제'를 열고 있다. 문의 (02)712-4879, www.seoulspri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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