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11.16 23:41
17일 예술의전당 첫 내한… 무대서 직접 피아노 점검
1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의 무대에 3대의 피아노와 1명의 피아니스트가 서 있었다. 그는 루마니아 출신의 피아니스트 라두 루푸(67). 누구나 동의하는 피아노 대가지만, 30여년째 언론 인터뷰에 일절 응한 적이 없다. '건반 위의 은둔자'로 불리는 바로 그 루푸가 첫 내한 공연을 앞두고 피아노를 고르고 있는 것이다. 그는 2010년 첫 내한 예정이었지만, 일본 공연 도중 건강 이상을 호소하며 열흘 전에 연주회를 취소했다.

이날 공연장 무대에는 루푸가 요구한 스타인웨이 피아노 3대와 의자 7개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조율사 2명도 무대 뒤에서 대기 중. 연주자는 대부분 악기 보관실에서 피아노를 고르지만, 그는 "공연장의 음향과 잘 어울리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무대 위 점검을 고집했다. 이날 오전부터 공연장 직원들은 연습실과 보관실에서 피아노 3대를 꺼내서 무대로 옮기느라 부산했다. 예술의전당 무대 감독은 "대가(大家)인데 그 정도는 해줘야지…"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코트 차림으로 등장한 루푸는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과 슈베르트의 독주곡으로 3대의 피아노 상태를 체크했다. 평소보다 조금은 늦은 템포로 트레몰로(tremolo)의 반복, 반복…. 아이를 돌보는 부모, 환자를 살피는 의사의 표정과도 같았다. 의외로 '간택'은 10분 만에 끝났다. 스타인웨이의 연주회용 그랜드피아노 중 모델 번호 550699번이었다. 조율사 김두회(62)씨는 "화려하거나 소리가 잘 뻗어나가기보다는 부드러운 음색이어서 실연(實演)에서 많이 선택하지는 않는 편"이라고 했다. 루푸는 피아노를 고른 뒤에도 "건반과 왼쪽 페달이 다소 무거운 편이니 부드러운 소리를 낼 수 있게끔 조율해달라"고 주문했다. 무대 뒤에 기다리고 있던 7개의 의자 중 연주회용으로 고른 건 사무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등받이 있는 걸상.
1시간의 점검 후 '낙점'된 피아노는 연습실로 옮겨졌고, 그는 슈베르트의 독주곡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17일 독주회에서 루푸가 연주할 그 곡이다. 19일에는 코리안 심포니(지휘 이대욱)와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3~4번을 협연한다.
코트 차림으로 등장한 루푸는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과 슈베르트의 독주곡으로 3대의 피아노 상태를 체크했다. 평소보다 조금은 늦은 템포로 트레몰로(tremolo)의 반복, 반복…. 아이를 돌보는 부모, 환자를 살피는 의사의 표정과도 같았다. 의외로 '간택'은 10분 만에 끝났다. 스타인웨이의 연주회용 그랜드피아노 중 모델 번호 550699번이었다. 조율사 김두회(62)씨는 "화려하거나 소리가 잘 뻗어나가기보다는 부드러운 음색이어서 실연(實演)에서 많이 선택하지는 않는 편"이라고 했다. 루푸는 피아노를 고른 뒤에도 "건반과 왼쪽 페달이 다소 무거운 편이니 부드러운 소리를 낼 수 있게끔 조율해달라"고 주문했다. 무대 뒤에 기다리고 있던 7개의 의자 중 연주회용으로 고른 건 사무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등받이 있는 걸상.
1시간의 점검 후 '낙점'된 피아노는 연습실로 옮겨졌고, 그는 슈베르트의 독주곡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17일 독주회에서 루푸가 연주할 그 곡이다. 19일에는 코리안 심포니(지휘 이대욱)와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3~4번을 협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