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7.21 23:34
[영화 개작 뮤지컬 美무대 올라]
제목·인물·이야기 일부 '성형'… 막 내리자 중년 관객들 환호
한국영화 美서 최초 뮤지컬化… 서울 거쳐 브로드웨이行 추진
날마다 불야성(不夜城)을 이룬다 하여 '거대한 빛의 거리(Great White Way)'로 불리는 '브로드웨이'. 한국 뮤지컬이 그 길로 가는 대장정에 한 걸음 다가섰다. 도전자는 관객 800만명을 동원했던 영화 '과속스캔들'(2008). 한국산 블록버스터가 뮤지컬로 변신해 9일 미국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 알링턴의 시그니처극장에 올랐다. 제목을 '스핀(Spin)'으로 개명(改名)하고, 이야기도 일부 '성형'을 거쳤다. 브로드웨이에 올라가기 전, 수정·보완을 거치고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선보이는 '트라이 아웃' 공연이다. 한국 영화가 미국에서 뮤지컬로 공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연 순수 한국 콘텐츠가 미국 관객을 사로잡고 브로드웨이까지 행진할 수 있을까.
지난 13일 오후 2시, 시그니처극장은 40~60대 중장년으로 북적였다. 300석 전석 매진. 표값은 전석 30달러로, 정식 공연보다 싸다. 극장은 워싱턴 DC의 서울역이라 할 수 있는 유니언역에서 택시로 15분쯤 걸린다. 한적한 동네에 들어선 작은 극장인 줄 알았는데, 2009년 토니상 지역극장상을 받을 정도로 탄탄한 안목을 갖추고 지지를 받는 곳이었다.
원작 영화에선 고등학생이 옆집 누나와 '사고'를 쳐서 딸이 태어나고, 그 딸이 또 사고를 저질러 손자가 나온다. 서른여섯 할아버지로 나온 배우 차태현과 딸 역의 박보영이 넘치는 '유치'를 재치로 극복했던 영화다. 30대 할아버지와 미혼모 딸, 손자가 갑자기 동거하게 되는 황당한 설정은 태평양을 건너며 남다른 가족이 서로를 보듬어가는 이야기로 미국 관객을 사로잡는 요소가 됐다. 게다가 미국에선 미혼모에 대한 시선도 더 따뜻하다. 워싱턴포스트도 지난 12일과 20일 잇따라 기사화하며 '서울에서 건너온 뮤지컬'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무대에는 작은 스크린 6개가 방송국 카메라에서부터 장면 전환까지 영리한 역할을 맡았다. 설정은 약간 변경됐다.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라디오 DJ지만, 뮤지컬에서는 오디션 프로그램 사회자로 나온다. 사악한 기자 대신 악의 없는 가십 칼럼니스트가 양념 조연이다. 코미디는 줄었으나 팝음악적인 감각이 뛰어난 노래가 뮤지컬로서의 가능성을 밝게 했다. 딸이 부르는 '우린 한 핏줄(I Am Yours)'의 극적인 열창, 탭댄스가 가미돼 흥겨운 '세상은 스캔들을 좋아해(Everybody Loves a Scandal)' 등 중극장 이상으로 몸집을 키워도 경쟁력이 높을 듯한 곡이 다수 들어갔다.
지난 13일 오후 2시, 시그니처극장은 40~60대 중장년으로 북적였다. 300석 전석 매진. 표값은 전석 30달러로, 정식 공연보다 싸다. 극장은 워싱턴 DC의 서울역이라 할 수 있는 유니언역에서 택시로 15분쯤 걸린다. 한적한 동네에 들어선 작은 극장인 줄 알았는데, 2009년 토니상 지역극장상을 받을 정도로 탄탄한 안목을 갖추고 지지를 받는 곳이었다.
원작 영화에선 고등학생이 옆집 누나와 '사고'를 쳐서 딸이 태어나고, 그 딸이 또 사고를 저질러 손자가 나온다. 서른여섯 할아버지로 나온 배우 차태현과 딸 역의 박보영이 넘치는 '유치'를 재치로 극복했던 영화다. 30대 할아버지와 미혼모 딸, 손자가 갑자기 동거하게 되는 황당한 설정은 태평양을 건너며 남다른 가족이 서로를 보듬어가는 이야기로 미국 관객을 사로잡는 요소가 됐다. 게다가 미국에선 미혼모에 대한 시선도 더 따뜻하다. 워싱턴포스트도 지난 12일과 20일 잇따라 기사화하며 '서울에서 건너온 뮤지컬'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무대에는 작은 스크린 6개가 방송국 카메라에서부터 장면 전환까지 영리한 역할을 맡았다. 설정은 약간 변경됐다.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라디오 DJ지만, 뮤지컬에서는 오디션 프로그램 사회자로 나온다. 사악한 기자 대신 악의 없는 가십 칼럼니스트가 양념 조연이다. 코미디는 줄었으나 팝음악적인 감각이 뛰어난 노래가 뮤지컬로서의 가능성을 밝게 했다. 딸이 부르는 '우린 한 핏줄(I Am Yours)'의 극적인 열창, 탭댄스가 가미돼 흥겨운 '세상은 스캔들을 좋아해(Everybody Loves a Scandal)' 등 중극장 이상으로 몸집을 키워도 경쟁력이 높을 듯한 곡이 다수 들어갔다.
2시간 공연이 끝나자 셋째 줄 가운데에 앉았던 백발 남성 관객이 제일 먼저 일어서서 박수를 쳤다. 잇따라 중년 관객들이 일어나 환호를 보냈다. 무대를 보강하고 편곡을 좀 더 짜임새 있게 손보면 미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 관객에게도 사랑받을 요소가 충분한 작품이다.
영화를 본 직후 저작권을 확보해 뮤지컬화를 추진한 신춘수(45) 오디뮤지컬컴퍼니 대표는 "한국에서 공연한 후, 브로드웨이에서 올리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초기 제작비 4억원을 오디뮤지컬컴퍼니가 댔다. 극장 측도 일부를 지원했다. 연출가 에릭 셰퍼는 신이 난 듯한 표정으로 "관객 반응이 예상보다 좋아 브로드웨이행이 낙관적이다. 브로드웨이에서 판매할 부가 상품으로 뭐가 좋을지를 벌써 고민한다"고 말했다. 공연은 27일까지 계속된다.
영화를 본 직후 저작권을 확보해 뮤지컬화를 추진한 신춘수(45) 오디뮤지컬컴퍼니 대표는 "한국에서 공연한 후, 브로드웨이에서 올리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초기 제작비 4억원을 오디뮤지컬컴퍼니가 댔다. 극장 측도 일부를 지원했다. 연출가 에릭 셰퍼는 신이 난 듯한 표정으로 "관객 반응이 예상보다 좋아 브로드웨이행이 낙관적이다. 브로드웨이에서 판매할 부가 상품으로 뭐가 좋을지를 벌써 고민한다"고 말했다. 공연은 27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