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후 최초 전회 보조석 등장 '러브…' 명동극장 최대 흥행작으로

입력 : 2013.04.01 23:33

개막전 유료 객석 점유율 92%… 갈수록 세지는 스타 배우의 힘

연극계 대표적인 공연장인 서울 명동예술극장(500석 규모) 개관 이래 최대 흥행작이 나왔다. 지난 27일 개막한 연극 '러브, 러브, 러브'(이하 '러브'). 개막 전 유료 객석 점유율이 92%로, 일부 초대권·취소표를 빼면 전체 점유율은 100%에 가깝다. 공연을 시작하기도 전에 다 팔렸다는 뜻이다. 극장 측은 보조석에서라도 보겠다는 관객의 요청에 10석을 고정 배치했다. 공연마다 보조석을 놓는 것도 개관 이래 처음이다. 암표까지 나왔다. 인터넷 중고물품 사이트에 오른 가격은 10만원으로, R석 정가의 2배다. 1일 현재 유료 점유율은 93%.

이선균·전혜진 부부가 10대부터 60대까지를 연기하는‘러브, 러브, 러브’. 사진은 극중 19세였던 두 사람이 처음 만나는 장면이다. /명동예술극장 제공
이선균·전혜진 부부가 10대부터 60대까지를 연기하는‘러브, 러브, 러브’. 사진은 극중 19세였던 두 사람이 처음 만나는 장면이다. /명동예술극장 제공
국내 초연작인 '러브'의 인기는 데뷔 13년 만에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서는 배우 이선균의 힘이 절대적이다. 드라마 '파스타',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등에서 부드럽고 감성적인 이미지를 선보여온 그가 아내 전혜진과 부부로 출연하는 데다, 작품명이 주는 기대감이 더해졌다. '데이트 연극'으로 인식돼 커플 관객이 몰렸다. 다른 연극에 비해 남성 관객의 예매율(15.5%)이 상당히 높은 것도 이 같은 사실을 방증한다. 명동예술극장 평균 관람객은 40·50대지만, '러브'는 20·30대(88.2%)다.

연극 '러브'는 제목이나 포스터에서 주는 이미지와 달리 연인 간의 사랑이 아니라 영국 베이비붐 세대 부부가 40년간 겪는 갈등과 화해를 다룬다. 개막날인 지난 27일 객석에서는 이선균의 짧은 대사와 몸짓에도 수시로 웃음이 터졌다. 매우 영국(英國)적 세대 갈등에 관객의 공감도는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이선균과 전혜진 실제 부부의 연기 궁합이 다소 과장된 연기가 주는 어색함을 상쇄하며 무난하게 이끌어갔다.

스타 배우의 힘은 갈수록 커지는 추세. 작년 명동예술극장 최고 흥행작(유료 점유율 83%)도 이혜영이 출연한 '헤다 가블러'였다. 정보석이 출연한 국립극단의 '멸'(유료 75%)은 삼국유사 시리즈 5개 작품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거기'(유료 72%)는 드라마 '골든타임'의 배우 이성민의 회차가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돼 보조석 20석을 동원하는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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