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스 50주년 기념 공연 헌정 밴드 '더 멘틀즈'

올해는 1960~70년대 팝 아이콘 '비틀스'의 결성 5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한 행사들이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다음 달 2~3일 기념 공연 '싱잉 더 비틀즈'가 서울 마포구 대흥동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요조·윈디씨티 등 뮤지션 11팀이 참가하는 이 공연에서 단연 눈에 띄는 밴드는 '더 멘틀즈(젠틀맨과 비틀스를 합성한 말)'.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비틀스 트리뷰트 밴드(Tribute Band·특정 뮤지션을 추종해 그 음악과 이미지를 재현하는 밴드)이다.
21일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만난 멘틀즈는 "비틀스와 똑같다는 말이 우리에겐 최고의 찬사"라며 "비틀스는 우리 삶의 동반자"라고 했다.
멘틀즈는 이전 비틀스 트리뷰트 밴드 '애플스'와 '더원'에서 존 레넌 역할을 맡았던 김준홍(51)씨가 주축이 돼 2007년 결성됐다. 손보성(38)씨가 조지 해리슨, 장석원(40)씨가 링고 스타, 박승혁(30)씨가 폴 매카트니 역할을 맡는다. 김씨는 현직 중견 건설회사 상무, 손씨는 영어 강사이고, 나머지 두 사람은 전업(專業) 뮤지션이다. 김씨는 "비틀스 노래는 아무리 들어도 싫증이 안 난다. '대체 왜 그럴까. 직접 한번 해보자' 해서 밴드를 시작했다. 직장이 있어 자주 모이진 못하지만, 일주일에 한두 번 밤 9시에 모여 12시까지 연습을 한다"고 했다.
이들이 연주할 수 있는 비틀스의 곡은 100여 곡. 2008년에는 비틀스의 곡으로 구성된 카피 앨범을 내기도 했다. "무대에서 일부러 대중에게 잘 알려진 예스터데이, 렛잇비, 헤이 주드 같은 곡은 피해요. 듣기는 편안한데 연주하는 사람은 괴로울 정도로 어려운 곡이거든요."(김준홍) 손보성씨는 "비틀스의 음악은 유행에 휩쓸리지 않으면서 감정의 정점을 캐치한 느낌"이라며 "깊이 있으면서 상식을 벗어나는 기발함과 난해함이 있다"고 했다.
비틀스의 울타리에만 갇혀 있는 게 답답하진 않을까. 김씨는 "자작곡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비틀스 트리뷰트 밴드라는 정체성 때문에 조심스러워요. 일단은 비틀스처럼 연주하는 게 목표입니다. 비틀스 음악만 해도 정말 무궁무진하거든요." 박씨는 "연습을 하면 할수록 비틀스의 위대함을 느낀다"고 했다.
멘틀즈는 이번 공연이 끝나면 영국 리버풀로 날아가 현지 클럽 공연에 참여할 계획이다. "11월에야 뒤늦게 50주년 기념 공연이 열려 조금 아쉬워요. 그래도 앞으로 '미국 데뷔 50주년' '2집 앨범 발매 50주년' 등 비틀스를 기념할 계기가 많잖아요. 그때마다 비틀스가 이뤄놓은 음악적 순수함을 대중과 나누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