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9.17 23:24
연주자들 기피할 만큼 상태 노후
35년 전 설치했던 오르간 전문가… 이번엔 '치료' 목적으로 訪韓
정비 비용, 4억6000만원 추산
독일 파이프오르간 제작사 칼 슈케사(社) 오르간 전문가 안드레아스 슐츠(56)씨는 스물한 살 때, 서울에 와서 8개월을 보냈다. 1978년 개관을 앞둔 세종문화회관에 파이프오르간을 조립, 설치하기 위해서였다. 파이프만 8098개에, 높이 11m, 무게 45t짜리 이 오르간은 당시 아시아 최대 규모였다. 제작비는 당시 돈으로 125만달러(약 6억원). 현재 가치로도 35억원이 넘는 거액이었다.
"베를린에 오르간을 주문하러 온 한국 관계자들이 일본 NHK홀에 설치된 오르간보다 더 크게 만들어달라고 얘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세종문화회관 오르간은 슈케사가 1972년 일본 NHK홀에 설치한 것과 유사한 사양이다.
"베를린에 오르간을 주문하러 온 한국 관계자들이 일본 NHK홀에 설치된 오르간보다 더 크게 만들어달라고 얘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세종문화회관 오르간은 슈케사가 1972년 일본 NHK홀에 설치한 것과 유사한 사양이다.

슐츠는 이번에 한국을 다시 찾았다. 그의 방한 목적은 설치 35년을 넘긴 파이프 오르간 점검. 세종문화회관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오르간을 갖춘 공연장이지만, 악기 상태가 좋지 않아 오르가니스트들로부터 연주에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많이 나왔다. 지난 6월 이곳에서 연주한 신동일 연세대 교수도 "솔직히 말하면 연주할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했다.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세종문화회관 오르간은 1년에 두세 차례밖에 사용되지 않는다.
15일 슐츠씨와 함께 파이프오르간 뒤쪽 계단을 올라가 오르간 구석구석을 들여다봤다. 손전등을 비추자 파이프로 소리를 전달하는 바람가죽이 해진 곳이 보였다. "가죽이 해지거나 찢어지면 오르간 소리가 약해져요. 가죽을 20곳 정도 갈아줘야 할 것 같습니다."
오르간에 쌓인 먼지도 소리에 큰 영향을 준다. 1990년에 한 차례 대폭 정비를 한 뒤, 20년 넘게 오르간 먼지 제거를 하지 않아 파이프 내부에 먼지가 많이 달라붙어 있다는 것. 그는 "전체 파이프를 들어내고 먼지를 없애는 청소가 필요하다"고 했다.
세종문화회관은 최근 파이프오르간 정비에 4억6000만원이 들 것으로 추산했으나 다른 사업에 밀려 내년 예산에 반영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모금을 통해 파이프오르간을 되살리는 방안까지 모색 중이다. 세종문화회관은 오르간을 정비한 후, 내년쯤 점심 시간에 직장인을 위한 오르간 연주회를 계획하고 있다.
15일 슐츠씨와 함께 파이프오르간 뒤쪽 계단을 올라가 오르간 구석구석을 들여다봤다. 손전등을 비추자 파이프로 소리를 전달하는 바람가죽이 해진 곳이 보였다. "가죽이 해지거나 찢어지면 오르간 소리가 약해져요. 가죽을 20곳 정도 갈아줘야 할 것 같습니다."
오르간에 쌓인 먼지도 소리에 큰 영향을 준다. 1990년에 한 차례 대폭 정비를 한 뒤, 20년 넘게 오르간 먼지 제거를 하지 않아 파이프 내부에 먼지가 많이 달라붙어 있다는 것. 그는 "전체 파이프를 들어내고 먼지를 없애는 청소가 필요하다"고 했다.
세종문화회관은 최근 파이프오르간 정비에 4억6000만원이 들 것으로 추산했으나 다른 사업에 밀려 내년 예산에 반영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모금을 통해 파이프오르간을 되살리는 방안까지 모색 중이다. 세종문화회관은 오르간을 정비한 후, 내년쯤 점심 시간에 직장인을 위한 오르간 연주회를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