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만 열면 '19禁'… 뻔뻔하게 빵빵!

입력 : 2013.07.01 23:37

'위키드' 제치고 토니상 석권한 '애비뉴Q' 내한 공연

이 녀석들이 한국에 '당당하게' 들어올 줄이야. 지난해 2월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처음 본 그들은 야동 찬양과 음담패설은 기본이고 '19금' 욕설도 서슴지 않는 뻔뻔한 친구들이었다. 그러면서 어딘지 친근한 이웃 같던 그들, 뮤지컬 '애비뉴Q'의 주인공들이다.

이 뮤지컬은 이런 지침을 '국제적 가이드라인'으로 만들어 배포한다. '만 15세 이상 관람 가능하지만 성(性), 동성애, 포르노, 인종차별 등을 당황스러울 만큼 뻔뻔하게 다루고 있으니 18세 이상 관람하시오.'

2004년 뮤지컬‘위키드’를 누르고 토니상을 쓸어간‘애비뉴Q’의 주인공들. 왼쪽부터 소심한 유치원 교사, 야동 중독자, 남자를 밝히는 글래머 가수, 청년 백수 인형들. 가운데 두 배우는 무대에 올라 인형을 조종하는 칼리 앤더슨과 니컬러스 던컨이다. /설앤컴퍼니 제공
2004년 뮤지컬‘위키드’를 누르고 토니상을 쓸어간‘애비뉴Q’의 주인공들. 왼쪽부터 소심한 유치원 교사, 야동 중독자, 남자를 밝히는 글래머 가수, 청년 백수 인형들. 가운데 두 배우는 무대에 올라 인형을 조종하는 칼리 앤더슨과 니컬러스 던컨이다. /설앤컴퍼니 제공
브로드웨이 흥행사를 새로 쓴 뮤지컬 '위키드'를 제치고 2004년 토니상 시상식에서 작품상·극본상·음악상 등 핵심 부문 3개 상을 쓸어간 뮤지컬 '애비뉴Q'가 오리지널 내한 공연으로 내달 23일 한국에서 개막한다.

'애비뉴Q'는 맨해튼의 번화가 '애비뉴A'에서 한참 떨어진 가상의 외곽 지역이 배경이다. 구직은 멀고 먼 꿈인 대졸자, 남자에만 정신 팔린 글래머 여가수, 애인을 찾고 있는 싱글 여교사, 야동 중독 털북숭이 등 어디선가 만난 듯한 인물들이 등장해 앞뒤 가리지 않고 입담을 과시한다.

"나로 산다는 것은 얼마나 지겨운 일이란 말인가!(It sucks to be me!)" 주인공의 인생 한탄으로 시작하는 첫 대사부터 공감이 폭발한다. 이후 내용은 노래 제목만 봐도 안다.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 '인터넷은 야동용', '모두가 조금씩은 인종차별주의자' 등 통쾌하면서 뜨끔한 가사가 이어진다.

이 내용을 배우가 아니라 인형들이 말한다는 게 이 뮤지컬의 매력 포인트다. 머리카락 한 올씩 일일이 손으로 만들고 내부 구조도 움직임이 가능하도록 섬세하게 만들어져, 인형 하나 만드는 데 1만달러나 든다고 한다. 조종은 인형과 혼연일체가 된 배우들이 한다. 귀엽게 생긴 인형의 입에서 수위 높은 대사가 터져 나올 때 예상치 못한 쾌감의 간격이 극대화된다. '정치적 올바름' 같은 이유로 말할 수 없는 정치·사회적 편견, 음담패설도 인형이 말하니까 그저 유쾌해지는 부수적 효과를 노렸다.

물론 이런 19금 유머는 양념일 뿐 '이야기의 힘'이라는 원재료가 믿을 만하다. 대단한 액션이나 반전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랑하고, 실연하고, 상사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자조하고 때로는 '자뻑'하는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일상이 그대로 들어 있다. 아무리 힘들어도 버티고 살아볼 일상의 가치를 인형에게 배우게 된다.

▷뮤지컬 '애비뉴Q', 8월 23일~10월 6일, 잠실 샤롯데씨어터, 1577-3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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