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뮤지컬 공백기, 눈에 띄는 '보석' 셋

입력 : 2014.05.30 01:18

풀하우스 - 볼거리 다양한 6등분 2층집 무대
보니 앤 클라이드 - 화려한 캐스팅·높아진 속도감
여신님이 보고 계셔 - 남북 병사 다룬 독특한 스토리

"요즘 뮤지컬 다 어디 갔지?" 초여름 문턱에서 뮤지컬계는 뜻밖의 소강기(小康期)를 맞고 있다. 올 상반기 큰 성공을 거둔 대형 창작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지난 18일 폐막했고, '두 도시 이야기' '프리실라' '드라큘라' 등의 대작들은 월드컵 조별리그 시기를 피해 6월 말 이후로 개막 일정을 잡았다. 70억원을 투입했다는 '태양왕'이 지난달 초 막을 올렸지만 작품과 흥행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세월호 참사의 여파도 컸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선전(善戰)하는 뮤지컬 세 편이 눈에 띈다. 블록버스터급 대작은 아니지만, 모두 충실한 기획과 무난한 연기·음악으로 꾸준히 호평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택배 박스 안쪽에 포스터를 인쇄한 광고를 시도하거나('보니 앤 클라이드') 항공권 경품 이벤트를 여는('풀하우스') 등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고군분투도 남다르다.

(사진 위에서부터)뮤지컬 '풀하우스', '보니 앤 클라이드', '여신님이 보고 계셔'. /㈜카바엔터테인먼트, 엠뮤지컬아트·CJ E&M, is ENT·연우무대
(사진 위에서부터)뮤지컬 '풀하우스', '보니 앤 클라이드', '여신님이 보고 계셔'. /㈜카바엔터테인먼트, 엠뮤지컬아트·CJ E&M, is ENT·연우무대
'풀하우스'(6월 8일까지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는 순정만화계의 고전(古典)으로 불리는 원수연 원작 만화를 각색한 작품. 시나리오 작가인 여주인공이 아버지가 물려준 집을 되찾기 위해 톱스타와 계약 결혼을 하지만 결국 진짜 사랑을 하게 된다는 로맨틱 코미디물이다. 주 공간인 이층집 '풀하우스'를 6등분해 효율적으로 사용한 무대, 빠른 장면 전환, 기자들이 등장하는 군무(群舞)와 영화 속의 한 장면을 재현한 춤 등 독특한 안무가 돋보인다. 발라드·비밥·록 등의 장르를 다채롭게 펼쳐낸 뮤지컬 곡들은 친숙하게 다가오며, 에이핑크의 정은지 등 아이돌의 역할 소화도 괜찮은 편이다.

지난해 9월 초연됐던 '보니 앤 클라이드'(6월 29일까지 BBC아트센터)는 엄기준·에녹·가희·오소연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재단장한 뮤지컬이다. 워런 비티와 페이 더너웨이 주연의 1967년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를 기억하는 중장년 팬이 많아 관객층이 두텁다. 지난해 공연보다 러닝타임을 15분 단축해 속도감을 높였고,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 혼으로부터 한국 공연을 위해 2곡을 추가로 받아 작품에 넣었다.

팬들로부터 '여보셔'라는 약칭으로 불리는 '여신님이 보고 계셔'(7월 27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는 6·25전쟁 중 무인도에 표류한 남북한 병사들의 에피소드를 다룬 독특한 창작 뮤지컬이다. "조밀하고 탄탄한 이야기로 소극장 뮤지컬의 장점을 고루 갖췄다"는 평을 들은 이 작품은 이번에 '중극장 뮤지컬'로 업그레이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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