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는 고민이다, 이 남자 때문에…

입력 : 2012.11.07 23:12

독일어 오페라에 혼자 한국어… 파격과 이물감 사이에서 고심

오는 28일부터 예술의전당에서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희가극 '박쥐'를 공연하는 국립오페라단이 '김병만 딜레마'에 빠졌다.

사연은 이렇다. '박쥐'는 '왈츠의 왕'으로 불리는 작곡가의 대표적 희가극. 흥겨운 곡조와 유쾌한 드라마로 연말 무대를 장식하는 단골 레퍼토리 가운데 하나다. 코미디언 김병만<사진>이 이 희가극에서 맡은 배역은 교도관 프로슈. 노래는 부르지 않고 말로 연기하며, 3막 초반에 술에 잔뜩 취한 채 세태 풍자를 해서 객석에 웃음을 불어넣는 '약방의 감초' 역이다. '김병만 입소문'이 나면서 공연 20여 일을 앞두고 전체 4회 공연의 객석 60% 이상이 이미 팔렸다.

문제는 김병만의 한국어 대사 외, 작품 전체 대사와 아리아는 원작인 독일어로 진행할 예정이라는 점. 다른 성악가들이 독일어로 노래하고 떠드는데, 김병만 혼자 한국어로 대사와 연기를 하는 것이다. 파격(破格)과 이물감(異物感) 사이의 조화가 문제다. 국립오페라단 이승진 팀장은 "성악가들은 독일어로 대사와 노래를 하겠지만, 한국적 상황에 맞게 중간 중간 우리말 대사를 섞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오페라단 '박쥐', 11월 28일~12월 1일 예술의전당, (02)586-5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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