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4.28 09:43
"나이 많은 남자가 나이 어린 여자와 사귀면 그냥 남자인데, 나이 많은 여자가 나이 어린 남자랑 사귀면 왜 '쿠거'인가요?"
뮤지컬 '쿠거' 속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대사다. 쿠거 역시 "그냥 여자"일 뿐.
먹이를 찾을 때까지 어슬렁거리는 쿠거(고양이과의 동물)의 습성에 빗대어 밤늦게까지 파트너를 찾아 헤매는 나이 든 여성을 칭하는 신조어인 '쿠거(cougar)'. '쿠거'는 이 발칙한 언니들을 다룬 오프브로드웨이 뮤지컬이다.
'46번 체위'와 여성의 자위 기구 등 섹스에 대해 거침 없이 이야기(이 때문에 관람연령이 만 15세 이상 에서 만 19세 이상이 됐다)하지만 무조건 야하지는 않다.
현실에 환멸을 느끼고, 섹시한 어린 남성에게 끌리기 시작하는 중년여성 3명은 상처를 안고 산다. 아픔을 공유한 여성들의 커뮤니티에 초점을 맞춘다. 중년 여성들이 억눌려있던 속마음을 털어내고 인생과 우정, 행복, 사랑을 이야기한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 화두인 남성들의 '여성에 대한 막말'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쿠거라는 단어 역시 그런 현상의 발로 중 하나로 여길 수 있다. 여권이 신장됐지만 아직 의식의 뿌리에는 남성 우월주의가 똬리를 틀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 뮤지컬배우'라는 수식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팍팍한 현실에 상처를 입고 사는 셰프 '릴리', 여성학 석사 '클래리티', 쿠거 바 주인인 '메리-마리'를 보고 있노라면 그들의 솔직함을 응원해주고 싶어진다.
무엇보다 '메리-마리'의 '긍정 명언'처럼 유쾌하면서도 밝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게 발군이다. 특히 관극 태도가 기존 뮤지컬과 상당히 다르다. 40~50대 중년 여성이 관객의 60% 안팎을 차지하는데 '단순 관람'을 넘어 마당극을 보듯 '참여' 한다. 유쾌한 장면에서는 흥을 맞추고 공감이 되는 장면에서는 탄성을 쏟아낸다. 저도 모르게 배우와 대화하는 관객들도 상당수다.
배우들의 호연이 한몫한다. 릴리 역의 김선경은 자존감이 약한 여성에서 자신감 넘치는 여성으로 변모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클래리티의 최혁주는 지적이면서 유쾌하고, 김희원의 메리-마리는 밝은 에너지 그 자체인데 감동도 준다.
이들의 가창력도 돋보인다. 라이브 밴드의 반주에 맞춰 R&B, 가스펠, 블루스, 라틴 등을 오가는 뮤지컬 넘버는 고난도지만, 흥겹고 시원시원하다.
릴리, 클래리티, 메리-마리는 마지막 장면에서 '결국 당신이 사랑이죠'를 합창하며 각자 사랑의 의미를 깨닫는다. 발칙하게 시작했다 결국은 또 사랑이라고?
쿠거(cougar) 안에 커리지(courage·용기)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진부한 생각을 날려버릴 수 있다. 절로 용기가 드는 당신을 발견할 테니.
또 다른 릴리 박해미, 멀티맨 이주광·조태일. 연출·각색 노우성. 7월26일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 100분(인터미션 없음). 만 15세 이상 관람가. 6만원. 쇼플레이·충무아트홀·오픈리뷰. 1588-5212
유쾌하게 웃고 감동하다 보면 절로 드는 용기 ★★★★
뮤지컬 '쿠거' 속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대사다. 쿠거 역시 "그냥 여자"일 뿐.
먹이를 찾을 때까지 어슬렁거리는 쿠거(고양이과의 동물)의 습성에 빗대어 밤늦게까지 파트너를 찾아 헤매는 나이 든 여성을 칭하는 신조어인 '쿠거(cougar)'. '쿠거'는 이 발칙한 언니들을 다룬 오프브로드웨이 뮤지컬이다.
'46번 체위'와 여성의 자위 기구 등 섹스에 대해 거침 없이 이야기(이 때문에 관람연령이 만 15세 이상 에서 만 19세 이상이 됐다)하지만 무조건 야하지는 않다.
현실에 환멸을 느끼고, 섹시한 어린 남성에게 끌리기 시작하는 중년여성 3명은 상처를 안고 산다. 아픔을 공유한 여성들의 커뮤니티에 초점을 맞춘다. 중년 여성들이 억눌려있던 속마음을 털어내고 인생과 우정, 행복, 사랑을 이야기한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 화두인 남성들의 '여성에 대한 막말'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쿠거라는 단어 역시 그런 현상의 발로 중 하나로 여길 수 있다. 여권이 신장됐지만 아직 의식의 뿌리에는 남성 우월주의가 똬리를 틀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 뮤지컬배우'라는 수식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팍팍한 현실에 상처를 입고 사는 셰프 '릴리', 여성학 석사 '클래리티', 쿠거 바 주인인 '메리-마리'를 보고 있노라면 그들의 솔직함을 응원해주고 싶어진다.
무엇보다 '메리-마리'의 '긍정 명언'처럼 유쾌하면서도 밝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게 발군이다. 특히 관극 태도가 기존 뮤지컬과 상당히 다르다. 40~50대 중년 여성이 관객의 60% 안팎을 차지하는데 '단순 관람'을 넘어 마당극을 보듯 '참여' 한다. 유쾌한 장면에서는 흥을 맞추고 공감이 되는 장면에서는 탄성을 쏟아낸다. 저도 모르게 배우와 대화하는 관객들도 상당수다.
배우들의 호연이 한몫한다. 릴리 역의 김선경은 자존감이 약한 여성에서 자신감 넘치는 여성으로 변모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클래리티의 최혁주는 지적이면서 유쾌하고, 김희원의 메리-마리는 밝은 에너지 그 자체인데 감동도 준다.
이들의 가창력도 돋보인다. 라이브 밴드의 반주에 맞춰 R&B, 가스펠, 블루스, 라틴 등을 오가는 뮤지컬 넘버는 고난도지만, 흥겹고 시원시원하다.
릴리, 클래리티, 메리-마리는 마지막 장면에서 '결국 당신이 사랑이죠'를 합창하며 각자 사랑의 의미를 깨닫는다. 발칙하게 시작했다 결국은 또 사랑이라고?
쿠거(cougar) 안에 커리지(courage·용기)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진부한 생각을 날려버릴 수 있다. 절로 용기가 드는 당신을 발견할 테니.
또 다른 릴리 박해미, 멀티맨 이주광·조태일. 연출·각색 노우성. 7월26일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 100분(인터미션 없음). 만 15세 이상 관람가. 6만원. 쇼플레이·충무아트홀·오픈리뷰. 1588-5212
유쾌하게 웃고 감동하다 보면 절로 드는 용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