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홍대 앞 명물 '거리 공연' 高聲 단속한다는데…

입력 : 2013.08.19 03:04

상인 "소리 너무 커져 영업에 지장… 손님도 항의" 민원
밴드 "거리 공연으로 명물 됐는데… 단속한다니 너무해"
마포구 "공연 활성화 돕지만… 규정상 어쩔 수 없어" 난감

'젊음과 예술의 거리'로 유명한 서울 홍익대 앞 거리 공연 단속 문제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공연족(族)들이 몰리는 홍대 거리에서 최근 '버스킹(busking, 길거리에서 연주나 노래를 하고 행인들에게 돈을 받는 행위)'이 급증하면서 인근 상인·주민들이 "소음 때문에 시끄럽다" "거리가 지저분해진다"며 민원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일요일인 18일 저녁에도 홍대 거리는 거리 공연을 관람하는 젊은이들로 붐볐다. 300여m 길이의 홍대 앞 '걷고 싶은 거리'엔 소형 앰프와 기타를 든 소규모 밴드 2~3팀이 모여 공연 중이었다. 한 팀에 많게는 50~60여명의 관객이 몰렸다. 대학생 강윤희(여·23)씨는 "일주일에 한두 번쯤은 거리 공연을 보러 홍대로 나온다"며 "자연스러운 즉석 공연만의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대표적 문화 예술의 거리인 서울 서교동 홍익대 앞에서 젊은 예술인들이 거리 공연(버스킹)을 하고 있다. 최근 주변 상인과 주민들의 민원으로 홍대 앞 거리 공연에 대한 구청의 단속이 늘어나자 네티즌 사이에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원선우 기자
서울의 대표적 문화 예술의 거리인 서울 서교동 홍익대 앞에서 젊은 예술인들이 거리 공연(버스킹)을 하고 있다. 최근 주변 상인과 주민들의 민원으로 홍대 앞 거리 공연에 대한 구청의 단속이 늘어나자 네티즌 사이에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원선우 기자
하지만 홍대 앞 거리의 일부 상인들은 "거리 공연도 좋지만 도가 지나치면 소음 공해"라며 반대하는 입장이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56)씨는 "예전에는 앰프 볼륨도 듣기 좋을 정도였는데 요즘엔 너나 할 것 없이 큰 소리로 음악을 연주한다"며 "거리 공연 때문에 가게 입구가 막혀 오히려 손님이 줄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은 "오히려 손님들이 시끄럽다고 항의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인근 원룸에 사는 대학원생 최모(32)씨도 "간혹 새벽 1~2시까지 노랫소리와 환호성이 들리는데, 동네가 콘서트장은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 한 인디 밴드 소속사 관계자는 "홍대 거리 공연 출신 음악인들이 명성을 얻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경쟁적인 분위기가 생긴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공연자들이 몰리면서 공연의 볼륨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페이스북 등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마포구청이 홍대 거리 버스킹을 '불법 노점상'으로 취급해 홍대 전역에서 연주하는 뮤지션을 볼 수 없게 될 것"이라는 글이 급속도로 확산되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홍대 버스킹 전면 금지는 어이없다. 재고해달라"며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집단 민원을 넣었고, 박 시장은 지난 16일 SNS를 통해 "마포구청장께 말씀드려 보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마포구청은 "전면 금지니, 버스킹을 노점상으로 본다느니 하는 말은 전혀 근거 없는 얘기다. 엉뚱한 말이 확산된 것"이라면서도 난감한 기색이다. 주민과 상인들의 민원 공세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구청 관계자는 "민원이 들어오면 규정상 어쩔 수 없이 단속을 나가야 한다"고 했다.

밴드 '서울상회'의 박태욱(21)씨는 "예전에는 가게에서 앰프 전원도 빌려주는 등 거리 공연에 호의적인 분위기였는데 요즘엔 아무도 그러지 않아 자체적으로 배터리를 가지고 다닌다"고 했다. 거리 공연자들은 "우리 같은 사람들 때문에 홍대에 생기가 넘치는 것"이라며 "우리 때문에 장사에 방해를 받는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

물론 거리 음악인들의 자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 인디 밴드 가수는 "옆 공연팀이 귀청이 찢어질 정도로 볼륨을 올려 우리도 공연에 방해를 받은 적이 있다"며 "목소리가 크다고 더 훌륭한 음악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마포구는 "홍대 앞의 정식 공연장으로 거리 공연을 유도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자유로운 분위기가 생명인 거리 공연을 정식 공연장에서만 하도록 한정하면 거리가 활력과 특색을 잃게 될 것"이라는 반발도 나오고 있다.


[찬반] 도 지나친 거리 공연 단속해야 vs. 단속은 심한 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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