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국제뮤지컬 페스티벌 개막
국내 창작 뮤지컬에서 성인 남성이 이런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있었다면 '손발이 오글거린다'는 반응이 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노래를 부르는 중국 배우들은 진지했고 객석에선 눈물을 닦는 사람도 보였다. 지난 28일 대구 오페라하우스, 제8회 대구 국제뮤지컬 페스티벌(DIMF) 개막작인 중국 뮤지컬 '마마 러브 미 원스 어게인(媽媽再愛我一次)'의 커튼콜이었다.
'중국 창작 뮤지컬의 대부'로 불리는 리둔(李盾) 감독이 지난해 초연한 이 뮤지컬은 투박했다.어머니를 칼로 찌른 패륜 범죄 실화를 사랑과 참회의 이야기로 각색한 줄거리는 신파적이었고, 형광등을 켠 듯한 밝은 조명과 원색 위주의 의상은 어딘가 촌스러웠다. 모든 감정을 쉴 새 없이 고성(高聲)의 노래로 표현하는 것도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이 작품은 장르적 완성도가 아닌 곳에서 질박한 감동을 줬다. '어머니의 사랑은 위대하다'는 주제로 정면 승부해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낸 것. 뮤지컬 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한국 창작 뮤지컬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소재를 다룰 수 있다는 게 중국 뮤지컬의 힘"이라고 했다.
오는 14일까지 계속되는 DIMF는 '뮤지컬 신흥국'들의 작품을 소개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 다른 개막작인 슬로바키아의 '마타하리'는 1차 세계대전 당시의 여성 스파이가 주인공으로 동유럽 뮤지컬의 연극적인 색채, 현대 무용과 발레를 넘나드는 뛰어난 안무를 맛볼 수 있었다. '슬로바키아의 국민 가수'라 불리는 주연 배우 시사 스콜로브스카의 가창력 또한 놀라웠다.
러시아 작품 '몬테크리스토'(11~13일)는 전문가들로부터 "정말 이 작품이 대구에 오느냐"는 반응을 얻었던 대작(大作). 워낙 대규모여서 공수하기 어려웠던 무대 세트는 DIMF 측이 대구에서 만들었다. 프랑스 작품 '까당스'(4~6일)와 다국적 프로덕션 '로스트 가든'(3~6일)도 무대에 선다. DIMF의 이유리 집행위원장은 "일부 작품이 한국 내 라이선스 공연 가능성을 타진하는 등 아트 마켓의 가능성을 보였다"고 말했다. www.dimf.or.kr, (053)622-1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