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신한화구 한복린 회장이 4월 1일 오후 9시 40분경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0세)
함경남도 안변에서 태어난 고인은 안변군 학성보통학교를 졸업, 87년 고려대 경영대학원 수료 안변군 소비조합 경리과장, 안변 군청 축산과 기수, 함남도민회 고문, 안변군 명예군수, 평통 은평구협의회 회장 6년 역임, 주식회사 신한화구 사장 20년·회장 23년을 역임하였다.
한 회장은 살아생전 물감개발에만 온 힘을 쏟아 부어, 국내 최대 규모의 물감회사를 일구어낸 장본인이다.
국산 물감이 없고 일본 물감만 있던 시절 한 회장은 직접 물감을 제조하기 시작하여, 수많은 노력 끝에 67년 6월 국내 물감회사인 한일양행을 설립, 89년 1월 상호를 주식회사 신한화구로 바꾸면서 오늘날의 신한화구가 고고지성을 올린 뜻깊은 일이 되었다.
68년 일본 NICKER / HOLBEIN 사와 기술제휴를 시작으로 73년 자체공장을 설립, 오랜 세월의 소망이었던 전문가용 오일컬러, 포스터컬러, 수채화물감 등을 만들어내기 시작하였으며, '신한'의 품질향상과 판매확대에 주력해 나가며 77년 동양화 물감, 83년 유성마카 개발을 시작으로 완전한 화구 종합메이커가 되었다.
79년 한국에서는 최초로 국제화구무역협회(NAMTA) 회원으로 가입, 국제무대에서 동등한 자격으로 경쟁할 수 있게 되었으며, 그 해 7월 '신한' 제품을 일본에 처녀 수출하는 업적을 달성, 우리 화구가 일본으로 수출된 것은 유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한국 미술을 세계에 알리고 한국 미술의 위상을 높이고자 팔순이 넘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주)신한화구 경영일선 현장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며 대한민국 미술계 전반에 걸쳐 폭넓은 활동을 보인 한 회장은 한국 미술재료의 국산화와 세계화에 앞장선 공로로 대통령 표창, 국민훈장 무궁화 사자 대상 등 여러 기관이나 단체로부터 수십 개의 감사패 및 공로패 등을 수상하였다.
저서 및 논문으로는 '미술재료입문', '더 고운 빛을 찾아서', '물감의 과학'이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순자 여사와 장남 봉근(신한화구 대표이사), 차남 성근(신한통상 대표이사), 장녀 영희(신한화구 미국 지사장), 차녀 영실(미대 교수)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 25호실(02-3010-2265)에 있다. 발인은 4일(목요일) 오전 6시 30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