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10.13 23:50
보이첵
지난주 개막한 뮤지컬 '보이첵'(게오르크 뷔히너 원작, 윤호진 연출·사진)은 올 하반기 가장 기대를 모은 창작 뮤지컬이다. 문학사의 주요 작품 중 하나인 동명(同名)의 희곡을 세계 처음으로 뮤지컬로 만들어 해외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프로젝트의 첫발이다. 가난한 병사인 주인공이 생계를 위해 끼니 대신 완두콩만 먹는 생체실험을 당하며 핍박을 받다가 아내의 부정(不貞)을 알게 되고 파국을 맞는다는 줄거리다.
작품은 원작의 어두운 분위기에 맞게 인물의 '내면'을 보여주려 했다. 갈대숲과 2층 건물로만 이뤄진 무대는 간결하면서도 긴장감을 높였고, 포크와 펑크, 집시 음악을 섞은 영국 밴드 싱잉 로인스의 음악은 언뜻 단순하면서도 밑바닥 정서를 긁는 묘한 호소력이 있었다. 배우 김수용은 '저렇게 한 달을 공연하면 정말 폐인이 되는 게 아닐까' 걱정될 정도로 심신이 피폐해진 주인공 역을 몸을 던져 연기했다.
하지만 이 뮤지컬은 곳곳에서 의문을 남겼다. 뷔히너 희곡의 처절한 비극성은 뮤지컬 특유의 요란한 군무(群舞)나 희화화된 표현과는 좀처럼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 창녀들의 야한 춤이 등장하는 사창가 장면과 주인공이 칼을 살 때 영화 '아담스 패밀리'의 등장인물처럼 분장한 조연들이 나오는 장면은 몰입을 방해했다.
'사회 구조의 모순에서 비롯된 비극'이라는 원작의 메시지와는 달리, 뮤지컬에선 주인공의 비극이 상당 부분 개인적인 따돌림 문제인 것처럼 보였다. 배우들이 부르는 넘버(삽입곡)의 내용 대부분이 극을 전개시키는 역할을 하기보다는 자신의 감정을 지나치게 자세히 설명하는 방식이었다. 아내를 살해하면서도 '영원한 사랑'을 노래하는 결말은 설득력이 약했다.
원작의 사회 비판적, 비극적 요소를 기대한 관객에게 이 작품은 경박하게 비칠 만하다. 반면 종래 뮤지컬 관객이라면 파멸을 향해 일방적으로 질주하는 암울한 분위기가 불편할 수 있다.
▷11월 8일까지 LG아트센터, 공연 시간 150분, (02)2005-0114
작품은 원작의 어두운 분위기에 맞게 인물의 '내면'을 보여주려 했다. 갈대숲과 2층 건물로만 이뤄진 무대는 간결하면서도 긴장감을 높였고, 포크와 펑크, 집시 음악을 섞은 영국 밴드 싱잉 로인스의 음악은 언뜻 단순하면서도 밑바닥 정서를 긁는 묘한 호소력이 있었다. 배우 김수용은 '저렇게 한 달을 공연하면 정말 폐인이 되는 게 아닐까' 걱정될 정도로 심신이 피폐해진 주인공 역을 몸을 던져 연기했다.
하지만 이 뮤지컬은 곳곳에서 의문을 남겼다. 뷔히너 희곡의 처절한 비극성은 뮤지컬 특유의 요란한 군무(群舞)나 희화화된 표현과는 좀처럼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 창녀들의 야한 춤이 등장하는 사창가 장면과 주인공이 칼을 살 때 영화 '아담스 패밀리'의 등장인물처럼 분장한 조연들이 나오는 장면은 몰입을 방해했다.
'사회 구조의 모순에서 비롯된 비극'이라는 원작의 메시지와는 달리, 뮤지컬에선 주인공의 비극이 상당 부분 개인적인 따돌림 문제인 것처럼 보였다. 배우들이 부르는 넘버(삽입곡)의 내용 대부분이 극을 전개시키는 역할을 하기보다는 자신의 감정을 지나치게 자세히 설명하는 방식이었다. 아내를 살해하면서도 '영원한 사랑'을 노래하는 결말은 설득력이 약했다.
원작의 사회 비판적, 비극적 요소를 기대한 관객에게 이 작품은 경박하게 비칠 만하다. 반면 종래 뮤지컬 관객이라면 파멸을 향해 일방적으로 질주하는 암울한 분위기가 불편할 수 있다.
▷11월 8일까지 LG아트센터, 공연 시간 150분, (02)2005-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