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5.15 03:05
| 수정 : 2014.05.15 09:39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예술감독 9년째 맡은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세종 체임버홀 등 25일까지 공연

솜씨 좋은 셰프가 정성껏 차려낸 요리를 주방 식탁에서 맛보는 것 같았다. 13일 세종 체임버홀에서 열린 서울 스프링 실내악축제 개막공연. 드보르자크가 1890년대 미국에서 쓴 작품 4편을 독주와 이중주, 5중주와 성악으로 연주했다. 400석짜리 소극장에서 일급 연주자들이 들려준 명품 실내악은 청중들까지 음악과 한 몸으로 만들 만큼 중독성이 강했다.
이날 피날레는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과 양고운, 비올라의 폴 뉴바우어·홍 웨이 황, 첼로의 앙리 드마르케트가 나선 현악 5중주. 강동석은 동료와 의자에 앉아 발꿈치를 치켜들고 앞뒤 좌우로 몸을 흔들며 연주에 몰입했다. 연주 몇 시간 전에 만난 강동석이 무대 위의 저 사람인가 싶을 만큼, 빛나는 공연이었다.
"실내악의 매력이 뭐냐고요? 일단 와보세요." 인터뷰 때 만난 강동석은 다짜고짜 이렇게 말했다. "한 사람이 연주하는 것만 들으면 지루하잖아요. 소리가 크니까 교향곡을 좋아하는데, 실내악은 연주자 숫자만 적을 뿐이지 오케스트라의 축소판이기도 해요." 2006년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출범 때부터 예술감독을 맡아온 강동석은 실내악 예찬에 열을 올렸다. "실내악은 원래 궁정에서 왕이 즐기던 음악이잖아요. 살롱처럼 작은 공간에서 들으니, 친밀감이 더 높지요."
스물둘이던 1976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3위에 입상한 강동석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뮌헨 필, 로열 필 등 정상급 오케스트라와 협연해온 독주자다. '음악 신동(神童)'의 길을 걸어왔지만 독주자의 길은 만만치 않았다.
"이 도시, 저 도시를 돌아다니며 연주하는 게 화려하게 보이지요? 영국 맨체스터의 할레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한 적 있는데요. 하루 종일 누구와도 말 한마디 하지 않고 보낸 날도 있었어요." 그는 "바이올린은 피아노와 달리 협주곡이 매우 제한돼 있기 때문에 답답하다. 실내악에 눈을 돌린 데는 레퍼토리를 다양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고 했다.
25일까지 세종체임버홀 등에서 열리는 올해 축제 주제는 '신세계, 어제와 오늘'. 미국 작곡가나 미국과 관련 있는 작품들이 주로 오른다. 강충모, 김영호, 신수정, 유영욱(이상 피아노), 초량 린, 백주영(바이올린) 김상진, 최은식(비올라) 양성원, 조영창(첼로) 윤혜리, 최나경(플루트)과 칼리히슈타인-라레도-로빈슨 트리오, 노부스 콰르텟 등 60명 넘는 국내외 일급 연주자들이 참여한다.
그에게 예술감독이 추천하는 공연 셋만 골라 달라고 했다. "15일 연주하는 로타는 '대부' 음악을 쓴 영화음악가이지만 훌륭한 3중주를 썼고, 16일 칼리히슈타인 트리오는 미국에서 제일 유명한 트리오 중 하나고요. 17일 국립중앙박물관 야외음악회는 쉽게 즐길 수 있는 곡으로만 골랐고…." 결국 "전부 다 좋아서 셋만 고를 수 없다"는 얘기였다. 문의 (02)720-3933, www.seoulspring.org
이날 피날레는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과 양고운, 비올라의 폴 뉴바우어·홍 웨이 황, 첼로의 앙리 드마르케트가 나선 현악 5중주. 강동석은 동료와 의자에 앉아 발꿈치를 치켜들고 앞뒤 좌우로 몸을 흔들며 연주에 몰입했다. 연주 몇 시간 전에 만난 강동석이 무대 위의 저 사람인가 싶을 만큼, 빛나는 공연이었다.
"실내악의 매력이 뭐냐고요? 일단 와보세요." 인터뷰 때 만난 강동석은 다짜고짜 이렇게 말했다. "한 사람이 연주하는 것만 들으면 지루하잖아요. 소리가 크니까 교향곡을 좋아하는데, 실내악은 연주자 숫자만 적을 뿐이지 오케스트라의 축소판이기도 해요." 2006년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출범 때부터 예술감독을 맡아온 강동석은 실내악 예찬에 열을 올렸다. "실내악은 원래 궁정에서 왕이 즐기던 음악이잖아요. 살롱처럼 작은 공간에서 들으니, 친밀감이 더 높지요."
스물둘이던 1976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3위에 입상한 강동석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뮌헨 필, 로열 필 등 정상급 오케스트라와 협연해온 독주자다. '음악 신동(神童)'의 길을 걸어왔지만 독주자의 길은 만만치 않았다.
"이 도시, 저 도시를 돌아다니며 연주하는 게 화려하게 보이지요? 영국 맨체스터의 할레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한 적 있는데요. 하루 종일 누구와도 말 한마디 하지 않고 보낸 날도 있었어요." 그는 "바이올린은 피아노와 달리 협주곡이 매우 제한돼 있기 때문에 답답하다. 실내악에 눈을 돌린 데는 레퍼토리를 다양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고 했다.
25일까지 세종체임버홀 등에서 열리는 올해 축제 주제는 '신세계, 어제와 오늘'. 미국 작곡가나 미국과 관련 있는 작품들이 주로 오른다. 강충모, 김영호, 신수정, 유영욱(이상 피아노), 초량 린, 백주영(바이올린) 김상진, 최은식(비올라) 양성원, 조영창(첼로) 윤혜리, 최나경(플루트)과 칼리히슈타인-라레도-로빈슨 트리오, 노부스 콰르텟 등 60명 넘는 국내외 일급 연주자들이 참여한다.
그에게 예술감독이 추천하는 공연 셋만 골라 달라고 했다. "15일 연주하는 로타는 '대부' 음악을 쓴 영화음악가이지만 훌륭한 3중주를 썼고, 16일 칼리히슈타인 트리오는 미국에서 제일 유명한 트리오 중 하나고요. 17일 국립중앙박물관 야외음악회는 쉽게 즐길 수 있는 곡으로만 골랐고…." 결국 "전부 다 좋아서 셋만 고를 수 없다"는 얘기였다. 문의 (02)720-3933, www.seoulspring.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