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남남북녀' 특집 토크 콘서트]
탈북자 포함 300명 참석, 마술쇼·춘향극 등 공연… 방송 뒷이야기도 풀어내
"경기도 양평에서 아내한테 꽉 잡혀 사는 남자입니다."(양준혁)
말을 할 때마다 객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남남(南男)은 시종일관 유쾌했고, 북녀(北女)는 확실히 예뻤다. TV조선의 가상 결혼 버라이어티 '애정 통일 남남북녀'의 출연진이 17일 오후 7시 경기도 고양시 아람누리 새라새극장에서 특집 토크 콘서트를 열었다. 지난 7월 방송을 시작해 평균 시청률 4%를 넘으며 인기를 끈 이 프로그램의 주인공인 박수홍과 박수애 커플, 양준혁과 김은아 커플은 이날 듀엣으로 노래를 부르고 각종 쇼를 보여주는가 하면, 방송 뒷이야기까지 풀어놓으며 좌중을 울리고 웃겼다. 영하 10도의 한파에도 탈북자와 홈페이지 추첨을 통해 초대받은 애청자 300여 명은 객석을 꽉 채우고 극장을 데웠다.
"이 커플들 진짜로 결혼했으면 좋겠어요. 그게 통일이잖아요."

이날 공연에 게스트로 나온 가수 노사연은 특유의 호탕한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노사연을 비롯, '남남북녀'의 팬을 자처하며 게스트로 나온 가수 조영남과 배우 김민희, 개그맨 윤정수 등은 하나같이 박수홍과 박수애, 양준혁과 김은아가 "이참에 진짜로 결혼하라"고 종용(?)했다. 공연을 보러 온 박수홍의 부모님도 "수애가 참 괜찮다"며 거들자 박수홍은 당황한 듯 헛웃음을 터뜨렸다. 조영남은 "남남북녀가 결혼하는 것이 진짜 통일"이라며 그의 신곡 '통일바보'를 열창했다.
"남한에선 와인을 마시는 게 아무것도 아닌 일이지만, 내가 이런 것을 누린다는 게 놀라워요."(박수애)
"아버지, 저 남한에 와서 잘 살고 있으니까 이제 걱정 말고 편히 눈감으세요."(김은아)
시청자들이 뽑은 최고 명장면이 스크린에서 나오자 좌중이 숙연해졌다. 탈북자인 박수애와 김은아 모두 한국에서 펼쳐진 자유롭고 행복한 삶에 감동하면서도 마음 한편으론 북한에 남겨둔 가족을 걱정하고 있었다. 박수홍은 "수애와 은아 모두, 북한 가족 대신 시청자 여러분이 이들의 가족이 되어달라"고 말했다. 기립 박수가 나왔다.
2시간 넘게 이어진 공연은 막바지에 김은아와 평양민속예술단이 함께한 마술쇼 공연, 박수애의 고난도 플라잉 요가 시연이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클라이맥스는 박수홍과 박수애가 이몽룡과 춘향이로, 양준혁과 김은아가 방자와 향단이로 분해서 마당극풍 무대를 선보인 '춘향극'이었다. 남쪽 사람이든 북쪽 사람이든 모두 일어나서 손뼉을 치며 흥을 돋웠다. 이날 객석엔 먼저 통일이 왔다. 이 특집 토크 콘서트는 내년 1월 2일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