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평점 4.9(5점 만점)… '슈퍼맨'의 감동 펀치

입력 : 2014.03.13 00:07

[연극 '내 마음의 슈퍼맨']

시각장애 아빠와 딸 이야기… 이동우·아역 배우 好演 찬사
"연극판 '7번방의 선물'될 듯"

엄마가 세상을 떠나고 새아빠가 재혼하자 생전 처음 보는 친아빠를 찾아가 함께 살던 열 살짜리 딸. 아이는 미국의 외갓집으로 가려고 몰래 비행기표를 끊어 놓았지만 출국일이 돼도 떠나지 않는다. "정작 내가 제일 가지고 가고 싶은 건 트렁크에 안 들어가더라고…. 그건 바로 아빠." 꾹꾹 눌러 왔던 관객의 눈물샘이 이 대목에서 일제히 터진다.

온갖 굵직한 기대작이 쏟아지는 3월 공연계에 뜻밖의 '복병(伏兵)'이 출현했다. 연극 출연작 1편 경력의 신인 배우가 주연으로 나오는 '내 마음의 슈퍼맨'이다. 지난 8일 개막한 이 연극의 인터파크 관객 평점은 5점 만점에 평균 4.91점. "실컷 웃다 울었더니 행복해졌다" "친구들이 공연을 보고 나와서 다들 아빠한테 전화를 걸더라"는 후기가 줄을 잇는다. 평일 객석 점유율 70%의 호조를 보이는 이 연극에 대한 소문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강한 부성애(父性愛) 코드를 갖춰 "연극판 '7번방의 선물'이 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꼬인 가족관계 회복하는 부성애 코드

주인공은 개그맨 출신 배우 이동우(44)다. 홍록기·표인봉과 함께 '틴틴파이브'로 인기를 얻었던 그는 2004년 시야가 좁아지는 '망막색소변성증' 진단을 받았고 2010년 실명했다. 이후 꿈을 잃지 않고 재즈 가수와 철인 3종 경기에 나서는 '슈퍼맨 프로젝트'에 도전해 많은 이에게 용기를 줬다. 이 프로젝트의 마지막 도전이 바로 이 연극이다.

아역 배우와 함께 연극 ‘내 마음의 슈퍼맨’ 공연 연습을 하고 있는 개그맨 출신의 시각장애 배우 이동우. 남들보다 4~5배 많은 연습을 했다. /SM C&C 제공
아역 배우와 함께 연극 ‘내 마음의 슈퍼맨’ 공연 연습을 하고 있는 개그맨 출신의 시각장애 배우 이동우. 남들보다 4~5배 많은 연습을 했다. /SM C&C 제공
스토리는 신파 대신 따뜻한 코미디를 택했다. 10년 전 불의의 사고로 시력을 잃은 전직 배우 '성구(이동우)'는 매니저와 함께 고향에서 수퍼마켓을 운영하며 살던 중, 갑자기 '아빠'라고 부르며 나타난 꼬마 손님을 맞는다. 그곳에 눌러앉은 딸과 티격태격 싸우면서 이들은 차츰 정이 들고 진짜 가족이 돼 간다.

이동우는 시력 장애라는 악조건에서 최선을 다하는 연기를 선보였다. 발성도 좋은 편이고, 모르는 관객은 그가 실제 장애인임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무대 위 동선과 시선 처리도 자연스러웠다. 남보다 4~5배 더 많이 연습한 결과다.

"아빠가 해주는 짜파게티 먹고 싶어"

딸 '단아' 역에 더블 캐스팅 된 김예원·이연수 두 아역 배우의 어른보다 더 어른스러운 연기도 관객의 넋을 빼놓는다. 다른 아빠들만큼 해 줄 수 없다는 좌절감에 "내 한 몸 건사하기도 빠듯해"라며 퉁명스레 쏘아붙이는 아빠. 그러나 딸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응, 빠듯해 보여"라고 쿨하게 대답한다. "괜찮아. 난 좋은 아빠를 찾아온 게 아니라 그냥 아빠를 찾아온 거야" "일요일에 아빠가 만들어 주는 짜파게티를 먹고 싶어" 같은 대사들 역시 심금을 울린다.

이 연극은 '아빠와 함께 지내고 싶다'는 자녀의 작은 소망조차 들어주기 힘들어하는 대한민국 아빠들의 미안한 심정을 제대로 건드린다. 이동우는 12일 본지 통화에서 "왜 많은 사람이 집에서조차 편안하게 지내지 못하고 고통을 느끼는지 안타까웠다"고 했다.

▷4월 6일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 공연 시간 90분, 1544-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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