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黨이라면 연극당만 있을 뿐"

입력 : 2013.02.04 00:29

배우 손숙 데뷔 50주년 행사
기념작 연극 '어머니' 개막식, 政·官·문화계 250여명 참석

"제가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지지 연설을 했습니다. 지금 여기 있는 (박근혜 캠프에 참여한) 박명성 대표하고 저하고 반대 입장에 있다고 다들 생각하시는데, 우리 친합니다. 우리에게 당(黨)은 없습니다. 있다면 연극당만 있습니다. 연극 안에서는 정치적인 것 없이 만나는 겁니다."

3일 오후 6시쯤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로비가 박수와 웃음으로 가득 찼다. "연극당만 있다"고 한 이는 연출가 이윤택씨. 배우 손숙씨의 연기 인생 50주년과 연극 '어머니' 개막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1963년 고려대 재학 중 고대 극회 연극 '삼각모자'로 무대에 처음 오른 손씨는 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았다. 지난 1일 50주년 첫 기념작으로 이윤택씨가 연출한 '어머니'가 개막했다.

연기 인생 50주년을 맞은 배우 손숙(가운데)씨가 3일 기념식에서 최광식(오른쪽)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지원 의원(전 문화부 장관)과 건배를 하고 있다. /연희단거리패 제공
연기 인생 50주년을 맞은 배우 손숙(가운데)씨가 3일 기념식에서 최광식(오른쪽)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지원 의원(전 문화부 장관)과 건배를 하고 있다. /연희단거리패 제공
반백 년 무대를 지킨 배우를 위한 이곳에는 당도 없고 분야도 없었다. 연극·영화·방송계 배우와 문화계 인사 250여명이 발 디딜 틈 없이 로비를 메웠다. 원로 연극배우 백성희씨, 이방주 이해랑연극재단 이사장, 신구씨, 임권택 감독, 소설가 황석영씨, 배우 박정자, 안성기, 박상원, 박중훈, 김혜수씨 등이 참석했다.

축사는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부터 시작해 김정옥 대한민국예술원 회장, 정몽준 의원, 김성녀 국립창극단 단장으로 이어졌다. 최 장관은 "연극이라는 예술을 하며 50년이나 되는 세월을 지내오신 점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축하 공연 순서가 되자 장사익씨가 나서서 '봄날은 간다'를 불렀다. '어머니'에서 남편으로 출연하는 하용부씨가 그 노래에 맞춰 얼씨구 춤사위를 곁들였다. 흥이 오르자 앙코르 요청이 빗발쳤다. 장사익씨가 '동백 아가씨'를 뽑자 하씨가 손숙씨 손을 잡고 무대로 이끌었다. 연극 속 '부부'의 2인무에 박수가 쏟아졌다. 뮤지컬 배우 차지연씨는 뮤지컬 '엄마를 부탁해'의 노래로 존경과 사랑을 전했다. '어머니'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연극 장면처럼 나비(모형)를 손에 들고 구석구석에서 나타나자 로비가 탄성으로 가득 찼다. 손씨는 "거동할 수 있는 마지막 순간까지 무대에 서고 싶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행사를 준비한 김소희 연희단거리패 대표는 "이념과 분야를 넘나들며 문화계 여러분의 진심 어린 축하를 받는 현장을 보니 배우로서뿐 아니라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목격한 것 같아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