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최우리]
시골 출신 코러스걸의 스타 성공記
"늘 첫 오디션 보던 그날 생각해요… 최대한 진실하게 연기하려고요"
"로커에서 탭댄서로 변신하는 게 어려웠느냐고요? 사실, 연습하다가 그만 발톱이 빠졌어요." 최우리는 지난 달 개막한 대극장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여주인공 페기 소여 역을 맡았다. 1930년대 미국 뉴욕, 시골에서 올라온 신출내기 코러스걸이 뮤지컬 주연으로 올라선다는 스타 탄생 스토리다. 여성이 단독 주연을 맡는 작품이 드문 우리 뮤지컬계의 현실에서, 최우리는 분명 올해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여배우 중의 하나다.
그도 데뷔한 지 벌써 10년이 됐다. 단국대 연극영화과 시절 남경읍·손지원이 나온 '사랑은 비를 타고'를 본 뒤 연기·춤·노래가 혼연일체된 뮤지컬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고, 무작정 본 오디션을 거쳐 2004년 '그리스'의 앙상블(주로 군무나 합창을 맡는 단역)로 데뷔했다. 이후 '컨페션' '리걸리 블론드' '캐치 미 이프 유 캔' 등에 출연하며 한 발 한 발 성장해 왔다.
그래서 '브로드웨이 42번가'의 페기 소여는 현실의 최우리와 수시로 겹친다. "첫 장면 등장 직전에 늘 눈을 감고 오디션을 처음 보던 그날을 생각해요. 최대한 진실한 마음으로 연기하려는 거죠." 그러고 나면 타임머신을 타고 10년 전으로 돌아간 '신인' 최우리가 마치 꿈을 꾸는 듯한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무대 위에 나타난다. 탭댄스 스텝 하나, 손짓 하나마다 뮤지컬 무대에 선다는 기쁨과 어떤 고난도 극복할 수 있다는 의지가 보인다.
앙상블 30여명 속에 들어가 고난도 군무(群舞)를 추는 신이 유독 많은 이 뮤지컬이 오히려 최우리에겐 자연스럽다. 그 역시 오래도록 그런 앙상블 중의 하나였기 때문이다. "극에서 첫 주연을 앞두고 앙상블 친구들이 소여를 응원해 주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실제로 그분들이 이 공연 직전 저를 위로해 주세요." 응원을 받는 사람이 페기인지 최우리인지 본인도 헷갈릴 지경이다.
최우리는 넉 달 넘게 하루에 12시간씩 탭댄스 연습을 하면서도 가장 늦게 퇴근할 정도로 매달렸다. "제 성격이 완벽주의에 가까워서 늘 힘들어요. 하지만 그게 없다면 긴장감도 열정도 줄어들어 버릴 것 같아 두려워요." 아직도 딸이 좀 더 평범하게 살길 바라는 부모님은 칭찬에 인색한 편이지만, 이번 공연을 보고선 딱 한마디 했다고 한다. "연습 많이 했겠구나." 상찬(賞讚)이었던 셈이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31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02)580-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