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8.08 00:24
제14회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아리랑·템페스트 등 42편 무대에
'도대체 어디 가서 이런 공연을 또 볼 수 있겠는가'란 생각이 들었다. 지난 4일 밤 경남 밀양시 부북면 가산리 밀양연극촌의 노천극장인 '성벽극장'에는 장대비가 쏟아졌다. 그런데도 밤 10시부터 자정 무렵까지 계속된 연극 '아리랑―분단을 넘어서'(이윤택 연출)를 보기 위해 객석을 가득 채운 500여명의 관객은 우비를 입은 채 거의 자리를 뜨지 않았다. 배우들은 얼굴에 붙인 핀마이크가 젖을까봐 모두 우산을 들고 연기했다. 마침내 두 시간의 공연이 끝나자 빗줄기를 뚫고 우레 같은 박수와 환호가 터졌다.
온몸이 흠뻑 젖은 채 극장을 나오던 50대 여성 관객은 '비 맞으며 연극을 본 이유'를 묻자 "아, 재미있잖아요!"라며 "우리는 해마다 여기 온다"고 말했다.
온몸이 흠뻑 젖은 채 극장을 나오던 50대 여성 관객은 '비 맞으며 연극을 본 이유'를 묻자 "아, 재미있잖아요!"라며 "우리는 해마다 여기 온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개막해 오는 10일까지 이어지는 제14회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는 밀양연극촌의 6개 공연장에서 42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연극인들이 놀라워하는 것은 관객의 열정이다. 지난 1~2일 성벽극장에서 공연된 셰익스피어 원작, 오태석 연출의 '템페스트'도 우중(雨中) 공연이 펼쳐져 '가장 템페스트(폭풍)다운 템페스트였다'는 평을 들었다. 개막작인 모노드라마 '벽 속의 요정'을 공연한 배우 김성녀씨는 "내려오기 전엔 '인터미션 때 관객이 다들 가버리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기우였다"고 말했다.
연출가 이윤택과 연희단거리패가 이끄는 밀양예술제에는 올해 주목할 만한 작품이 많았다. '경성스타'를 개작해 처음 선보인 '아리랑―분단을 넘어서'는 우리 연극사에서 비주류였던 신파극·만담·친일극을 정면으로 다룬 스케일 큰 작품으로, 김소희·이승헌·배보람 등의 뛰어난 연기와 노래·안무가 돋보였다. 올해 프랑스 아비뇽연극제에서 찬사를 받은 김광림 극본, 최준호 연출의 '고백'도 국내 초연됐다. 9~10일에는 '늙은 소년들의 왕국'과 '안데르센' 등이 공연된다. (055)355-2308
연출가 이윤택과 연희단거리패가 이끄는 밀양예술제에는 올해 주목할 만한 작품이 많았다. '경성스타'를 개작해 처음 선보인 '아리랑―분단을 넘어서'는 우리 연극사에서 비주류였던 신파극·만담·친일극을 정면으로 다룬 스케일 큰 작품으로, 김소희·이승헌·배보람 등의 뛰어난 연기와 노래·안무가 돋보였다. 올해 프랑스 아비뇽연극제에서 찬사를 받은 김광림 극본, 최준호 연출의 '고백'도 국내 초연됐다. 9~10일에는 '늙은 소년들의 왕국'과 '안데르센' 등이 공연된다. (055)355-2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