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시즌 맞아 만개한 공연계]
거장 작품 - 고도를…, 3월의 눈
창작 뮤지컬 - 로기수, 아보카토
무협극·동화 - 소뿔…, 난쟁이들
①대가(大家)들의 귀환
국내 연출과 극작의 굵직한 대가들이 내놓는 작품들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극단 산울림의 '고도를 기다리며'(12일~5월 17일 산울림소극장)는 사뮈엘 베케트의 원작을 한국 거장 연출가 임영웅이 무대에 올린 전설적 작품으로, 국내 초연 45주년을 맞아 정동환·송영창·한명구(블라디미르 역) 등 지금까지 이 연극을 거쳐 간 명배우 13명이 돌아가며 출연하는 특별 공연이다.

국립극단의 '3월의 눈'(13~29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은 전 국립극단 예술감독인 손진책이 '벽 속의 요정' 이후 1년여 만에 맡는 정극으로, 신구와 손숙이 노부부의 담담한 삶을 연기한다.
과거의 상처로 인해 고통받던 주인공들의 용서와 화해를 다룬 김광림 작·연출의 '슬픈 인연'(20일~4월 5일 명동예술극장)은 강신일·남기애·방은진 등 호화 캐스팅이 돋보인다.
권력과 인간을 비판해 온 국내 대표적 극작가 이강백의 작품은 '북어대가리'(4월 5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와 '여우인간'(27일~4월 12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두 편이 동시에 무대에 오른다. 서울시극단의 신작 '여우인간'을 연출하는 김광보는 "비판 강도가 하도 세서 좀 당황스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②창작 뮤지컬의 만개(滿開)
3월 뮤지컬의 키워드는 '창작(創作)'이다. 오랜 준비 기간을 거친 국산 뮤지컬이 우후죽순처럼 공연을 시작하는 것. '로기수'(12일~5월 31일 대명문화공장 1관)는 6·25전쟁 중 거제도 포로수용소를 배경으로 탭댄스에 빠진 북한군 소년이 꿈을 찾아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아보카토'(13일~4월 19일 대명문화공장 2관)는 1990년대 아날로그 감성의 첫사랑을 회고하는 잔잔한 작품이다.
'매화'를 모티브로 배삼식이 극본을 쓴 서울예술단의 가무극 '이른 봄 늦은 겨울'(21~29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2년 만에 돌아온 뱀파이어 스토리 '마마 돈 크라이'(5월 31일까지 쁘띠첼씨어터)도 야심작이다.
③'무협극'부터 '성인 동화'까지
다양한 장르에 걸친 폭넓은 작품 세계를 맛볼 수 있다는 것도 올해 봄 시즌의 특징. 우선 고전 작품으로는 안톤 체호프 원작으로 연희단거리패 대표 배우 김소희가 첫 연출을 맡는 연극 '갈매기'(13일~4월 12일 게릴라극장)를 들 수 있다. 연극 '두근두근 내 인생'(13일~5월 25일 유니플렉스 2관)은 2011년 출간된 김애란의 장편소설을 무대에 올린다. 남산예술센터의 올 시즌 첫 연극인 '소뿔자르고주인오기전에도망가선생'(12~29일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은 '무협 액션 판타지극'이란 간판을 달았다. 뮤지컬로는 1960년대 쇼비즈니스의 세계를 다룬 '드림걸즈'(5월 25일까지 샤롯데씨어터), 동화를 비튼 성인극 '난쟁이들'(4월 26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추리극 '아가사'(5월 10일까지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 등이 함께 공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