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그분이 누구시죠?"

입력 : 2013.03.14 23:40

예술의전당 사장에 고학찬씨… 서울 소극장 관장 지낸 이력에
공연계 특별 이력 없어 파격 인사… "생소한 인물" vs "아이디어 기대"

"처음 듣는 분인데, 누구시라고요? 예술의 전당은 한국 최고의 공연장인데, 그런 이름 없는 소극장 대표가 사장이 된다는 게 혼란스럽네요."(원로 음악인 A씨)

14일 국내 최고의 공연·전시 공간으로 꼽히는 서울 예술의전당 사장에 고학찬(67) 윤당아트홀 관장이 임명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공연예술계는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임명된 문화·예술분야 공공 기관장이 공연계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은 박근혜 캠프 인사라는 사실 때문이다. 고 사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문화·예술분과 출신이자, 지난 대선 때 새누리당 행복추진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문화부는 14일 이례적으로 브리핑을 열고 "고 사장이 방송은 물론 추계예대에서 극본과 드라마를 가르쳤고, 소극장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등 문화·예술분야에 다양한 경험이 있어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박 캠프에서 활동한 이력에 대해선 "정치 활동을 직접 한 것이 아니라 자문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에 정치적 색깔이 있는 분이 아니다"고 했다. 문화부에서 밝힌 대로, 고 사장은 동양방송(TBC) PD를 지낸 방송인 출신으로 서울 압구정동의 소극장 윤당아트홀 관장을 맡아왔다.

윤당아트홀은 260석·150석짜리 소극장으로 자체 제작 대신 주로 극장을 주로 빌려준다. 개그 연극 '보잉보잉', '그 남자 그 여자' 같은 상업적 작품이나 어린이극을 주로 올렸다. 이달 초부터는 고(故) 육영수 여사의 삶을 다룬 뮤지컬 '퍼스트레이디'를 공연 중.

연극계 원로 B씨는 "예술의 전당 위상에 적합한 인사인지 의문이 든다"고 했고, 공연 행정 전문가 C씨는 "공연계는 바닥이 좁은 편인데, 주변에 물어봤더니 아무도 아는 분이 없었다. 정치적인 임명처럼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예술의 전당 사장을 지낸 이종덕 충무아트홀 대표는 "학구적이고 진취적인 사람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로 전당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파격적 인사의 성적표, 벌써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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