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길들일 '리타'는?

입력 : 2015.01.15 00:33

[관객 2만 돌파 연극 '리타', 공효진·강혜정 비교해보니]

'공리타' 자연스러움 勝 - 엉뚱·도발적인 개성
'강리타' 무대 연기 勝 - 생기발랄한 백치미

연극 '리타'(Educating Rita·윌리 러셀 작, 황재헌 연출)의 기세가 뜨겁다. 지난달 3일 대학로에서 개막한 이 연극은 40여일 만인 14일 관객 2만명을 돌파했다. 400석 규모의 소극장이 평균 객석 점유율 97%를 기록할 정도로 관객이 몰린 것이다. 흥행의 견인차는 리타 역에 더블 캐스팅된 TV·영화의 톱스타인 공효진(35)과 강혜정(33)이다.

1980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교육'과 '문학'이 사람을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는지 보여주는 2인극이다. 20대 주부 미용사인 리타는 뒤늦게 대학 평생교육원에 들어가 권태로운 삶에 빠진 프랭크 교수를 만나고, 서로를 변화시켜 진정한 자아를 찾는다. 1991년 '리타 길들이기'란 제목으로 국내 초연된 이후 최화정·전도연·이태란 등이 리타 역을 거쳤다. 이번 연극은 제목에서 여성 관객에게 거부감이 들 수 있는 '길들이기'란 말을 뺐고, 회전하는 원형 무대 뒤에 일부 객석을 배치하며 극을 좀더 입체적으로 구성했다.

(왼쪽)연극‘리타’의 공효진. (오른쪽)연극‘리타’의 강혜정. /수현재컴퍼니 제공
(왼쪽)연극‘리타’의 공효진. (오른쪽)연극‘리타’의 강혜정. /수현재컴퍼니 제공
두 배우의 출연분을 모두 관람해 보니, 이번이 첫 연극 출연인 공효진은 엉뚱하면서도 도발적인 평소 이미지를 연극에 자연스럽게 지니고 왔다. 아직 교육을 받지 않은 리타의 첫 등장 장면에서 문이 잘 열리지 않는다며 "에이, ×발"이란 욕을 내뱉자 관객은 거의 비명을 지르며 웃었다. 해맑은 표정으로 "열심히 하면 나도 뇌(腦)가 예뻐질 수 있겠죠?"라고 할 때는 오히려 세상을 비웃는 듯이 보였다.

4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서는 강혜정은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발랄하고 푼수 같은 리타'라는 캐릭터를 창조했다. 밝고 천진난만하게 "그냥 지금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 이거예요"라고 말할 때는 진짜 절실해서 공부를 하려는 사람 같았다. 'D H 로렌스를 읽어 봤느냐'는 교수의 질문에 눈을 크게 뜨며 "이름만 외워 놨어요. 있어 보이잖아요"라고 할 땐 백치미가 물씬 풍겼다.

연극은 리타가 셰익스피어, 에드워드 포스터, 윌리엄 블레이크를 배우며 빠르게 교양을 쌓는 변화 과정을 보여주는데 뒤로 갈수록 그녀의 말투와 논리는 점점 고급스러워진다. 마지막 장면에서 "진짜 중요한 건 내가 원하는 게 뭔지 그걸 아는 거더라고요"라고 말할 때 공효진은 원숙해진 여성이 구사하는 담담한 일상어의 힘을 보여 줬고, 강혜정은 가슴 속에서 울렁거리는 깨달음을 꼭 말하지 않고서는 못 견디겠다는 듯 극적인 변화를 보였다. 전체적으로 볼 때 자연스러움에선 '공효진 승(勝)', 무대 연기 면에선 '강혜정 승'이었다.

장면마다 달라지는 두 사람의 의상과 헤어스타일을 보는 것은 또 다른 재미인데, 의상디자이너 조상경은 두 '리타'의 스타일에 따라 각각 다른 옷을 입혔다. 키가 크고 동안인 공효진은 큰 무늬 프린트 원피스와 긴 통바지를 입고 나오는 반면 얼굴이 작고 눈매가 또렷한 강혜정은 형광 재킷과 흰색 롱부츠, 갈색 니트와 어깨 끈이 있는 원피스를 매치시켜 등장한다.


▷2월 1일까지 대학로 DCF대명문화공장 1관, (02)3672-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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