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보다 더 아팠던 정순왕후의 애달픈 회상

입력 : 2014.02.14 10:44

박정자 낭독공연 '영영이별 영이별'
21일 단 두 차례 공연

"선왕의 상이 끝나기 전에는 당신을 쫓아내고 즉위할 수 없었던 수양대군의 음모와 흉계로, 나는 당신의 짝이 되어 당신의 등을 떠미는 꼴이 되었습니다. 당신은 과연 이런 나를 사랑할 수 있으셨는지요?"

"그때 나는 너무 순진했지요. 어리석을 만큼 단순했지요. 왕과 왕비로 산다는 게 정녕 무엇인지 몰랐지요. 당신은 세상의 모두를 향해 웃음 짓고, 나는 당신을 향해서만 웃음 지으면 그만일 줄 알았더이다. 그런데 당신은 세상의 누구에게도 보여줄 수 없었던 눈물을 내 앞에서 흘리더이다. 나도 당신을 바라보며 울었지요. 웃음보다는 울음을, 미소보다는 눈물을 함께 나눌 수밖에 없는 것이 금생에서 맺어진 우리의 인연이더이다."

왕가의 이야기라고 하면 의례껏 왕의 이야기만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여기 왕비라는 미명에 웃고 울어야 했던 한 여인의 애잔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낭독 연극 '2014 박정자의 영영이별 영이별'은 조선의 여섯 번째 왕 단종의 비 정순왕후 송씨가 이승을 떠나면서 이승에서의 시간을 되돌아보며 지난 이야기를 하는 형식의 내용을 라이브 음악, 영상 등과 함께 감성적으로 그려낸 낭독 콘서트다.

'영영이별 영이별'은 본래 김별아의 장편소설이다. 수양대군(세조)의 명으로 영월로 유배를 가는 조선의 여섯 번째 왕 단종과 청계천 영도교에서 영원히 헤어진 정순왕후의 사랑을 그린 이 작품을 전옥란이 연극에 맞춰 각색했다.

연극계에 살아있는 전설 박정자 외에 해금에 강은일, 기타는 이정엽이 맡아 연극의 애잔한 기운을 극대화한다.

오는 21일 금요일 3시, 8시 단 2회 강동아트센터에서 첫 무대를 선보인다. 손수건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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