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그들은 왜 서로 총을 겨눴나… 영화보다 충격적인 전개에 시선 뺏겨

입력 : 2014.03.02 23:53

뮤지컬 '공동경비구역 JSA'

/창작컴퍼니다 제공
화려한 뮤지컬을 기대하고 객석에 앉았다면, 양쪽 끝에 철책 모양의 구조물이 서 있을 뿐인 텅 빈 무대를 보고 실망할 수도 있다. 어둡고 공허하게 설정한 비무장지대(DMZ)는 곧바로 분단의 부질없음을 상징한다.

"이성을 마비시키는 것은 증오가 아니라 공포"라는 극 중 대사대로, 뮤지컬 '공동경비구역 JSA'(작 이희준·연출 최성신·사진)는 장기간의 남북 대립이 낳은 전율이 보편적인 인간 사이의 관계마저 왜곡한다는 것을 암울한 색조로 그려낸다. DMZ에서 발생한 남북한 군인들의 총격 사건으로 한 명이 죽고 두 명이 부상당하고, 사건을 맡은 중립국 수사관은 한국 병사 두 명이 북한군 초소에 수시로 드나들며 우정을 쌓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제 그들이 왜 서로 총을 겨누게 됐느냐는 '진실 찾기'가 시작된다.

원작은 박상연의 소설 'DMZ'(1997)다. 같은 원작의 동명 영화(2000·박찬욱 감독)가 큰 성공을 거둔 것은 6·15 남북정상회담 직후의 사회적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았다. 14년이 지난 지금, 이 작품의 주제는 결코 그때와 같은 무게의 감동을 주지는 않는다. 냄비를 철모처럼 눌러쓰고 '태권브이' '마루치 아라치' 주제가를 부르는 군인들의 총검술 군무나 "총을 겨누는 게 '열라리' 재밌잖냐"는 국군 병장의 대사는 노골적인 반전(反戰) 의식을 드러내지만, '그럼에도 왜 아직도 누군가는 전선(戰線)을 지켜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모범적인 중·소극장용 창작 뮤지컬이라 할 만큼 연극적이고 간결한 전개, 몰입감 높은 음악, 촘촘히 짜인 내러티브가 끝까지 시선을 놓지 못하게 한다. 총격전의 진짜 이유가 '증오의 조건반사'였다는 부분은 영화보다 더 충격적이다.

▷공연시간 150분(인터미션 포함), 4월 27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02)749-9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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