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10.25 00:07
[김혜자, 7년 만에 무대로… 모노드라마 '오스카!'에서 1人 11役]
나이 칠십에 혼자 1시간 30분 감당… 개막 얼마 안남으니 무섭네요 호호
이 작품 대사처럼 '늙는 건 추한 것', 하지만 늙었으니까 이런 연기도 해
평생 배우의 삶… 가족에 미안하죠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2009)'는 배우 김혜자(72)의 '독무'(獨舞)로 열린다. 시나리오에 '형언할 수 없는 표정'이라고 적혔던 지문이 그의 얼굴에서 회한과 고통, 전율과 귀기로 살아난다.
순간에 수십 가지 감정을 담아내는 것은 김혜자의 대단한 장기다. 그 능란한 연기를 만날 수 있는 연극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가 내달 개막한다. 골수암 소년과 간호사의 교감을 그린 모노드라마로, 김혜자가 1인 11역을 맡았다. 김혜자의 연극은 2006년 '다우트'의 수녀 역 이후 7년 만이다.
"처음엔 나이 칠십에 이걸 어떻게 하나 싶었어요. 혼자 1시간 30분간 무대에 있어야 해요." 지난 22일 강남의 한 연습실에서 만난 그는 "무섭다"고 했다. "개막까지 며칠 안 남았어. 호호호, 어떡해. 난 몰라."
순간에 수십 가지 감정을 담아내는 것은 김혜자의 대단한 장기다. 그 능란한 연기를 만날 수 있는 연극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가 내달 개막한다. 골수암 소년과 간호사의 교감을 그린 모노드라마로, 김혜자가 1인 11역을 맡았다. 김혜자의 연극은 2006년 '다우트'의 수녀 역 이후 7년 만이다.
"처음엔 나이 칠십에 이걸 어떻게 하나 싶었어요. 혼자 1시간 30분간 무대에 있어야 해요." 지난 22일 강남의 한 연습실에서 만난 그는 "무섭다"고 했다. "개막까지 며칠 안 남았어. 호호호, 어떡해. 난 몰라."
경기여고를 졸업하고 이화여대에서 수학한 그는 1962년 KBS 공채 1기 탤런트로 연기를 시작했다. 첫 연극은 1963년 민중극단 창립작인 '달걀'(연출 김정옥). "부조리극이었어요. 뭔지도 모르고 하라니까 했어요. 탤런트 시험에 덜컥 붙긴 붙었는데 기초가 전혀 없었거든요."
1987년 '19 그리고 80'으로 18년 만에 다시 연극을 했다. 당시 본지 인터뷰에서 "귀찮고 힘들고 대단한 명예를 얻는 것도 아닌데 왜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도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나이 드니까 '그래, 여기까지구나, 그 너머는 신(神)의 영역이구나' 하는 깨달음이 와요. 10대, 20대는 삶이 저절로 즐겨지지만, 나이 들어 즐기려면 머리를 써야 해요. 삶은 거저 주는 선물이 아니라 빌린 거거든요. 잘 써서 돌려줘야죠. 그런 얘기를 전하고 싶어요."
나이 든 자신을 상상 속에서 만나는 주인공 오스카는 "늙는다는 건 추한 것"이라고 말한다. 김혜자는 "솔직한 대사가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늙는 게 뭐가 아름답겠어요. 저도 나이 드는 거 받아들이기 싫었어요. 하지만 이 연극만 해도 젊은 배우는 할 수 없는 작품이잖아요. 그래, 그 나이의 역할이 있는 거구나, 싶어요."
그는 꽤 솔직한 사람이었다. "국민 엄마? 나처럼 이기적인 사람이 어딨다고. TV에서 만들어준 이미지예요. 전 연기밖에 모르고 살아왔어요. 남편과 자식에게 항상 미안했어요. '난 책하고 커피하고 음악만 있으면 돼'라는 생각이 들었다가 '이게 무슨 벼락 맞을 소리인가, 애들도 있고 남편도 있는데' 하면서 고개를 흔들었던 적이 얼마나 많았다고."
'국민 엄마' 수식어와 함께 그를 따라다니던 소문은 '골초'. "맞아요. 엄청나게 골초였어요. 담배가 쌓여 있어야 곳간에 양식 있듯 안심이 됐죠. 3년 전에 끊었어요. 어느 날 아침에, 갑자기 맛이 없어지더라고. 최불암씨가 그러더라고요. '김혜자 진짜 독하다'고."
이번 연극도 '독한' 마음으로 한다. 잠자는 시간만 빼고 대본을 껴안고 살다시피하며 보고 또 본다. "이 연극은 관객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같아요. 보이는 것만 보지 말라고 말해주는. 레터를 제가 연기로 잘 봉해야죠. 받은 사람의 마음이 확 움직여지도록."
기자와 헤어지며 그는 "죽기 살기로 하겠다. 지켜봐달라"며 손을 꼭 잡았다. 인터뷰 다음 날 그에게 문자가 왔다. 나이 드는 얘기를 하는 도중 다하지 못한 답변이 있는 듯 망설이던 그의 '추신'이었다. "추가예요. ㅋㅋ 처음 느낌 그대로 세상을 바라볼 것. 그러면 늙는다는게 추하지 않을 꺼예요. 감사."
▷연극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 11월 15일~12월 29일 영등포 CGV신한카드아트홀, 1588-0688
1987년 '19 그리고 80'으로 18년 만에 다시 연극을 했다. 당시 본지 인터뷰에서 "귀찮고 힘들고 대단한 명예를 얻는 것도 아닌데 왜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도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나이 드니까 '그래, 여기까지구나, 그 너머는 신(神)의 영역이구나' 하는 깨달음이 와요. 10대, 20대는 삶이 저절로 즐겨지지만, 나이 들어 즐기려면 머리를 써야 해요. 삶은 거저 주는 선물이 아니라 빌린 거거든요. 잘 써서 돌려줘야죠. 그런 얘기를 전하고 싶어요."
나이 든 자신을 상상 속에서 만나는 주인공 오스카는 "늙는다는 건 추한 것"이라고 말한다. 김혜자는 "솔직한 대사가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늙는 게 뭐가 아름답겠어요. 저도 나이 드는 거 받아들이기 싫었어요. 하지만 이 연극만 해도 젊은 배우는 할 수 없는 작품이잖아요. 그래, 그 나이의 역할이 있는 거구나, 싶어요."
그는 꽤 솔직한 사람이었다. "국민 엄마? 나처럼 이기적인 사람이 어딨다고. TV에서 만들어준 이미지예요. 전 연기밖에 모르고 살아왔어요. 남편과 자식에게 항상 미안했어요. '난 책하고 커피하고 음악만 있으면 돼'라는 생각이 들었다가 '이게 무슨 벼락 맞을 소리인가, 애들도 있고 남편도 있는데' 하면서 고개를 흔들었던 적이 얼마나 많았다고."
'국민 엄마' 수식어와 함께 그를 따라다니던 소문은 '골초'. "맞아요. 엄청나게 골초였어요. 담배가 쌓여 있어야 곳간에 양식 있듯 안심이 됐죠. 3년 전에 끊었어요. 어느 날 아침에, 갑자기 맛이 없어지더라고. 최불암씨가 그러더라고요. '김혜자 진짜 독하다'고."
이번 연극도 '독한' 마음으로 한다. 잠자는 시간만 빼고 대본을 껴안고 살다시피하며 보고 또 본다. "이 연극은 관객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같아요. 보이는 것만 보지 말라고 말해주는. 레터를 제가 연기로 잘 봉해야죠. 받은 사람의 마음이 확 움직여지도록."
기자와 헤어지며 그는 "죽기 살기로 하겠다. 지켜봐달라"며 손을 꼭 잡았다. 인터뷰 다음 날 그에게 문자가 왔다. 나이 드는 얘기를 하는 도중 다하지 못한 답변이 있는 듯 망설이던 그의 '추신'이었다. "추가예요. ㅋㅋ 처음 느낌 그대로 세상을 바라볼 것. 그러면 늙는다는게 추하지 않을 꺼예요. 감사."
▷연극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 11월 15일~12월 29일 영등포 CGV신한카드아트홀, 1588-06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