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로 뜬 피아니스트 "클래식은 그러면 안 되나요?"

입력 : 2013.05.20 23:31

['유튜브 스타' 임현정]
벨기에서 연주한 '왕벌의 비행' 조회수 25만건 넘으며 유명세
23일 국내 첫 데뷔 무대 가져

국내 첫 독주회를 갖는 피아니스트 임현정. 2009년 유튜브 연주 영상으로 조회 수 25만건을 기록했다. /뉴시스
"왜 유튜브는 클래식 음악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시죠?"

20일 서울 문호아트홀에서 열린 피아니스트 임현정(27)씨의 간담회. 국내 첫 독주회를 앞두고 열린 이날 자리에서 임씨는 거꾸로 취재진에게 질문을 던졌다. "유튜브 스타로만 조명받아서 억울한 점은 없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그는 지난 2009년 벨기에 연주회에서 앙코르로 연주했던 '왕벌의 비행' 영상으로 유튜브 조회 수 25만을 기록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지난 2011년에는 음반사 EMI를 통해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전곡(32곡)을 데뷔 음반(8장)으로 발표했다. '피아노의 신약성서'로 떠받드는 베토벤의 소나타 전곡을 데뷔 음반으로 내놓은 것도 유례없는 경우였다. 이 음반은 빌보드 클래식 차트와 아이튠스 차트에서 모두 1위에 오르며 인기를 이어갔다. CD 8장으로 구성된 전곡 음반 가격은 37달러(4만1000원)였지만, 온라인에서는 전체 음원을 파격적인 가격 9달러(1만원)에 판매했다.

유튜브로 유명세를 얻고, 온라인 음원 판매로 그 인기를 유지하는 그의 모습은 무척이나 '21세기적'이다. 임씨는 "오페라 CD는 가격이 비싸고, 음악을 들으러 도서관에 가려면 시간이 드는 걸 생각하면, (온라인은) 손쉽게 정보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민주적인 도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음악의 정수는 메시지다. 전달 도구가 음반(CD)이든 유튜브든 아이튠스든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오는 23일 예술의전당과 26일 경기도 구리아트홀에서 열리는 독주회는 그의 늦은 국내 데뷔 무대다. 경기도 안양에서 태어난 임씨는 중학교 1학년 때 프랑스 유학을 떠나 파리 음악원을 졸업했다. 그는 "한국에 돌아오면 같은 곡을 연주해도 더 격하게 감정에 다가온다"고 했다. 간담회 후, 그는 밀양아리랑을 변주곡 형식으로 직접 편곡한 소품을 연주했다. 앙코르로 즐겨 연주하는 이 곡에서 다소 거칠고도, 격렬한 그의 스타일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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