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씨구, 깔깔~ 주목받은 연극 뒤엔 그가 있었네

입력 : 2014.06.16 00:05

-연출가 고선웅의 힘
18禁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 5·18 소재 '푸르른 날에' 光州 초연… 관객 찬사·기립박수 받아

'고선웅의 힘'이 돋보였던 한 주였다. 국내 연극계의 대표적 스타 연출가 중 한 사람인 고선웅(46·사진) 경기도립극단 예술감독이 연출한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이하 '옹녀')가 11일 국립극장에서 개막했고, 13일에는 그가 연출한 연극 '푸르른 날에'가 광주(光州)에서 초연됐다.

'변강쇠 점 찍고 옹녀' 개막

"뮤지컬보다 낫다." "얼씨구 소리가 저절로 나오더라." 12일 국립창극단의 첫 '18금(禁) 창극'인 '변강쇠 점 찍고 옹녀'를 보고 극장을 나오는 젊은 관객들로부터 찬사가 이어졌다. 2012년 호러 창극 '장화홍련' 등 새로운 창극 실험을 이어가는 국립창극단(예술감독 김성녀)의 신작 '옹녀'는 원작 비틀기의 고수(高手)로 알려진 고선웅이 연출을 맡아 화제를 모은 작품이었다.

실제 공연에서 원작의 외설적인 부분은 1막에서 잠깐 창(唱)을 통해 나올 뿐이었다. 작품의 초점은 성적(性的)인 요소뿐 아니라 인생 자체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옹녀에게 맞춰져 있다. 고선웅은 가창 실력과 관객과의 소통 능력 등 국립창극단 배우들의 장점을 최대한으로 뽑아냈다. 한 뮤지컬 제작자는 "장면 전환과 템포, 구성에서 나무랄 데가 없었다"고 말했다.

보통 3~5일 정도 공연에 그치던 창극의 관행을 깨고 26일 장기 공연에 들어간 이 작품은 뮤지컬처럼 인터넷 예약 화면에 더블 캐스팅 표를 띄우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이 작품이 여러 면에서 창극의 신기원(新紀元)을 이루고 있는 셈이다.

'푸르른 날에' 光州 초연

13일 저녁, 광주광역시 빛고을시민문화관의 연극 '푸르른 날에' 공연이 끝나자 관객 500명 중 절반이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쳤다. 국내 연극 공연에서 기립박수는 매우 드문 일이다. 관객 김모(54)씨는 "5·18을 소재로 한 작품이라서 단조로운 내용일 줄 알았는데, 살아남은 사람들의 인간적인 이야기가 나와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11일 개막한 국립창극단의‘첫 18금(禁) 창극’인‘변강쇠 점 찍고 옹녀’(왼쪽)와 13일 광주광역시에서 초연된 연극‘푸르른 날에’. 모두 고선웅 경기도립극단 예술감독의 연출작이다. /국립극장·신시컴퍼니 제공
11일 개막한 국립창극단의‘첫 18금(禁) 창극’인‘변강쇠 점 찍고 옹녀’(왼쪽)와 13일 광주광역시에서 초연된 연극‘푸르른 날에’. 모두 고선웅 경기도립극단 예술감독의 연출작이다. /국립극장·신시컴퍼니 제공
제3회 차범석희곡상 수상작인 '푸르른 날에'는 5·18 이후 헤어졌다가 30년 만에 만난 남녀의 이야기로, 2011년 초연돼 주요 연극상을 수상했으나 작품의 배경인 광주에서 공연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명랑한 통속극'을 표방하며 용서와 화해에 대해 말하는 이 작품에 대해 연출가 고선웅은 "이해 당사자들이 혹시 불쾌해하지 않을까 고민했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극이 시작하자 관객들은 곳곳에 심어 놓은 유머에 큰 소리로 웃다가도, 도청에서 시민군이 총에 맞아 죽고 잡혀간 주인공이 물고문을 당하는 장면에선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몰입감을 보였다. 연극을 보러 온 윤장현 광주시장 당선인은 "이제 광주가 피해자의 입장이 아니라 화해의 입장으로 넉넉하게 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 7월 6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02)2280-4114~6

▷연극 '푸르른 날에' 6월 22일까지 광주광역시 빛고을시민문화관, (062)417-6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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