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을 연주한 38人… 고른 기량 선보여

입력 : 2015.03.12 00:45

제78회 조선일보 신인음악회

음악대학 졸업생들의 무대를 통해 음악계의 현재와 미래를 볼 수 있는 제78회 조선일보 신인음악회가 지난 5일부터 나흘간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에서 열렸다. 전국 21개 대학에서 선발된 최우수 실기 졸업생 38명이 참가해 학교의 명예와 음악적 역량을 뽐내며 경쟁을 펼쳤다.

올해의 가장 큰 특징은 대체로 고른 기량을 선보인 점이다. 서울과 지방의 격차를 어느 정도 벗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평론가가 선정한 올해의 신인 연주자는 피아노의 최용석(한양대)이다. 그는 피아니스트라면 누구나 꼭 쳐야 하면서도 쉽게 작품성을 드러내기 어려운 바흐를 섬세하면서도 유연하게 그 속에 작곡자의 고고한 음악미를 서슴없이 드러내고 있었다. 자신의 역량만으로도 당당함을 드러낼 수 있었던 연주자는 소프라노 황신애(중앙대)다. 앞으로 실력을 더 닦아야 하지만, 현재로서도 이탈리아의 그랜드 오페라나 바그너나 러시아 오페라도 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을 지니고 있다. 안정감을 보여준 비올라 이서현(한국예술종합학교)이나 피아노 김태인(대구가톨릭대)이 보여준 깊이 있는 작품성도 쉽게 눈에 띈다. 풍부한 성량을 서정적으로 노래할 줄 아는 바리톤 김동현(경희대)이나 톤을 살려 작품이 지닌 의지를 돋보이게 연주한 피아노의 임예지(이화여대) 등도 뛰어난 기량으로 자신을 돋보이게 한 연주자다.

국악 창작이 작품성을 지니기 쉽지 않은 것은 악기와 음악의 적절한 안배가 어려운 탓도 크다. 그러나 국악 작곡의 선중규(한양대)는 악기들의 음악적 구성이 잘 짜여 공간 음향이 안정감을 보여줬다.

신인음악회에서 연주한 이들은 우리의 미래다. 여기에 만족하지 말고 세계적인 무대에서의 활약을 생각하며 적합한 기량이나 능력을 갖춰야 한다. 조선일보 신인 음악회가 그 큰 꿈을 펼치는 시금석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세계 속의 한국 음악인으로 살아가야 할 젊은 음악도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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