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부 발행한 日인기 만화, 무대 오르니 완성도는 "글쎄…"

입력 : 2015.04.17 02:51

[올 여름 기대작 뮤지컬 '데스노트', 도쿄서 미리 보니]

일본 同名만화를 뮤지컬로… 난간·의자 등 단순한 무대, 배우들 가창력은 조악해
6월 20일부턴 한국서 공연… 김준수·홍광호 출연해 기대

"지금 여기 잠든 자들이여, 이 대지에 녹아들어라. 아아, 강한 자도 약한 자도 흘러가 사라지네."

지난 15일 일본 도쿄(東京)의 1200석 규모 닛세이(日生) 극장을 메운 관객은 뮤지컬 '데스노트(Death Note)'의 마지막 곡 '레퀴엠'이 끝나자 열렬한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세계 발행 부수 3000만부를 기록한 동명(同名)의 일본 만화가 원작인 이 뮤지컬은 지난 6일 이곳에서 초연했다.

국내 관객들이 이 작품에 주목하는 이유가 있다. 6월 20일부터 8월 9일까지 이 작품의 한국어 버전이 성남아트센터에 오르기 때문이다. 국내 최고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JYJ의 멤버 김준수와, 지난해 영국 웨스트엔드 무대에 진출했던 홍광호가 각각 '엘' 역과 '라이토' 역을 맡아 투톱으로 출연한다.

뮤지컬 ‘데스노트’ 일본 공연에서 엘 역을 맡은 고이케 뎃페이. 한국 공연에선 김준수가 맡을 예정이다. /호리프로 제공
뮤지컬 ‘데스노트’ 일본 공연에서 엘 역을 맡은 고이케 뎃페이. 한국 공연에선 김준수가 맡을 예정이다. /호리프로 제공

김준수와 홍광호를 비롯, 정선아(미사 역), 박혜나(렘 역), 강홍석(류크 역) 등 다섯 명이 모두 원캐스트(한 배역을 한 배우가 맡는 것)다. JYJ 소속사인 씨제스엔터테인먼트가 뮤지컬 사업에 진출해 내놓는 첫 작품이기도 하다.

'데스노트'는 인간 본성을 다룬 철학적인 스토리와 허무주의적인 정서가 돋보였다. 연출가 구리야마 다미야(栗山民也)가 "아무 이유 없이 살인을 저지르는 젊은이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세계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한 대로였다.

남부러울 것 없는 엘리트 대학생 라이토는 이름을 적으면 그 사람이 죽는 '데스노트'를 주운 뒤 연쇄살인을 저지르고, 이 사건에 뛰어든 음산한 분위기의 탐정 엘과 치열한 심리전을 벌인다. 데스노트의 배후에 있는 남녀 사신(死神) 류크와 렘은 "끝없는 욕망에 휘둘리면서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를 줍고 또 주울 뿐"이라며 인간을 비웃는다.

하지만 이 작품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다. 무대는 철제 난간과 기둥, 걸상 몇 개가 전부여서 단조로웠고, 의상은 코스프레 초보자가 만든 것 같았다. 배우들의 가창력은 종종 귀를 막고 싶은 충동을 느낄 만큼 조악했고, 일부는 '고음 불가'에 가까웠다. 브로드웨이 유명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곡을 썼으나 비트가 빠른 곡에선 색깔이 드러나지 않았고 '지킬 앤 하이드'를 자기복제한 듯한 평범한 노래도 많았다. 원작이 괜찮은 이 작품을 한국 공연이 어느 정도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할지 관심거리다. 김준수가 분하는 엘이 작품 시작 40분 만에야 처음 등장하기 때문에 JYJ 팬의 불만이 나올 것 같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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