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과의 거리 1m… 여기선 웃음소리도 음악

입력 : 2014.07.30 23:36

-'지방 카페 콘서트' 하는 뮤지션들
옥상달빛·김목인·요조 등 공연
50석 규모에 최소 장비로 연주… 티켓값 2만~3만원 내외로 저렴

"이 공연 보고 창원 공연도 갈 거예요."

지난 26일 경남 진주 가좌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여성 듀오 '옥상달빛'의 카페 콘서트를 보러온 정민정(29)씨가 말했다. 옥상달빛은 이날 낮 진주에서 공연을 한 뒤 저녁엔 경남 창원의 카페에서 공연을 했다. 정씨의 말을 들은 옥상달빛 멤버들이 웃으며 답했다. "이분 열정을 봐서라도 진주에 또 와야겠네요." 관객석에서 박수와 환호가 터졌다.

옥상달빛은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지방 10개 도시를 돌면서 이른바 '카페 투어 콘서트'를 했다. 뮤지션들이 카페에서 공연하는 일은 종종 있었지만, 아예 카페를 돌며 공연하는 것은 최근의 일이다. 올해만 해도 김목인, 강아솔, 요조, 한국인 등이 카페 투어를 했다.

지난 26일 경남 진주시 가좌동의 카페‘사운드가든’에서 여성 듀오 옥상달빛이 공연을 하고 있다. 뮤지션과 관객의 거리가 1m 정도밖에 되지 않아 친밀한 분위기에서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진주=권승준 기자
지난 26일 경남 진주시 가좌동의 카페‘사운드가든’에서 여성 듀오 옥상달빛이 공연을 하고 있다. 뮤지션과 관객의 거리가 1m 정도밖에 되지 않아 친밀한 분위기에서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진주=권승준 기자
"돈 벌려면 이런 공연 안 하죠. 평소 못 가는 지역의 관객을 만나는 통로 같은 것입니다."

김목인 등의 카페 투어를 기획한 회사 '일렉트릭뮤즈' 김민규 대표의 말이다. 그 말대로 최근 카페 투어는 전북 군산 등 지방 도시 위주로 열린다. 일종의 틈새 시장 공략이다. 카페 공연은 길거리 공연처럼 악기와 앰프, 스피커 정도의 장비만 있으면 되고 스태프도 거의 필요 없다. 적은 비용으로 그럴듯한 공연을 열 수 있단 얘기다. 덕분에 티켓 값도 2만~3만원 내외로 싼 편이고, 공연 규모도 50석 내외다.

"관객에게서 '공연하러 와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직접 받는 건 신선한 경험이었죠." 포크 뮤지션 강아솔의 말이다. 이처럼 뮤지션과 관객이 가깝게 대화할 수 있는 것도 카페 투어의 매력이다. 옥상달빛 공연을 보려고 광주광역시에서 진주까지 왔다는 권정민(31)씨는 "뮤지션을 코앞에서 보고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공연이 끝나면 뮤지션과 관객이 어울려 사진을 찍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카페 투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경주 공연에선 한 고등학생이 '꼭 옥상달빛 노래를 연주하고 싶다'며 무대에 올라와서 키보드를 연주했어요. 이런 재밌는 일이 벌어져서 카페 공연이 좋은 거죠." 옥상달빛 멤버 김윤주의 말처럼 규모가 소박하다 보니 다른 공연에선 보기 어려운 일도 일어난다. 공연을 보던 관객이 무슨 사연 때문인지 구슬피 우는 바람에 노래가 중단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김목인은 공연을 보러 온 그 지역 뮤지션과 즉석에서 합동 공연을 하기도 했다.

"(영화)'화양연화(花樣年華)' 같다." 여자친구와 손을 잡고 옥상달빛 공연을 보던 20대 남자가 연인의 귀에 속삭였다. "수고했어 오늘도/ 아무도 너의 슬픔에 관심 없대도/ 난 늘 응원해" 하는 맑은 노랫소리와 창밖 매미 울음소리, 카페 안 선풍기 소리와 섞여 좁은 공간을 메웠다. 혼자 와서 공연을 보던 남자 관객은 맥주를 마시다 말고 손으로 눈물을 닦았다. "옥상달빛 노래를 좋아해서 많이 들었는데, 가사가 이렇게 절절하게 들린 건 처음이에요. (운 건) 부끄러운데, 그래도 정말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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