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자유부인' 그녀가 온다

입력 : 2012.10.17 23:50

'카르멘' 올드리치 내한

"자유롭게 태어났으니, 자유롭게 죽을 것이다."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의 마지막 4막. 돈 호세의 끈질긴 구애에도 여주인공 카르멘은 이렇게 외친다. 돈 호세의 칼에 쓰러지면, 무대의 막도 내려간다.

메조소프라노 케이트 올드리치(39·사진)는 전 세계 오페라 극장 12곳에서 이 대목을 열창했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과 독일의 바이에른 국립 오페라 극장 등 모두 세계 정상급 무대였다. 18일 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하는 한국 무대가 그에게는 13번째 '카르멘'이다.

올드리치는 2000년 베로나 야외 축제에서 데뷔해 올해로 경력 12년째. '카르멘' 역을 자주 맡다 보니, 이 작품에 얽힌 일화도 많다. 2006년 샌프란시스코 공연 때는 "우리 시대의 카르멘"이라는 격찬을 받았고, 2년 전 미국 시카고 리릭 오페라 극장에서 '카르멘'을 공연하기 전에는 딸 아이를 임신하는 바람에 '격렬한 몸동작이나 연기를 삼가라'는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막판 출연을 취소했다.

2010년 뉴욕 메트 공연 때는 사전(事前) 리허설 없이 곧바로 무대에 올라가서,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는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과 호흡을 맞췄다. 그는 "당시 메트 공연에는 회전 무대가 많아서 노래하다가 넘어지는 건 아닌지 겁먹기도 했다"면서 웃었다. 인터뷰에서 그는 "카르멘은 예쁘고 아름답다기보다는 관능적이고 자유로운 여인. 그녀의 매력은 외모가 아니라 자유로움에서 나오기에 더욱 치명적"이라고 했다.

▷국립오페라단 '카르멘', 18~21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02)586-5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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