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리뷰] 운명의 수레바퀴도 막지못한 天上의 목소리

입력 : 2015.01.21 00:00

['노트르담 드 파리' 내한 공연]

단순한 무대·의상과 대비되는 폭발적인 삽입곡 더 돋보여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150분 동안 멈출 새 없는 질주(疾走)였다. 의도적으로 단순한 듯 꾸민 무대와 의상은 감정이 화염처럼 분출하는 배우들의 넘버(삽입곡)를 오히려 돋보이게 했다. 첫 곡 '대성당들의 시대'에서 "하늘 끝에 닿고 싶은 인간은 유리와 돌 위에 그들의 역사를 쓰지"라고 노래할 때 기둥 위로 고딕 양식의 석상이 장엄하게 솟아오르는 중세의 광휘는,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비보잉을 구사하는 현대적인 안무와 극적인 조화를 이뤘다.

지난주 서울에서 개막한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빅토르 위고 원작, 질 마으 연출)는 한국 초연(初演) 10주년을 기념해 다시 내한한 오리지널 팀의 공연이다. 프랑스 뮤지컬의 존재를 확연하게 알린 당시의 감동적인 반응을 잊지 못한 듯, 이번 월드 투어를 지난해 말 한국의 경주에서 시작했다.

지난달 대구 공연과 비교해 볼 때, 서울 공연은 스케일이 더 커졌고 장면 전환은 훨씬 자연스러워졌다. 콰지모도 역의 매트 로랑은 가혹한 운명의 수레바퀴에 짓눌린 몸짓으로 등장해 격정과 낭만이 배합된 염원의 목소리를 천상(天上)으로 솟구치듯 불렀다. 집착과 욕망의 화신을 소름끼치는 가창력으로 표현한 프롤로 주교 역의 로베르 마리엥은 또 다른 주인공이라 할 수 있을 만큼 두드러졌다. 에스메랄다 역 스테파니 베다의 연기가 다소 밋밋한 것은 아쉬웠다.

마지막 장면, 연모하던 여인의 차갑게 식어버린 몸 앞에 주저앉은 콰지모도<사진>가 "춤을 춰요 에스메랄다, 노래해요 에스메랄다"라고 절규할 때에는 3000석의 객석마저 숙연해졌다. 이 노래에 가슴이 떨리지 않는다면, 그는 아마 피가 차가운 사람일 것이다.


▷2월 2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02)541-6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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