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애호가라면… 오늘부터 '황금 주말'

입력 : 2014.11.14 00:40

중량급 작가·배우 신작 쏟아져

날아다니는 돌 - 진정한 자유 그려…
챔피언 - 남자들의 숨겨진 삶
가족이란… - 아버지 연기 압권

연극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번 주말은 축복과도 같다. 중량급 작가·연출가·배우들이 펼치는 뛰어난 신작 연극이 유례없이 대거 공연되는 '황금 주말'이기 때문. 연극계가 1년 동안 비축했던 역량을 한꺼번에 무대에 쏟아내려는 듯하다.

날아다니는 돌

돈 벌 궁리에 여념이 없는 경매업자가 강원도 산골에 숨어 사는 '박석 선생'을 찾아간다. 통장에 든 1억5000만원을 톡톡 털어 그가 가진 물건을 사려고 하는데, 바로 하늘을 날아다니는 돌.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가? "그 돌은 활화산의 한 조각, 깊은 바다가 솟아오른 것, 광대무변의 우주를 떠돌던 별…." 모두가 똑같이 물질만 추구하는 각박한 사회에서, 그것은 빈사 상태의 자유와 상상력에 대한 은유임이 드러난다. 한국 대표 극작가 이강백의 우화적 스토리를 연출가 이성열이 단단하고 야무지게 무대에 올렸다. 오현경·한명구·이명행의 연기도 일품이다. 16일까지 서계동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 (02)889-3561~2

연극‘날아다니는 돌’(위 사진)의 이명행(왼쪽)·한명구와‘우리는 영원한 챔피언’의 박완규·박용수·이종무(왼쪽부터). /코르코르디움·국립극단 제공
연극‘날아다니는 돌’(위 사진)의 이명행(왼쪽)·한명구와‘우리는 영원한 챔피언’의 박완규·박용수·이종무(왼쪽부터). /코르코르디움·국립극단 제공
우리는 영원한 챔피언

세상과 전쟁하듯 힘겹게 살아온 남성들을 위한 찬가인 동시에 저주인 연극. 미국 소도시, 고교 시절 챔피언 트로피를 거머쥔 농구팀이었던 동창생들이 20여년 만에 옛 코치 집에 모인다. 시장이 된 친구의 재선을 돕기 위해 치밀한 전략을 세우기 시작하는데, 극이 진행될수록 사실은 이 남자들이 서로 이용하고 배신하는 비열한 술책을 벌여 왔음이 드러난다. 늙은 코치는 "지는 것은 죄악이다. 오직 이겨라!"고 소리치고 그 '승리'의 본질은 협잡과 권모술수라는 것이 낱낱이 밝혀지는데도, 마지막에 이들은 울면서 얼싸안는다. 제작을 맡은 국립극단 측은 "이례적으로 남성 관객들의 반응이 훨씬 좋다"고 밝혔다. 제이슨 밀러 작, 채승훈 연출. 23일까지 명동예술극장, 1688-5966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

영국 작가 니나 레인의 희곡을 박정희가 연출한 이 작품에서, '가족'은 서로 상처를 주는 걸 주저하지 않는 까다로운 사람들이다. 그들 중 청각장애인이 있는데 어떻게 소통하고 정체성을 심어줘야 할까? 하지만 작품의 진짜 주제는 언어라는 소통 수단의 왜곡이다. 몰입감 높은 1막에 비해 2막이 싱겁게 끝나버리는 듯한 약점은 있다. 남명렬의 성마른 지식인 아버지 연기는 감탄스러울 정도다. 12월 14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070-4141-7708

히에론, 완전한 세상

인간의 모든 삶이 노동에 집중돼 있고, 이들은 서로 대화를 나누지 않으며, 실업자는 곧바로 사형당하는 사회가 있다. 그런 세상을 지배하는 독재자조차 '완벽한 시스템'에서 소외되기 시작한다. 극 중간의 관객 참여형 진행이 흐름을 끊는 느낌도 주지만, 망치로 한 대 얻어맞는 듯한 결말의 충격이 이를 상쇄한다. 마리오 살라자르 작, 양정웅 연출. 16일까지 대학로 선돌극장, (02)889-35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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