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널리 쓰일 수 있는 작가 되겠다"

입력 : 2012.12.03 23:31

제6회 차범석희곡상 시상식 장막 희곡 부문 당선 김광탁씨
부친에 바치는 작품으로 수상" 스승 은혜 보답위해 정진할 것"

"정진(精進)하겠습니다!"

수상자의 짧고 힘찬 다짐에 시상식장은 박수로 가득 찼다. 3일 제6회 차범석희곡상 시상식이 열린 서울 태평로 조선일보사 미술관은 스승과 부친, 선배에 대한 감사와 존경이 넘치는 자리였다. 차범석희곡상은 연극 '산불'과 드라마 '전원일기'의 극작가 차범석(1924~2006) 선생을 기리는 상으로, 올해는 김광탁(본명 김동기·44)씨의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가 장막 희곡 부문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뮤지컬 극본 부문에서는 당선작이 나오지 않았다.

차 선생의 장녀인 차혜영 차범석연극재단 이사장은 부친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인사말로 시상식을 열었다. 차 이사장은 "김광탁 작가의 '힘들고 고독했다'는 인터뷰 기사를 읽고, 같은 심정으로 글을 썼을 아버지가 생각나 가슴이 먹먹했다"며 "아버지께서 오늘만은 이 자리에 잠시 들러 그리운 얼굴을 만나고 가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차 이사장은 "올해부터 3년간 시상식 상금을 지원해주기로 한 인터파크 이기형 회장께도 감사한다"고 밝혔다.

축사를 맡은 배우 손숙씨는 "연극계 큰 어른이던 장민호 선생께서 얼마 전 별세하신 후 저는 어떤 선배가 돼야 할까를 자주 생각하게 된다"며 "수상자께서는 지금보다 더 어려운 시절에 연극계를 지킨 선배들께 보답하는 멋진 걸작을 많이 써달라"고 당부했다.

3일 열린 제6회 차범석희곡상 시상식에서 당선자 김광탁(앞줄 오른쪽)씨가 지인들로부터 축하의 꽃다발을 받아들고 웃고 있다. /이진한 기자
3일 열린 제6회 차범석희곡상 시상식에서 당선자 김광탁(앞줄 오른쪽)씨가 지인들로부터 축하의 꽃다발을 받아들고 웃고 있다. /이진한 기자
지난여름 세상을 떠난 부친에게 바치는 작품으로 수상하게 된 김광탁씨는 "학교(서울예대) 은사이셨던 차범석 선생께서 가르쳐주신 은혜만 해도 하늘 같은데, 큰 상까지 주시니 어떤 말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세상에 두루두루 널리 쓰일 수 있는 작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씨에게는 상금 3000만원과 상장·트로피가 수여됐다.

시상식은 뮤지컬 '아이다' '시카고' 등에 출연한 배우 배해선씨의 사회로 진행됐다. 축가는 명지대 뮤지컬학과 학생 20여명이 맡았다. 학생들은 차 선생의 대표작 '산불'을 바탕으로 한 뮤지컬 '댄싱 섀도우' 중 '숲의 노래'와 '그림자와 함께 춤을'을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댄싱 섀도우'는 차 선생을 가까이 모신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가 제작비 50억원을 들여 만든 창작뮤지컬로, 2007년 제13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최우수작품상 등 5개 부문을 휩쓸었다.

시상식에는 손진책 국립극단 예술감독, 윤호진 에이콤인터내셔날 대표, 김철리 서울시극단 단장, 박명성 대표, 극작가 김명화·배삼식씨 등 심사위원을 비롯해 차 선생의 부인 박옥순 여사, 차남 차순주, 삼남 차순규씨, 영화감독 김수용씨, 극작가 신봉승씨, 이종덕 충무아트홀 사장, 극작가 윤대성씨, 김종규 삼성출판박물관 관장, 조흥동 경기도립무용단 예술감독, 김민홍 디큐브아트센터 대표, 심재찬 한국예술인복지재단 대표, 유인택 서울시뮤지컬단 단장, 정대경 소극장협회 이사장, 허순자 한국연극평론가협회 회장, 이대영 중앙대 공연영상창작학부 교수, 배우 이혜영씨 그리고 조선일보사 방상훈 사장과 변용식 발행인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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