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음악? 켈로그 먹고 남은 달콤한 우유"

입력 : 2015.02.11 00:24

12일, 단독 내한공연 갖는 스코틀랜드 밴드 '벨 앤 세바스찬'

단지 학교 숙제를 열심히 했을 뿐인데 세계적인 뮤지션이 됐다. 스코틀랜드의 6인조 밴드 '벨 앤 세바스찬'은 1996년 글래스고의 스토우 칼리지에서 음악 비즈니스 강의를 듣던 학생들이 일시적으로 만든 밴드였다. 학기말 숙제로 3일 만에 녹음했던 1집 'Tigermilk'가 음악팬과 평론가들에게 컬트적인 인기를 끌면서, 이들은 평범한 학생에서 9개의 정규 앨범을 내고 전 세계 투어를 하는 팝스타가 됐다. 2010년 지산 록페스티벌에서 첫 내한 무대에 올랐던 이들이 12일 서울 광장동 악스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다. 한국에 앞서 독일에서 공연 중인 이 밴드의 기타리스트 스티비 잭슨(46)과 지난 6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2010년엔 여름 야외 공연이라서 낮에는 너무 더웠고 밤에는 추웠어요. 우리 음악을 100% 즐길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죠(웃음). 이번엔 조용한 실내에서 마음껏 들을 수 있을 겁니다. 물론 2010년처럼 한국 관객들이 합창과 열정적인 댄스와 함께 공연을 즐겼으면 해요."

벨 앤 세바스찬은 7인조 밴드로 시작해 몇 번의 멤버 교체를 거쳐 지금은 6인조로 활동 중이다. 원년부터 활동한 밴드 핵심 멤버는 스튜어트 머독(왼쪽에서 셋째)과 스티비 잭슨(왼쪽에서 둘째)이다. /프라이빗커브 제공
벨 앤 세바스찬은 7인조 밴드로 시작해 몇 번의 멤버 교체를 거쳐 지금은 6인조로 활동 중이다. 원년부터 활동한 밴드 핵심 멤버는 스튜어트 머독(왼쪽에서 셋째)과 스티비 잭슨(왼쪽에서 둘째)이다. /프라이빗커브 제공
기타와 키보드, 드럼이 삼두(三頭)마차처럼 잘 조율된 팝 사운드를 이끌면서, 곡의 절정에선 트럼펫과 바이올린이 가세해 꿈결 같은 분위기를 내는 것이 이들 음악의 특징이다. 모던록과 포크를 중심으로 1980년대 디스코 음악까지 아우를 정도로 음악적 폭이 넓어 올드팝 팬이라도 이들의 음악은 부담없이 들을 수 있다. 동화 같은 성공담 때문인지 일부 팬들은 이들의 음악을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평하기도 한다. 잭슨은 "동화 같다는 평은 처음 듣는다"며 "기분 좋은 평이긴 한데 나는 우리 음악이 골방(back room)에서 하는 로큰롤에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첫 앨범을 녹음한 스튜디오도 거의 골방이었어요. 밴드 리더인 스튜어트 머독이 만든 영화 '갓 헬프 더 걸'을 보면 옛날 우리 얘기 같아요. 그 영화 속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피아노 치는 여자 아이가 예전 우리 모습인 거죠. 지금도 우린 프로와 아마추어의 중간쯤에 있어요."

지금은 전설처럼 회자되는 앨범 'Tigermilk'는 발매 당시 LP로 1000장만 찍어서 수집가들에겐 피카소의 그림만큼 구하기 어려운 보물이 됐다.

"켈로그 콘푸로스트를 우유에 말아 먹고 나면 남은 우유가 참 달잖아요. 스코틀랜드에선 그걸 'Tigermilk'라고 불렀어요. 내 동생은 울다가도 그걸 마시면 울음을 멈췄죠. 그게 우리 음악이에요. 사랑을 하든 이별을 하든, 아프거나 슬프거나, 그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 음악을 들으면 달콤했으면 좋겠어요." (02)563-0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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