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4.16 01:22
[쿠거]
박해미·김선경·최혁주·김희원… 중견 여배우들의 농익은 연기
재즈풍의 섬세한 음악·안무도
"나이 든 여자가 사랑을 하면 좋은 게 뭔지 아니? 두 사람 모두에게 좋은 걸 선택할 수 있다는 거야." 주인공인 40대 후반 여성 릴리가 아들뻘인 남자친구 벅에게 이 말을 털어놓을 때, 고개를 끄덕이는 여성 관객이 보였다. 사실 그 말은 젊은 여자라면 하기 어려웠을 방식의, 남자의 장래를 먼저 생각하는 이별 통보였다.
배우 네 명이 나오는 라이선스 소극장 뮤지컬 '쿠거(Cougar)'는 중년 여성, 또는 중년을 앞두고 있는 여성들을 위한 헌사(獻辭)와도 같은 작품이었다. 쿨하고 세련됐으며, 인생을 어느 정도 아는 데서 나오는 배려심이 묻어났다.
배우 네 명이 나오는 라이선스 소극장 뮤지컬 '쿠거(Cougar)'는 중년 여성, 또는 중년을 앞두고 있는 여성들을 위한 헌사(獻辭)와도 같은 작품이었다. 쿨하고 세련됐으며, 인생을 어느 정도 아는 데서 나오는 배려심이 묻어났다.
2012년부터 2년 동안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화제를 모았다는 이 작품은 박해미·김선경을 비롯한 중견 여배우들의 농익은 연기력과 가창력에 힘입어 한국에 안착(安着)한 듯 보였다. 이들은 자칫 괴이하게 보일 수 있는 줄거리에 웃음과 공감을 불어넣었다.
'쿠거'란 고양이과 동물인 푸마의 다른 말로, 연하남을 찾아다니는 나이 든 여성을 지칭하는 속어다. 상당히 야하고 질퍽할 것임을 암시하는 제목이지만, 실제로 그런 장면은 간접적으로만 나올 뿐 결론은 '건전'한 편이다. 중년 여성에게 "자신의 삶을 찾으라"고 권유하는 것이 이 작품의 주제다.
소극장 무대에 최적화된 재즈풍의 음악과 안무, 섬세한 음색으로 결을 살린 배우들의 노래는,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누님들이 마음만 먹는다면 인생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사람들임을 자연스럽게 드러냈다.
릴리 역의 김선경은 슬픔과 우아함, 도도함 등 다시 사랑을 찾은 성숙한 여인의 감정 표현에 탁월했고, 메리-마리 역 김희원의 비음(얘기를 나눠보니 원래 목소리가 그랬다) 연기는 객석을 즐겁게 했다. 끝날 때쯤 등장하는 대사는 "이젠 저 자신과 사랑에 빠졌어요"다. 뮤지컬에 위로와 치유의 기능이 있다는 실례(實例)가 되지 않을까 싶다.
▷7월 26일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 공연 시간 110분, 1588-5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